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오승은 “니콜라스케이지 주연 헐리웃 영화 출연 무산돼 아쉬워”

입력 2014-03-31 15:01   수정 2014-03-31 15:01


[구혜진 기자] MBC 시드콤 ‘논스톱4’와 영화 ‘두사부일체’ 등에서 존재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 오승은. 2008년 결혼과 동시에 한동안 스크린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그녀가 2013년 KBS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으로 복귀, 대중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냄새’ 나는 제2의 연기인생을 시작했다.

또한 드라마 종영 이후에는 ‘헤베의 옷장’이라는 여성전문 쇼핑몰을 론칭하여 대표 겸 모델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자가 만난 오승은은 한마디로 뼛속까지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마음이 예쁜 배우’였다. 결혼후 내적으로 외적으로 더 견고해지고 다져져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여유와 행복이 넘쳐 보였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슬림한 몸매와 동안 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관리 받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냥 옷도 젊게 입고 생각도 젊게 하고 많이 웃어요”라고 소탈하게 답한다. 많은 여배우들의 하는 뻔한 답이지만 왠지 오승은의 말에는 믿음이 간다. 그만큼 인터뷰 내내 그녀의 모든 이야기에 진성성이 묻어났다.

연기, 육아, 사업 세 마리의 토끼를 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일 만큼 무한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오승은을 만나봤다.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다. 어떻게 지냈나?

결혼하고 두 딸의 엄마로 살며 정신 없이 보냈다. 아기를 낳고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그런데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강하듯이 공허함이 너무 컸다. 견딜 수가 없어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집에 마냥 퍼져 있는 엄마보다 당당하고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쉬는 동안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 좋은 딸의 역할에 충실했던 것 같다.

큰애가 6살 둘째가 4살이다 ‘딸딸이 엄마’ 오승은은 어떤 엄마인가?

친구 같고 개구쟁이 같은 엄마다. 눈높이가 맞는 엄마가 최고라 생각한다. 언제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다정한 엄마다. 그런데 엄할 때는 또 엄하게 잡는 스타일이다.

애기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날씬한 몸매와 동안 외모를 가졌다. 비결이 무엇인가?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웃음). 생각이 안 늙었다. 옷도 젊게, 생각도 젊게 하려 한다. 가꾸거나 관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건 안돼 몸에 안 좋아”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고, 웃고 하다 보니 성격과 외모가 같이 가는 것 같다. 웃어서 생긴 주름이 더 예쁘지 않나(웃음).

방송에서 ‘하정우 닮은 남편’이 이슈가 됐었다. 손에 물도 안 묻히게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살 빠진 하정우? 하정우씨 들으면 울겠다. 내 눈에는 하정우씨보다 멋지다. 내 남편이니까(웃음).

나는 좋은 아내는 아닌 거 같다. 애기들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나는 항상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늘 미안하다.

신랑이 사업을 하기 때문에 가정적이고, 음식 잘하고, 뒷바라지 잘하는 현모양처였으면 좋았겠지만… 밥도 잘 못 차려주고, 얼굴도 못 볼 때가 많아 항상 미안하다. 내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 했을 때 신랑은 사실 반대했었다. 그러나 연기하며 활력을 찾고 표정이 바뀌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이 믿어주고 응원해주며 힘이 되고 있다.

신랑은 내가 살림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오히려 살림할 시간에 더 생산적인 일을 하라고 한다. 비생산적인 단순노동보다는 너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라고 한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도 너는 최고의 연기자, 최고의 아내라고 북돋아주니 결혼 전에 비해 자신감이 붙었다.

도도함이라기 보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전에는 우울한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그런데 화초도 물주고 사랑 주면 더 예쁘게 크듯이 나도 그런 것 같다.

KBS 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서는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지만 할말은 다하는 당찬 며느리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도 그런가?

나는 시집살이에 ‘시’자도 모르고 산다. 정말 너무 잘해주신다. 시댁에 가도 정신 없이 일한적이 없다. 명절에 가도 정말 편하게 지내다 온다. 인사 드리고 외식하다 재미있게 놀다 온다.

어머니께서는 “촬영이 있으면 안 와도 된다. 힘들면 내가 가마”라고 하신다. 부부끼리 싸우다가도 어른들 생각하면 금방 누그러질 정도로 너무 좋으시다.

