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 양적완화 경쟁…뾰족한 수단 없는 한국>

입력 2014-06-11 06:05  

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또다시양적완화 경쟁을 벌이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낀 한국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양적완화에 이어 환율 전쟁 기미까지 감지되고 있지만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기록 중인 한국 정부가 쓸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 금리 인하는 글로벌 양적완화 전쟁을 다시한번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ECB는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15%로 인하하는 등 유동성 완화조치를 발표했다.

ECB는 시중 은행이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 금리를 현행 0.0%에서 -0.10%로 내렸고, 은행에 대한 하루짜리 초단기 한계 대출 금리도 현행 0.75%에서 0.40%로낮췄다.

초단기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자금을 기업·가계에 제공하지 않고 ECB에 쌓아두는 은행에 벌칙을 가해자금을 시중에 유통하도록 유도하려는 ECB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따른 것이다.

일본 역시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 지난 7일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 목표치인 2%가 지탱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애초 예상했던 2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ECB의 금리 인하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평가가 많다.

구로다 총재는 앞서 일본의 추가 통화 완화와 관련해 "수단이 많이 있다"고 발언하는 등 양적완화 강도를 격상할 의사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역시 위안화 절화를 유도하면서 자국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와 중국 위안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위안 환율은 2년 10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기조가 마무리되면서 한국의 수출전선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중국 경제 성장세도 완만해지면서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하면서도 상당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언급을 수차례 내놓음으로써 이런 방침을 재확인하고있다.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은 한국으로서는 원화 절상을 의미한다. 선진국에서생긴 추가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낀 한국으로는 유독 자금 흐름이 거센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은 마땅한 카드가 없는 형편이다.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가운데 한국은행은 이번 달에도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은 컨센서스다.

세월호 참사에도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세계 경제 또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진적 개선 흐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당국 입장에서는 지난해 경상수지가 8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원화 절상을 막을 명분도 마땅치 않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근접한 3% 후반대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안 등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재정법상 추경을 할 수 있는 요건 충족이 안 된다"면서 "확실히 안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하반기에도 단기적이고 미시적인 관점에서 추가 소비 진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eesang@yna.co.kr, spee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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