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극적회생 가능할까…주초 운명 판가름>

입력 2013-12-22 06:19  

법정관리 때 해외서 쌓은 독보적 기술 사장 위기건설업계 "채권단·군인공제회 대승적 결단 필요"

군인공제회와 채권단의 줄다리기 속에자금 지원이 지연되며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쌍용건설[012650]의 운명이 다음주 초반 판가름난다.

22일 건설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주채권자인 우리은행은 내주 초반쌍용건설의 추가 정상화 방안을 채권단 회의에 올릴 계획이다.

당초 우리은행은 5천억원의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지원안에 대해 지난 20일까지채권단 결의를 요청했으나 군인공제회와의 추가 협상을 이유로 이를 보류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군인공제회와의 추가 협상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안건을 준비 중이다.

건설업계는 채권단 지원 결의가 오는 26일까지 성사되지 않으면 쌍용건설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이날까지는 채권단 동의가 이뤄져야연내 자금 지원이 가능한 이유에서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까지 최대 1천억원의 기업간(B2B) 외상매출채권을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운명의 주를 맞아 당사자인 쌍용건설은 물론 건설업계 전체가 채권단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쌍용건설의 극적 회생이 가능할지는 순전히 채권단의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채권단이 겉으로는 쌍용건설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속내는 쌍용건설 지원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여기고 있어 쌍용건설이 결국은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채권단에서도 우리은행이 군인공제회와 재협상을 벌이고, 새로운 협의안을 마련하는 일련의 과정이 '나름 노력했으나 어쩔 수 없다'는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라는시각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16위이자 해외건설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로 가게 될 경우 국내외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쉽사리 쌍용건설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쌍용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1천400여개에 달하는 쌍용건설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 불 보듯 뻔한데다 쌍용건설이 진행 중인 해외 공사가 전면 중단돼 국가신인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현재 해외 8개국에서약 3조원 어치에 달하는 16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채권단이 쌍용건설 지원을 거부할 때 불어닥칠 책임론에도 쌍용건설이 끝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국내 건설사들이 연쇄 도산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쌍용건설이 해외 사업에서 쌓아온 명성과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호텔' 등 고난도 건물과 고급 호텔, 리조트 등 부가가치 높은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런 기술력과 역사를 가진 업체를 잃는 것은 국내 건설업계 전체를 넘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실제로 해외 유수 건설사들이 기술력 미비를 이유로 포기한 '마리나샌즈 호텔'을 맡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세계 곳곳에 '랜드마크'급 건물을 다수 지으며 특히 해외 공사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건설은 1조2천억원 규모의 카타르 도하 지하철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는데다 2천억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W호텔의 유력한 수주 후보로 꼽히는 등 약 2조원의 해외 사업 물량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번 위기만 극복하면사업 전망이 비교적 밝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해외 수주와 국내 관급 공사 수주가 모두물거품이 돼 사실상 회사 생명이 끝나게 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최근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의 수주 호조 등을 발판으로 현재 50%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8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는데, 법정관리에들어가면 해외 수주 길이 막히게 돼 사실상 회사는 존속 가치가 없어진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의 처분만 기다릴 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1천600명 직원 모두가 애타는 심정"이라며 "협력업체와 그 가족을 포함해 쌍용건설에 딸린식구만 10만여명인데 회사의 잠재력을 믿고 채권단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zhe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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