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 대규모 정규직 전환에 대기업들 '촉각'>(종합)

입력 2013-04-30 16:56  

<<SK 향후 동반성장 추진 계획과 신세계,한화 사례 등 추가.>>사회적책임 요구에 화답한 모양새…향후 대응 고민

SK그룹이 30일 계약직 직원 5천800명을 정규직으로돌리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재계에 '정규직 전환 도미노'가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대규모 정규직 전환 결정은 CJ그룹·한화그룹·신세계그룹(이마트) 등에 이어네번째지만 비중이 큰 4대 그룹에서는 처음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재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재계가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새 정부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구체적으로 화답한 모양새여서 다른 기업들의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SK그룹 대규모 정규직 전환 배경은 SK그룹은 이번 정규직 전환이 사회적 책임 실천을 위해 최근 수년간 추진한 '따뜻한 동행 경영'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반(反)대기업 정서'를 고려해 급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온 '상생 경영'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SK는 작년 3월 중소기업의 영역을 잠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사업(MRO)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고 교복사업도 협력업체에 넘기고 철수했다.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 논란이 일자 SK텔레콤[01767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기업광고를 외부 대행사에 개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작년부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왔다"며 "최태원 SK㈜ 회장 구속 수감 등 시기적으로 다소 민감한 상황에서 결정이 이뤄졌지만 동반성장 추진 사업의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룹 측은 지난 23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의견이 모아졌고 계열사별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29일 저녁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최 회장의 의중을 일부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나온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최 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규직 전환 규모와 시기 등 주요 사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자신도 2010·2011년 협력업체 사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중소기업은 '갑을 관계' 관계가 아니라 한솥밥을 먹는 '식구'"라며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SK는 동반성장 추가 실천 계획의 하나로 협력업체에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펀드'와 한국정책금융공사 등과 함께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는'동반성장 사모투자펀드'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잇따른 정규직 전환' 대기업들 '촉각' SK그룹의 정규직 전환 발표에 다른 대기업들은 겉으로는 무덤덤한 반응이지만내부적으로는 이후의 파장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현대차[005380]는 사내하청 근로자 6천500명 가운데 3천500명을 2016년까지 차례로 정규직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밝힌 상태다.

다만 비정규직 지회측이 사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해달라고 요구하며 맞서는 상태여서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기아차도 표면적으로는 비정규직·정규직 간 생산라인과 업무가 달라 별다른 비정규직 관련 이슈가 없다는 반응이지만 사내하청 노조를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기아차에서는 최근 비정규직 노조 간부가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며 분신했었다.

다른 대기업들도 SK의 이번 결정 배경과 다른 기업들의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는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정해진 게 없으나 정규직 확대로큰 방향을 정하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직 사원이 많은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3월까지 신선·조리 전문 도급사원 1천600명을 정규 직영 사원으로 전환했다.

박근혜정부 출범을 앞두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한화그룹은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월 비정규직 5천명가운데 2천43명을 정규직으로 일괄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마트는 상품진열 도급사원 1만여명 가운데 이직자 등을 제외한 9천100명을 이달 1일 정규직으로 모두 전환해 채용했고 의류전문 판매사원 1천821명 중 1천680여명을 내달 1일자로 정규직 전환한다. 신세계백화점도 다음달 1일자로 매장에 있는비정규직 직원 500여명을 정규직 전환키로 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후 월 퇴직율이 18%에서 1%대로 확 떨어져고용이 안정화했다"며 "정규직 전환으로 8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들지만 앞으로 되도록 정규직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CJ그룹은 지난 2011년 12월 계열사의 극장이나 외식업체 등에서 근무하는비정규직 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문제가 임금·조직체계를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는 민감한 이슈라는 점에서 정규직 전환에 선뜻 나설 기업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비용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쉽게 결정할 경영상 문제는 아니다"며 "정부의 움직임, 사회적 분위기 등을 주시하며 당분간은 눈치를 보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규모는 591만1천명이며,이 가운데 300인 이상 대기업에 소속된 비정규직 근로자는 5.2%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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