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대만의 삼각협공…반도체 코리아의 대응은

입력 2016-03-15 15:59  

日 엘피다 前사장 中지방정부와 대규모 라인합작 추진자금+기술+제조력 합작땐 큰 시너지…글로벌시장 흔들수도반도체업계 "본원적 기술경쟁력이 승부 가른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1, 2위를 달리는 메모리 시장에서 반도체 코리아의 점유율은 가히 압도적이다.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시장에선 양사 합계 점유율이 85%에 육박한다. D램 전체도 70%를 훌쩍 넘고 5분기 연속 점유율 경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삼성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듯 공고한 장벽을 구축한 반도체 코리아를 포위하고 있는 중국, 일본, 대만의 협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5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파산한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의 사카모토유키오(坂本幸雄) 전 사장이 세운 반도체 설계업체 시노킹테크놀로지가 최근 중국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 정부와 반도체공장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시노킹은 8천억엔(8조3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주도하며 라인설비 도입 등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공장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12인치 웨이퍼를 월 10만장 규모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피다 히로시마 공장의 재현이 될 전망이다.

사카모토는 히타치제작소와 NEC 등이 합작해 일본 최대 메모리 기업으로 군림한엘피다를 이끌던 인물이다. 2000년대 반도체 치킨게임(설비증설 경쟁)에 패하면서 2012년 마이크론그룹에 회사를 송두리째 내주는 아픔을 겪었지만 줄곧 재기를 모색해왔다.

◇ 중국 자금+일본 기술력+대만 제조력 합작 '주의보' = 중국 안후이성 정부는'사카모토 인맥'을 눈여겨보고 투자를 결행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한 중국은 중앙정부가 조성한 1천200억위안 규모의반도체산업 진흥기금 외에 각 지방정부도 반도체 산업 진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목표는 단 하나다. 중앙·지방정부 가릴 것없이 뛰어들어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국으로서 독자능력으로 개발한 반도체를 자국산 완제품에 집어넣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이 글로벌 5위권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려다 미국 투자심의 당국의 조사방침 등에 제동이 걸렸지만 제2, 제3의 칭화유니가 출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하나 주목할 중화권의 큰 손은 대만의 TSMC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는 시가총액이 최근 15년 사이에 최고기록인 1천240억달러에 달했다.

TSMC는 애플에 최다 물량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종합반도체업계 순위에서도 인텔, 삼성에 이어 3위를 달리는 기업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의 막강한 제조능력이 일본의 기술력, 중국의 자금과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업계 전체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변수가 될 것으로 조망하고 있다.

기존의 차이완(차이나+타이완) 시스템에 일본까지 결합되는 형태다.

◇ "현재로선 잠재적 위협일뿐…결국 기술력 승부" =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칭화유니그룹의 잇단 투자 시도와 중국·일본 합작 움직임 등에 대해 "현재로서는잠재적인 위협일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지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굳건히 1, 2위를 지키면서 양사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라며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을 통한 기술력 제고가 궁극적으로 중국·일본·대만 3국의 위협을 막아내는원천적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코리아를 둘러싼 주변국들이 협공을 펼쳐온다고 해서 굳이 우리 반도체업계가 별도의 공동전선을 구축해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떠들썩했던 칭화유니그룹이 실제로는 재무적 투자자(FI)라는설도 나오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의 모태는 칭화대학 투자홀딩스다.

반도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시스템 LSI 쪽의 14나노미터(nm) 공정이나 D램라인의 20나노 초반대 공정은 한국 기업만이 제대로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면서 "라인을 깐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따라올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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