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혁신' 필요성 대두>

입력 2013-01-10 06:01  

대기업 경영자들 신년 화두로 잇따라 제시"기부 등 전통 방식 탈피해야" 지적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재계와 금융권 등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흔히 경제적 이윤 추구라는 이익 동기를 넘어서 포괄적인 영역에서의 사회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의미하는 CSR는 경제민주화 바람과 맞물려 최근들어 새삼 주목을받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도 최근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새 정부경제정책의 근간 중 일부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도 선진국 사례처럼 소외 계층 지원 등 단순한 방법을 벗어나 빈부격차 해소와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을 위한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대기업들 '사회적 책임' 잇단 제시 = 신세계그룹 임원진은 지난 8일 경제적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이 지속성장의 필수요건이라 점에 공감하고 '책임 경영 선포식'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책임경영을 통해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노력을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중소기업 및 지역상권과 동반성장하고자 하는 노력을배가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은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건전한 기업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나감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은 이달초 신년하례식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대해 "항상 따르는 것"이라고 했고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회적 책임과 역할 이행을 올해 중점 경영방침 중 하나로 정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공유 가치를 적극 창출하는 기업, 존경을 받는 기업이되도록 사회 책임을 다하자"고 신년사에서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연초 이러한 화두가 제시됐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 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 "양적 성장만 지원하는 금융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중소기업과 서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소비자 보호도 강화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데 적극적으로나서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 "이익 환원 이상의 가치창출 필요" = 경제계의 한 인사는 우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상당 부분이 아직도 대기업 창업 1세대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선단체에 돈만 많이 기부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규모는 양적으로는 크게 확대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작년 회원사들의 사회공헌 지출규모는 3조1천241억원으로 10년 전인 2002년의 1조866억원보다 3배 가량 많다.

세전 이익의 3.20%에 해당하는 것으로, 일본의 2.73%보다 높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소외 계층에 대한 단순 지원 형식을 탈피,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형식으로 질적인 성장을 시도하는 사례도 일부 기업에서 눈에 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의 '드림클래스', 저출산의 원인인 육아문제를 해결을 위한 전경련의 보육지원사업, SK텔레콤[017670]의 재래시장 지원책, KB국민은행의 학교폭력 관련 학생 상담치료지원 사업 등이다.

이제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수익성 향상을 추구하되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경영 혁신활동에 초점을 맞춰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경영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미국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2011년 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제시한 CSV(Creating Shared Value), 즉 '공유가치창출'이라는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CSR 전략 수립에 CSV의 개념을 접목시키고 있다고 전경련사회공헌팀은 설명했다.

CSV는 기업의 경쟁력과 주변 공동체의 번영이 상호 의존적이라는 인식에 기반을두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의 CSR보다 가치 창출 측면에서 적극적인개념이다.

네슬레가 원유 공급지인 인도의 관개 시설과 위생상태를 개선하고 젖소 관리 기술을 전수해 우유 생산성이 50배가 증가하고 현지 네슬레 제품 소비가 증가한 것은CSV의 사례에 해당한다.

또 홀푸드마켓이 입점 지역의 농산물을 유통하고 현지민들을 고용해 지역사회발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기업의 수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한 사례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실명 퇴치 운동을 전개해 지역사회 보건에 기여한 스탠다드차타드,인도 복제약 시장 진출에 앞서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보건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의의학시스템을 구축한 노바티스도 CSV를 실천한 기업에 속한다.

경제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10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당위성을 잇따라 거론한 국내 기업들이 구체적인 실천을 어떻게 전개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전통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가치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박 당선인은 2011년 12월 학술행사에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포터 교수를 만나 기업활동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비공개면담을 하기도 했다.

hopem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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