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파운드리 동부하이텍, 중국에 넘어가나

입력 2015-02-23 06:15  

산은 "중국 SMIC 관심 보여"…바인딩 오퍼 나와야 절차 진행

국내 유일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전문기업인 동부하이텍[000990]의 운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부하이텍에 최근 관심을 보임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10년 넘게 기술을 축적한 한국 기업의 노하우가중국에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1997년 동부전자로 출발해 김준기 동부 회장이 애착을 갖고 키워온 기업이다. 2001년 이후 지금까지 투입된 투자금액만2조원이 훨씬 넘는다.

동부하이텍에는 2001년부터 2조3천억원 이상의 차입금이 투입돼 현재 6천억원이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에 지불한 이자만 1조2천억원이 넘는다.

동부하이텍의 주력제품은 비메모리 반도체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종합 반도체 회사와는 다른 영역이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CMOS 이미지 센서(CIS), 전력반도체(PMIC), 디지털 오디오 앰프칩, 디스플레이 구동칩(LDI) 등을 만들어낸다.

동부하이텍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2001년 반도체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14년만에 처음 연간 기준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 5천677억원에 영업이익 437억원을 올린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실적 호조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몸값'을 올릴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동부그룹 핵심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은 자금난에 봉착한 동부가 2013년 12월 2조7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처음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후 상당수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가 인수 의향을 표시했다.

지난해 8월 기업 실사를 진행할 당시에는 중국계 SI가 먼저 '입질'을 했다. 실리콘밸리의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이 만든 신생 파운드리 HSMC도 한때 말이 나왔다.

국내 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 미국계 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꾸준히 거론되다가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는 아이에이[038880]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으로 구성된 IA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그러나 IA컨소시엄은 지난 연말 인수자금 조달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채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했고 동부하이텍 매각 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신년 간담회에서 "동부하이텍은 재매각 절차를 동부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재매각 쪽으로 다시 탄력이 붙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박탈 이후 다시 공개입찰을 진행한 건 없고, 프라이빗 딜 형태로 가고 있다"며 "중국 SMIC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MIC와는 현재 단순히 협의를 진행하는 수준이다. 다음 절차가 진행되려면 조건·가격 등을 포함해 구속력 있는 바인딩 오퍼(binding offer)가 제시돼야 한다는 게산업은행 측 입장이다.

SMIC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펀드를 통해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기업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애플에 모바일 칩을 공급하는 TSMC를 비롯해 대만업체들이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SMIC 등 중국 업체들도 이른바 차이완(차이나+타이완) 시스템에 따라 대만 반도체 업계와 '한몸'처럼 움직이는 양상이다.

동부하이텍은 세계 파운드리 업계 순위 9위권으로 한국 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만일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면, 수많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들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동부하이텍매각은 재무구조 개선 등의 기업회생 논리 외에도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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