남편, 시댁 모두 너무 훌륭하신 것 같다. 그런 남편은 어떻게 만났나.

인연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신랑 친구와의 만남에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그 뒤로 2년 정도 무슨 일만 있으면 전화해주고 기념일을 다 챙기더라. 초반에는 “친절하네? 자상하네?”하다가 결국 “괜찮네! 좋네!”가 돼 결혼까지 했다.

결혼 전에 신랑이 맨날 농담으로 “할 것 다하고 놀고 싶은 거 다 놀고 나한텐 시집만 와라” 했는데 세뇌가 됐나 결혼이 당연시 돼 버렸다. 이건 아무도 모르는 얘기인데(웃음) 사실 아버지를 찾아와 무릎 꿇고 “승은이를 주십쇼”했다가 한번 퇴짜 맞았다. 아빠는 아직 내가 어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방송하기 가장 좋을 나이였고.

결과적으로 신랑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친 건 6개월 정도 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오랫동안 계획해 놓은 과정인 것 같다. 가랑비에 옷 젖듯 결혼까지 골인한 거 보니.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친구 같은 사이다.


브라운관에서의 오승은은 굉장히 쿨하고 적극적이다. 실제성격은 어떤가?

잘 웃고 철부지 같고 하지만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다. 소극적인 b형이다. 보기에는 적극적 b형 같은데 실상은 은근 소심하다.

그런데 아줌마가 되니 한결 나아졌다. 지금은 감정에 솔직하고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얘기한다. 그게 젊게 사는 비결인 것 같다. 정신건강에도 좋다.

실제로는 완벽주의자다. 촬영하다 NG가나면 그날 잠을 못 잘 정도로 예민하다. 나한테 만족을 느끼려고 완벽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나로 인해 주변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민폐 끼치는 상황을 병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완벽하게 하려 한다.

KBS 드라마 ‘지성이면 감천’에 출연하기 전에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주인공 미주역을 맡았었다. 드라마와 연극은 어떻게 다른가?

연극무대는 개인적으로 고향 같은 느낌이라 좋다. 연극과 드라마 중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대가 더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사실 고등학교에서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해 연극 배우가 될 줄 알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 탤런트, 연예인은 나랑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골에서 섬 머슴처럼 살다 보니 그런 큰 꿈은 꾸지 못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는 등교하면 강당 가서 연습, 점심 먹고 연습, 저녁 먹고 연습. 연극에 미쳐 살았다. 그래서 당연히 연극배우가 될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모습은 브라운관의 모습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극이 더 재미있고 편하다. 꾸밈없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극무대가 나와 맞다.

4년 쉬고 드라마 복귀했을 때 낯설고 어려운 게 전혀 없었다. 주변에서 “너 4년 쉰 사람 맞니?” 할 정도로. 연극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받았다. 늘 연기하던 사람처럼 어렵지 않게 드라마에 임했다.

작품을 정할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나와 색깔이 맞는 캐릭터인지 먼저 본다. 내 색깔에 맞으면 내 옷을 입는 거니 그게 제일 중요하다. 작품성도 중요하다. 영화 ‘두사부일체’나 태무 뮤직비디오의 처절한 여인의 모습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모습들이 나의 어릴 때 헝그리한 환경이나 마인드와 더 맞다. 대중들은 그런 모습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밝은 연기를 하고 싶긴 한데 아픔, 상처, 밑바닥의 아픔을 건드리는 역할에 욕심이 난다. 그런 사람에게도 연기를 통해 힘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연기를 직업으로 하긴 하지만 보람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남들이 하지 않으려고 하는, 꺼려하는 역할도 많이 하고 싶다.

욕심이 많아 드라마, 성우 등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는 잡식 배우가 되고 싶다. 그 중에서도 불우이웃 돕기 혹은 아이들을 위한 방송이 있으면 무조건 할 거다. 진심에서 우러나와 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고 마음의 부자가 될 수 있다.

잘할 수 있고 멋지게 짠하고 나타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출연예정인 작품이 있나?

사실 영화가 계획된 게 있었다. 니콜라스케이지 주인공의 헐리웃 영화였다. 대학입시 준비하듯 정말 열심히 오디션까지 준비해서 역을 따냈다. 그런데 영화가 갑자기 무산되면서 헐리웃 진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되었다… 지금은 작품을 기다리는 중이고 아마 드라마로 찾아 뵐 것 같다.


