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심금 울리는 TV 광고…"아빠, 아버지"

입력 2014-09-26 10:42  

애잔한 부성애 그린 광고 호소력 발휘

비 오는 출근길.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 퀵서비스를 하는 아버지와 출근 중인 딸이 우연히 마주친다.

딸은 초라한 아버지의 모습이 창피해 외면한다. 하지만, 곧이어 딸의 두 눈 가득 눈물이 고인다.

사무실 책상 위에는 "우리 딸 미안하다 빗길 조심히 오려무나"라고 쓴 빗물에번진 메모와 박카스가 놓여 있다.

가슴 뭉클한 여운을 남기는 이 광고는, 지난해 '박카스 29초 영화제'에서 우수상을 받은 '박카스-대한민국에서 불효자로 산다는 것' 편으로 지난 6월 TV 전파를탔다.

최근 가족을 위해 남몰래 애쓰는 아버지의 고단하고 애잔한 삶을 소재로 하는 TV 광고가 부쩍 늘어 있다.

이들 광고는 장기화하는 경기침체 속에 위로받고 싶어 하는 대중의 심리와 맞물리면서 강한 호소력을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광고 속에 자주 등장했던,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울림 없는 아버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KCC건설[021320]이 지난달 선보인 TV 광고 '스위첸-아빠의 집' 편은 주로 엄마나 주부의 시각으로 표현됐던 기존 아파트 광고의 틀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와 아내의 즐거운 야외식사를 위해 홀로 매운 연기를 마시며 고기를 굽고,바쁜 아침 출근길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느라 쩔쩔매고, 모처럼의 여행길에 잠든 아이와 아내를 두고 혼자 눈을 부릅뜬 채 운전을 하고, 휴일 아이들과 놀아주려다 결국 소파에 기댄 채 곯아떨어진 아빠.

가수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배경음악으로 담담하게 묘사되는 평범한 아빠의 일상이 소비자들로부터 잔잔한 미소와 함께 폭넓은 공감을 끌어낸다. "당신보다 더 큰집은 없습니다"는 카피도 인상적이다.

KB국민카드가 지난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업PR 광고캠페인 '마음을 씁니다'의 첫 TV 광고 '여행' 편은 아들과 함께 첫 기차여행을 떠난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무뚝뚝하고 말이 없지만 늘 뒤에서 묵묵히 아들을 믿어주었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쑥스러워서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못한 아들이 등장한다.

늙어버린 아버지는 지팡이를 챙기는 아들에게 손사래를 치지만 얼마 못가 지팡이를 받아 든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TV 광고 '신한미래설계-따뜻한 은퇴' 편은 지금껏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지만 이제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중년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가수 싸이의 경쾌한 랩 '아버지'와 평생을 고단한 샐러맨으로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이 묘하게 어울린다.

특히 "힘들어 간다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는 노랫말의 울림이 크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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