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률의 히말라야 다이어리 ⑥] 네팔 민요 ‘레썸삐리리’의 추억

입력 2014-09-26 09:34   수정 2014-09-26 09:33



시누와에 트레킹 팀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촘롱 마을에서는 우리에게 민속공연을 해도 되겠느냐는 제안을 해 왔다. 전문공연팀이 아닌 순수하게 마을사람들만으로 구성된 공연단의 민속공연인 셈이다.

히말라야의 밤은 길다. 계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저녁 6시 정도면 날이 어두워져서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어둠의 연속이다. 그래서 나홀로 트레킹을 할 때에도 오후 4시가 넘으면 다소 불안하기도 했다. 대개의 경우 초행길이어서 길을 잘 몰랐고 멀리 떨어진 롯지의 경우 3 - 4시간을 걸어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낭떠러지를 만날 때도 있다.

우리 일행은 흔쾌히 수락을 했다. 촘롱 마을 곳곳에서 하나 둘 공연단이 모이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30분 이상을 걸어온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네팔의 전통타악기인 ‘타블라’와 현악기인 ‘사랑기’를 준비한 마을 주민들은 커다란 멍석을 깔아놓고 차례로 앉아 공연을 준비한다. 공연단을 중심으로 ‘ㄷ’자로 앉은 우리 일행은 주민들의 노래를 듣는 동안 얼추 흥이 올랐다. 네팔팀과 우리팀이 교대로 노래를 한곡씩 번갈아 부르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었다. 이미 노래방 기계에 익숙해진 우리들에 비해 그들은 훨씬 많은 곡들을 ‘암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레퍼토리가 모두 끝나고도 네팔사람들은 끝없이 노래를 부른다. 네팔의 민요 ‘레썸삐리리’가 끝없이 울려 퍼진다. 우리나라 민요 쾌지나 칭칭나네 처럼 돌림노래인 이 민요의 가사를 바꾸어가며 정말 신나고 흥겹게 즐기는 이들이 인상적이었다.

레썸 삐리리(Resham firiri / 비단 두건이 바람에 날리네)
 
레썸삐리리 레썸삐리리
우레나정끼 달라마반장 레썸삐리리~
이그나리 번둑 두이나리 번둑 미갈라이 따께꼬
밀갈라이 마이네이 따께꼬 웨이나이 마이라이 따께꼬~

잡아올까 그대로 둘까
외줄 총으로 사슴을 노릴까
두줄 총으로 사슴을 노릴까
나의 사랑하는 마음(총)은 사슴이 아닌 님을 향해 쏠테야
레썸 삐리리 레썸 삐리리~ 

히말라야에서 돌아온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꽉 막히는 도로에 서면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이 노래가 흘러 나온다. 물질적으로는 넉넉지 못하지만 작고 소박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여유를 배우고 싶은 탓이다.

















>>>7편에 계속

<A>▶ [김성률의 히말라야 다이어리 ①] 안나푸르나를 향하여
▶ [김성률의 에베레스트 다이어리 ①] 가자! 에베레스트를 향하여…
▶ 남자친구의 속옷을 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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