최근에 여성쇼핑몰 ‘헤베의 옷장’ 대표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

원래 결혼 전부터 쇼핑몰을 계획했었다. 결혼하면서 마음을 접었었는데 결혼 후에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공동대표 자리를 제안 받았다.

오승은 스타일은 이렇습니다. 좋아하시면 같이 나눠요 라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 얼마의 수익을 남기자라는 목표보다는 내 삶의 모습을 많이 반영하여 공감을 끌어내고 도움을 주는 쇼핑몰이 됐으면 한다.

오승은의 파파라치 컷을 통해 많은 볼거리 제공할 계획이다. 옷 사야지 하고 방문하는 쇼핑몰이 아닌 오승은은 오늘 어떤 옷을 입었을까?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올렸을까 궁금해하며 찾게 되는 쇼핑몰을 만들고 싶다.

연기자가 쇼핑몰을 론칭하면 연기자보다는 사업가의 느낌이 든다.

더빨강(추소영, 배슬기와 함께한 3인조 여성그룹)이 나왔을 때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왠 가수? 가수는 아무나 하나?” 그때의 활동으로 크게 덕을 본 것은 없다. 내가 하고 싶어 했고 하고 난 후에는 얻은 게 더 많았다.

연기자들은 보통 대본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회의가 살짝 올 때가 있었다. 틀 안에 가치는 느낌, 답답한 느낌, 그런데 가수활동 하면서 다 풀었다. 질타도 많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내 스스로 많이 자란 시간이었다.

내가 힘들고 답답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한발 후퇴했다고 생각하지만 두발 전진했다고 믿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익창출보다는(그렇다면 시작도 안 했다) 내 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나누고 싶다. 믹스매치, 레이어드, 락적인 옷을 좋아해서 취향이 같다면 내 스타일을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브랜드화 시키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희망 사항 일 뿐… 이왕이면 시작을 했으니 완벽하고 싶다. 옷의 질감, 퀄리티는 높이고 단가는 낮은 옷을 판매하고 싶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가 써보고 좋은 제품만 홍보한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듣고 싶다. 인간 오승은 & 연기자 오승은의 계획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만난 아이들과 아직까지 친언니 친 누나처럼 지내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다. 도움을 준다는 의미보다는 “우리는 함께 가는 거야”라고 얘기한다. 힘들 때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정신적 지주가 되고 싶다.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을 맘속에 그리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엄마 아빠가 많이 바쁘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측은해진다. 시골에서 자라 전원을 좋아해 물, 산 공기 좋은 곳에 모시고 싶은 생각이 있다.

더 열심히 해서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조금씩 조금씩 채워가고 싶다. 남편도 좋은 일에 동참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같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네가 하면 나는 뒤에서 서포트 하겠다”라고 말해줘서 고맙다.

나를 다지고 내공을 쌓아서 그분들이 편하게 기대고 손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바람이다. 그런 게 인생의 재미 아니 겠는가.

사람 사는 모습, 자연스러운 모습 담아내는 연기 하고 싶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고 싶다. 나를 보고 힘을 얻고 미소 지을 수 있는 편안한 연기자. 언니, 동생, 딸 같은 편안한 연기자.


오승은에게 연기란?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연기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어렵다. 할 때마다 어렵고 마음을 더 숙연하게 만드는 게 연기다.

남의 인생을 사는 것인데 내 색깔이 강하면 캐릭터의 색깔을 못 담아낸다. 그래서 내 그릇을 크고 투명하게 만들고 싶다. 그래야 더 많은 색깔을 담을 수 있고 캐릭터 인생에 다가갈 수 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좋은 사람한테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얻는 인기는 그때뿐 평생 가지 않는다. 내실을 다지고 뿌리를 튼튼히 해서 쉽게 흔들리지 말라고 후배들에게도 늘 충고한다. 그게 바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기도 하다.

오승은에게 가족이란?

편안하고 든든하고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고, 나를 살게 하는 힘이다. 언제나 있어주는 큰 산과 같은 존재. 정신적인 위안. 그들 때문에 내게서 알 수 없는 힘이 나온다.

기획 진행: 구혜진
포토: bnt포토그래퍼 최승광
영상 촬영, 편집: 이홍근 PD
의상, 주얼리, 시계: 헤베의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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