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 실적 악화…엔저 그림자 현실화>

입력 2013-04-25 18:43  

현대차·포스코 1분기 영업익 모두 감소

25일 발표된 일부 자동차, 철강업체의 1분기 경영실적은 한국 경제에 드리우고 있는 엔저의 그림자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엔저로 인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자동차와 철강은 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와 일본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업종이다. 엔저로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한국 기업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이날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10.7% 줄어든1조8천6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이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판매 대수 증가 등에 힘입어 6.0% 늘어난 21조3천671억원을 기록했는데도 영업이익은 외려 쪼그라든 것이다.

물론 영업이익 감소가 엔저의 영향만은 아니다. 3월부터 근무 형태를 전환하면서 노사 간 이견으로 주말특근을 하지 못했고 리콜 사태 해소를 위한 충당금 적립도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이익 축소는 주말특근 미실시로 인한 생산 차질의 영향이컸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경쟁업체들의 실적은 대폭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도요타의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60.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혼다는 23.6%, 닛산은 38.0%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4일 발표된 도요타의 1∼3월 판매 실적은 전년 동기와 견줘 2.2% 하락한243만대에 그쳤다.

미국 GM을 제치고 전 세계 판매 1위의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가쿠<尖閣>열도)를 둘러싸고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죽을 쑤면서(13% 감소) 역성장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을 보면 현대차가 1분기 0.5% 판매량을 늘리는 사이 도요타는7%나 키웠다.

포스코[005490] 역시 이날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모두 줄어들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7천170억원이었고, 매출액은 10.6%나 쪼그라들어 14조5천820억원에 그쳤다.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들지 못한 것이다.

김재열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엔저 현상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주요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최근 엔저로포스코의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본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제2의 내수시장으로 육성해 '동북아 원마켓'을 추진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포스코의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중남미 등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철강의 경우에도 근원적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점을 한자락 깔고 봐야 한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실적 악화에는 엔저 외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반영돼 있겠지만 엔저가 더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일본 기업들이 수익성 회복의 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복 위원은 "좀 더 장기적으로는 일본 기업들이 개선된 수익성을 토대로 제품의경쟁력을 높이거나 차세대 제품 개발에 투자해 근원적인 경쟁력을 높여 한국 기업들에 대한 반격에 나서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isyphe@yna.co.kr sewonle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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