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1조4천억원규모 신고리 5·6호기 수주전 후끈

입력 2015-01-12 06:01  

5년 만에 나온 원전 발주물량놓고 물밑경쟁 치열대우·삼성·대림컨소 3파전, '현대건설' 캐스팅보트로 부상

올해 공공공사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를 따내기 위한 수주전(戰)이 연초부터 후끈하게 달아오르고있다.

신고리 5·6호기는 2010년 신한울(신울진) 1·2호기 발주 이후 약 5년 만에 나오는 원자력발전소인데다 총 공사비가 1조4천억원에 달하는 대형 공공사업이어서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눈독을 들여왔다.

현대건설·대우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000210] 등 원전 시공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입찰을 앞두고 서로 유리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물밑 싸움이한창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연말 신고리 5·6호기에 대한입찰 공고를 내면서 원전 수주 경쟁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한수원이 최고가치 낙찰제를 적용해 발주하는 첫 사업으로, 기술력을 중시하는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이 적용된다.

특히 과거 원전 발주가 '최저가 낙찰제'로 진행돼 낮은 공사대금을 써낸 업체가낙찰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면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기술력이 전체 가중치의 80(가격 20)를 차지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중요하다.

현재 원전 실적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대림산업,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SK건설, 두산중공업[034020], 동아건설 등 총 8개사.

이 가운데 컨소시엄 대표사 자격이 되는 대우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두산중공업·SK건설 등은 이달 19일로 예정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마감을 앞두고 수주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공사 규모가 1조4천억원으로 올해 발주될 공공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데다, 대표사의 시공지분(51∼60%)만 7천억∼8천억원에 달해 놓칠 수 없는 사업이다.

7천억∼8천억원이면 웬만한 대형 건설사의 1년 치 공공공사 수주액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수익성과 담합 규제 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최근 공공공사 수주를 기피하고 있지만 원전만큼은 다르다"며 "공사 규모도 큰데다 해외 원전 수주를 위해서도 국내 시공 실적을 늘려놓는 것이 유리해 반드시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앞서 진행한 원전 공사가 끝난 상태여서 유휴인력을활용하기 위해서도 원전 추가 수주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해 전체 공공공사를통틀어 가장 중요한 사업이어서 회사가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이번 수주전의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하면서 현대건설을 영입하기 위한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바로 직전인 2010년 대표사 자격으로수주한 신울진 1·2호기의 입찰 조건에서 '후속 국내 원전에 연속 대표사 참여는 불가하다'는 조항에 따라 이번 신고리 5, 6호기는 파트너사로만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신고리에 적용될 원자로 모델인 'APR 1400'의 경우 대표사로 설계·시공경험이 있는 회사는 현대건설 뿐이어서 기술력 평가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건설을 잡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된 컨소시엄의 구도는 대우건설-현대건설, 삼성물산-두산중공업, 대림산업-SK건설 등 크게 3파전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PQ 신청 마감일 전까지 전략적 필요에 의해 짝짓기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전 시공 자격은 보유하고 있으나 시공 실적이 없는 포스코건설, 경남기업[000800], 금호건설, 롯데건설, 한화건설, 현대산업개발, 코오롱건설, 삼부토건[001470]등 8개사도 전례없이 활발히 뛰고 있다.

이번 신고리 5·6호기는 입찰 조건에 실적사 뿐 아니라 미실적사를 반드시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어서다.

원전 미실적 업체들은 이번 기회에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시공 노하우를 배우게되고 실적도 쌓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실적 8개사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잡기 위해 시공 경험이 있는 실적사들을 상대로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유리한 컨소시엄을 잡기 위해 눈치작전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달 19일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에 대한 PQ신청을 마감하고 30일 현장설명을 거친 뒤 6월 1일 입찰서와 기술제안서를 제출받고 낙찰자를 선정할예정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신고리 원전 입찰은 실적사 뿐만 아니라 미실적사에게도 중요한 사업이어서 올해 공공공사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며 "막판까지 건설사간의 입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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