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CEO> 檢 '칼날위' 김병원·'맞서는' 허수영

입력 2016-06-18 10:00  

장세욱은 '역경 뒤 결실'로 눈길

이번 주 재계에는 검찰발 사정 한파가 거세게몰아쳤다.

재계 서열 5위의 롯데그룹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검찰이 칼날을 겨누면서 계열사들이 잇따라 압수수색을 당했고 17일에는 채정병 롯데카드 사장이 검찰에소환됐다.

그런 와중에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된 롯데케미칼의 허수영 사장은 몸소 나서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검찰과 맞서는 모습을 연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비해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50년 만의 첫 호남 출신 농협 수장이란 타이틀이 취임 석 달 만에박탈될 수 있는 위기에 몰린 것이다.

어두운 장면만 있지는 않았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가문의 숙원 사업을이뤘다. 브라질에 용광로를 건설하면서 우리나라의 세 번째 고로 제철소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 검찰과 맞짱(?)…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이번 주 재계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던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한가운데에는 허 사장이 서 있었다.

검찰이 비자금 조성 창구로 롯데케미칼을 지목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와중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제기된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기업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 기업 CEO가 전면에 나서 이를 부인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에 맞서는 듯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로) 주주들의 금전적 손해와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심각하다"며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과 너무나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학원료 수입 과정에서 일본 롯데물산과 롯데상사를 거래에 끼워 넣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업상 필요에 따라 일본 롯데물산을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환위기로 한국의 금리가 치솟으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웠을 때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이용해 신용장을 개설하고 싼 이자에 돈을 대출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자금 조성 루트로 꼽힌 해외 트레이더 A사에 대해서도 거래 규모를고려할 때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롯데케미칼은 검찰 쪽에 피의사실이나 수사 상황이 언론에 너무 많이 노출된다는 불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롯데케미칼의 반발에 "해명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내놓으라"고요구하며 강하게 받아쳐 귀추가 주목된다. 누구 말이 맞을지 앞으로의 수사 결과가관심이다.

◇ 검찰 압수수색에 먹구름 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 검찰이 17일 김병원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하면서 김 회장은 물론 농협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12일 실시된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부정 의혹과 관련해 김 회장이 개입한 단서를 포착하고 증거 수집 차원에서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1차 투표에 탈락한 최덕규 후보 측이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후보를 꼭 찍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는데, 그 배경에 김 회장과 최 후보의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어서수난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3선을 지낸 김 회장은 삼수 끝에 제23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됐다.

5번째 민선 회장이자, 1966년 이후 50년 만에 나온 호남 출신 첫 농협 수장으로주목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중앙선관위가 선거부정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하면서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14일 취임 이후 강도 높은 농협개혁을 예고하며 의전을 대폭 축소하는등 몸을 낮추는 행보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더욱 궁지에 몰릴가능성도 있다.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과 부정청탁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농축산품 소비 위축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기소와 재판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농협의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 3대에 걸친 꿈 이룬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 = 장 부회장은 이번 주 가문의숙원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는 장면을 지켜봤다.

장 부회장은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세아라주 뻬셍 산업단지에서 완공한 CSP제철소 고로(용광로)에 첫 불씨를 넣었다.

이로써 동국제강은 창립 62년 만에 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에 이어국내 세 번째 고로 제철소 기업으로 도약했다.

동국제강은 1965년 삼화제철소의 소형 용광로를 인수해 활용한 적이 있고 현재인천과 포항에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공장은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식대형 고로는 갖고 있지 않다.

동국제강은 장경호 창업주에 이어 장상태 명예회장 등을 거치며 고로 제철소로도약하겠다는 꿈을 키워왔다.

CSP제철소 프로젝트는 장 부회장의 형인 장세주 회장이 10년 넘게 공을 들여온사업이다. 하지만 장 회장이 지난해 5월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 수감되고 철강 경기가 악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동생인 장 부회장이 지난해 6월부터 1인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 전면에나섰고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장 부회장은 그간 여러 위기 속에서도 차분하고 뚝심 있게 회사를 이끌었다는평가를 받는다.

특히 직원과 소탈하게 어울리는 '형님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소통 경영 등이 빛을 발하면서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66억원(연결기준)을 올려 4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경영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에는 2년 만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sisyph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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