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 대기업 '주총 데이'…보수묶고 책임경영 강화

입력 2016-03-11 11:52  

삼성계열사 이사회 의장직 사외이사에 개방…이례적 표대결현대차 주총서 '주주권익보호' 천명…정의선 재선임

54개 주요 대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11일 일제히열렸다.

올해 정기 주총은 오는 25일까지 열리지만 11일 주총에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포진해 사실상 '주총 데이'였다.

이번 주총은 경기 불황의 여파를 반영해 대부분의 기업이 보수 한도를 묶는 대신 사외이사의 권한 강화 등을 통해 경영진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등은 11일 주총을 통해 등기 이사 재선임을 포함해 다양한 경영 현안을 의결했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날 정기주총에서 그동안 대표이사만 맡아오던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 가운데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사외이사까지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삼성전자는 이인호, 송광수 사외이사가 재선임됐고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전 기재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윤부근·신종균 대표이사, 이상훈 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390억원으로 동결됐다.

삼성전기는 정기 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 공대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삼성 계열사 중에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한민구 의장은 지난 2008년부터 삼성전기 사외이사를 맡아왔으며 한국특허정보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삼성전기 이사회 의장은 이윤태 대표이사가맡아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통합법인이 출범한 후 첫 주총을열었다. 삼성물산도 이날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도록 했던 정관을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개정했다.

이사회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은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로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이사회 운영의 위헌성을 개선하고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같은 260억원으로 유지했다.

현대자동차는 주총에서 정의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원희 사장을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2010년과 2013년에 이어 3번째로 등기이사를 맡게 됐다. 사외이사로는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각각 재선임됐다.

현대차 이사들의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동결됐다.

포스코는 주총에서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철강회사로부터 판매 기술 사용료를 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 판매 수익을 올릴 수있게 됐다. 최정우 가치경영센터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으며 이명우 동원산업[006040] 대표이사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날 주요 기업들은 배당도 했다. 전년보다 배당액을 일부 늘리거나 주주권익보호 의지를 밝히는 등 주주들을 의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현대차는 주총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은 이사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한층 더 명확히 함으로써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활동을 강화하고 동시에 주주,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의 균형 있는 권익증진에 앞장서겠다는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시행한 중간배당 1천원을 포함해 주당 4천원을배당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3%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한주당 보통주 기준으로 2만1천원을 배당했다.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4조2천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고 2월부터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년에 이어 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포스코는 주주가치 극대화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바꿨다.

대우조선은 주총에서 추가 유상증자 실시에 대비해 3자 배정으로 유상증자를 할수 있도록 정관 내용을 변경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쓴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주총이 열리는 사옥에 차량이 돌진하는 등 일부 소동이 일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검찰총장 출신인 송광수 사외이사의 자격을 놓고 반대한다는 주주 의견이 나와 격론 끝에 이례적으로 전자 표결까지 진행됐다. 이 때문에 이날 주총은 2시간 넘게 격론이 이어졌다.

또한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쓴소리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삼성 계열사들이 한 날 동시에 주총을 열면 여러 군데 주식을 가진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이런 게 주주 중시 정책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날 오전 주총이 열린 현대차 양재동 사옥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은 현대차 정문을 통과한 뒤 그대로 질주해정문 현관 대형 유리창이 박살 났다.

president2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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