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통령 차는 움직이는 첨단 기계

입력 2013-02-26 17:08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에 사용했던 방탄차가 화제다. 역대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산 브랜드가 선명한 차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대차 에쿠스는 해외로 생중계되는 영광(?)을 누렸다. 






 통상 방탄차는 기관총 공격은 물론이고 밑에서 지뢰나 수류탄이 터져도 견딜 수 있고,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타지 않도록 방화 처리되는 게 기본이다. 폭발물에 의해 타이어 4개가 모두 펑크가 나도 시속 80㎞로 100㎞ 가량 주행할 수 있고, 위성 통신 및 여러 안전 장비와 시스템 탑재로 무게만 3t이 넘는다. 
 
 사실 방탄차는 국가원수나 요인, 세계적 부호들의 필수품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미국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2차 대전 발발 후 안전을 고려해 처음으로 이용한 게 시작이다. 제작기술부터 탑재된 시스템의 모든 것들이 기밀 사항이며, 안전성 덕분에 테러 위험 또는 분쟁국가, 총기 소유가 허가된 곳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따라서 방탄차도 주문자에 따라 여러 분류로 나뉘는 게 일반적이다. 그 가운데 기준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 Bundeskriminalamt)과 미 법무성 국립사법연구소(NIJ, National Institute of justice) 기준이며, 다른 하나는 유럽표준화 위원회(CEN French, Comité Européen de Normalisation)로 분류된다. BKA는 B1~B7까지 7등급으로 세밀하게 나눠짐, NIJ는 레벨 I, IIA, II, IIIA, III, IV까지 6단계로 구분된다. CEN은 B1~B7이 등급이며, 여기서 불투명한 방어물은 FB1~FB7, 유리처럼 투명한 물체는 VR1~VR7으로 또 세분화된다. 권총탄알을 막는 수준인 B4부터 포탄이나 지뢰 공격도 견디는 B6, B7로도 정리된다. 이 중 대통령의 방탄차는 B7급에 해당한다. 






 방탄차는 전문으로 개조하는 제작사가 별도로 존재한다. 하지만 완성차회사가 주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벤츠, BMW를 비롯해 아우디,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캐딜락, 링컨 컨티넨탈 등은 방탄차를 직접 제조하는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들이다.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은 모두 취임식에 수입 방탄차를 이용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이용한 에쿠스 방탄차도 알고 보면 VR7급이다. 리무진보다 전장을 늘린 에쿠스 스트레치드(Stretched) 방탄차이며, 차체에 고강도 철과 티타늄 등을 적용해 무게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1.5t 이상 무겁다. 또한 실내에 위성통신 시스템이 구비돼 긴급 상황 발생 시 교신 및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화재 또는 화생방 공격에 대비해 폭발물 탐지 시스템과 폭발물이 터져도 탑승자를 보호 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 기능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탑승한 자동차는 나라를 대표하는 자존심이자 이동 요새인 셈이다. 






 사실 국가 원수가 자국의 차를 이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미국 대통령은 캐딜락과 링컨, 프랑스 대통령은 푸조와 시트로엥 차종을 이용한다. 일본 총리는 토요타의 최고급 세단 센추리를 공식적으로 활용한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산 방탄차 이용은 자동차강국의 자존심을 확인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autosoftc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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