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긴박하게 움직인 금융당국…잔류 예상 뒤집히자 '당혹'

입력 2016-06-24 16:34  

한국 금융당국은 24일 새벽부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개표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잔류가 우세하다는 애초 분위기와 다르게 탈퇴 쪽으로 기울자 당국은 당혹감을감추지 못하면서도 금융시장에 퍼진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애초 오후 3시쯤 개표 결과가 발표되면 열릴 예정이었던 거시경제금융회의는오전 8시에 서울 은행회관에서 긴급 개최됐다.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23일 오후 10시) 투표가 종료된 직후부터 당일 여론조사 결과와 선거구별 개표결과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외환시장이 곧바로 영향권에들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영국 정부가 투표결과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겠다"면서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잔류가우세하다"며 잔류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투표가 마감되고 난 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최 차관은 "영국의 분위기는 투표율이 높아 브렉시트가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투표결과에 따라 다시 (회의를 위해)모일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개표의 흐름은 당국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정오가 가까워지며 '탈퇴' 가능성이 점차 커지자 코스피는 장중 1,900선이 붕괴되는가 하면 코스닥은 7%나 떨어지는 등 증시가 폭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1,170원을 돌파하자 더이상 여유는 없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오전회의장소였던 은행회관에서 두문불출하며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했다.

정오를 지나며 브렉시트가 유력해지자 기재부 국제금융정책 라인의 담당 공무원들은 전화통화도 받지 않으며 상황 대응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기재부는 오후 1시 11분께 부랴부랴 언론사들에 공지를 보내 오후 2시경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를 재차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한은도 자체적으로 오후 3시에 개최하기로 했던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2시로 급히 앞당겨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하루에만 두 번째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상목 차관은 "이번 브렉시트 결과가 우리 경제에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보다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조치를 취하겠다"며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최 차관은 엘리베이터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오후에는 안뵐 줄 알았는데…"라는 한마디를 남기며 허탈하게 웃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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