<환율 1,050원 무너져…어디까지 내려갈까>

입력 2014-04-09 10:56  

원·달러 환율이 1,050원선을 햐향돌파한 것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가 맞물리면서 그간 박스권에서 쌓였던 달러 매도 매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움직임이 없을 경우 1,040원 선에서 지지력을 시험한 뒤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다시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6년 만에 장중 최저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40.1원까지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인 2008년 8월 14일(장중 1,036.6원) 이후 5년 8개월 만에최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내내 1,050원대에서 등락하며 낙폭 늘리기를 시도했지만 원·엔 환율 1,000원(100엔당)선 붕괴를 앞두고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짙어져 1,050원을 뚫고 내려가지 못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에는 장중 1,048.3원을 기록했지만 결국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 물량이 나오면서 1분 만에 1,050원선을 되찾았다.

이후 석달이나 계속된 1,060원∼1,070원 중심의 박스권 장세를 뚫은 것은 최근의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다.

1,050원 선이 깨진 이날도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별다른 경제지표 발표는없었다.

전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고,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달러약세에 힘이 실렸을 뿐이다.

이런 달러 약세 기조와 원화 강세 기조가 맞물리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 중반까지 내려서자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환율이 1,040원대 초반까지 하락폭을 확대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유로존과 일본이 당장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접어두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당국이 특별히 개입을 하지 않으면서 1,050원이 뚫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경팔 외환은행 시장분석팀장은 "달러 약세와 (엔화·유로화 등) 상대 통화별강세 요인이 함께 작용해 달러 약세가 두드러졌다"며 "특별한 사건이나 지표가 없는데도 이런저런 요인이 섞여 각자 달러를 팔 이유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세…한국 경제에 독 되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동안 외환시장의 활력이 떨어진데다원화 가치 상승 기조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외환당국도 환율 하락세에 이전보다 완화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점쳐왔다.

이달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경유한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은 하루평균 약 7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억달러보다 10억달러 이상 줄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 1,050원 선이 무너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당국의 개입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손은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1,050원선에 근접했지만 당국이 구두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이전에 1,050원선이 위협받을 때와는전혀 다른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나타난 환율 하락세가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만한 요인인지 진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로 전날 NDF 시장에서 1,050원대 이하로 하락한 게 아침에 반영된 것이라 본다"며 "네고 물량이 얼마나 나올 것인지, 매수가 얼마나 받쳐줄지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환율이 급락한게 아니니라 1,050으로 떨어졌을 뿐이다"라며 "문제는 원·엔 환율이 계속낮아지면 일본이 제품 경쟁력을 키워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제품을 위협할 수 있다는점"이라고 진단했다.

◇1,040원대 지지력 시험 후 방향성 탐색 전망 원·달러 환율이 지루한 공방을 벌여온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의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 원화 강세 요인이 맞물리면 추가 하락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경팔 팀장은 "1,040원 선에서 일단 지지를 받을 것 같다"며 "이후 유로존의디플레이션 우려 등 다른 통화들이 반락할 수 있는 요인이 부각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내일 연준 의사록이 공개된 뒤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시장이 몰랐던 요인이 나올 경우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협 연구위원도 "큰 흐름은 계속 (원화) 평가절상 쪽이 맞다"며 "평균적으로는 1,060~1,070에서 형성되겠지만 절상과 절하를 반복하더라도 추세는 평가절상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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