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쌍용차 중국 판매사, 없어서 못 판다는데 진짜?

입력 2014-04-23 15:40   수정 2014-04-23 15:39


 화창한 하늘과 20°C를 상회하는 기온 때문일까. 쌍용차 중국 판매점을 방문한 날 초여름에 접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베이징 석경산구(石景山區)에 위치한 쌍용차 4S 판매점은 방대기무집단고분유한공사(이하 팡다)가 운영한다. 팡다는 2011년부터 중국 쌍용차 판매를 맡은 현지 파트너다. 애스턴마틴, 브라부스, 스바루 등 90개의 자동차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회사로 2012년 중국 시장에서 45만대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자동차 무역 회사로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주식시장에 정식 상장된 기업이기도 하다. 쌍용차로부터 직접 차를 수입, 전국 각지 판매소로 전달하는 디스트리뷰터(distributer) 계약을 맺었다. 현재 중국 31개 성/직할시에 130개 쌍용차 판매 네트워크를 갖췄으며, 올해 6월까지 영업점은 18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석경산구 전시장은 연 면적 2,400평 규모의 2층 건물로 6대를 전시할 수 있는 전시장과 5개의 정비대를 갖춘 서비스센터, 방문객 접대실과 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1층 전시장에는 체어맨, 코란도C(현지명 코란도), 액티언, 로디우스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의 한 달 판매실적은 30~40여 대 수준. 대부분은 코란도 가솔린이 차지한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7대 도시에서는 정부의 대기오염 규제 때문에 디젤차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솔린차도 유로5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쌍용차의 중국 판매는 코란도C가 이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판매의 90%가 가솔린, 이 중 대부분이 코란도C다. 30~40대 젊은 가장들이 주 수요층이다. 13만9,000 위안(한화 약 2,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경쟁사들이 5,000㎞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는 데 비해 권장 정비 기간이 1만㎞여서 유지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수입차 프리미엄도 강점으로 꼽힌다. 연소득 20만 위안(약 3,300만 원)의 전문직들이 구매자 중 다수를 차지한다고 팡다측은 전했다. 왕즈 팡다 베이징 딜러 대표는 "코란도C는 한국에서 생산된 수입차다. 다른 외국 브랜드들의 현지 생산차보다 품질이 좋다고 소비자들이 느낀다"며 "쌍용차가 벤츠와 기술 합작을 했다는 점도 신뢰감이 두터워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왕즈 대표는 "중국 소비자들이 불만을 갖는 부분이 국내 출시된 수입차의 실내가 좋지 않다는 점인데, 쌍용차는 비교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전시장 중앙에 자리 잡은 코란도C가 눈에 들어온다. 앞뒤 범퍼가 교체됐고, 사이드미러와 램프 주위 등에 크롬 장식이 더해졌다. 실내에는 중국풍이 물씬 풍기는 시트 커버가 더해졌다. 화려한 차를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춰 팡다가 제공하는 패키징이다. 4,000~5,000위안(약 65만~83만 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장착 가능하다.



 중국 전체에서 쌍용차 판매 현황은 어떨까.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쌍용차 판매 실적은 6,321대였다. 그러나 올해 목표는 1만5,000대다. 두 배 이상의 공격적인 목표를 잡은 셈이지만 젱티엔바오 팡다 쌍용차 부문 대표는 공급만 원활하다면 2만1,000대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말에는 공급 부족으로 월 800대 정도의 손실을 봤다. 현재 전시차도 모두 판매에 투입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5,000~1만위안(약 85만~170만 원)의 웃돈을 주고 코란도C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수출되는 코란도C는 쌍용차 평택공장 1라인에서 생산된다. 코란도C의 경우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현재 계약 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그렇다고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출고 지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쌍용차 홍보팀 관계자는 "내년 초 소형 SUV X100을 투입, 1라인에서 혼류생산할 계획"이라며 "신차 출시 및 시장 환경에 맞춰 교대작업 확대와 주말 근무 등 생산 스케줄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의 연 생산 가능 대수는 30만대. 지난해 회사는 약 14만대를 시장에 내보냈다. 지금처럼 수요만 뒷받침된다면 물량 확보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승용 부문은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SUV의 성장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팡다는 SUV 시장이 올해 40% 이상 신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도로 환경 상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아직 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아서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자동차가 시골로 내려간다'는 구호 아래 시외 거주자들이 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준다는 점도 호재다. 또 도시 소비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코란로C로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팡다기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연간 2,000만대 중국 내수 시장도 이들에겐 아직 포화 상태가 아니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류홍웨이 팡다그룹 부총재가 답한 숫자는 상상 이상이다. 



 "중국 내수 시장은 연 6,000만대가 포화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시장은 지금도 거대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2020년까지 연 4,000만대를 무난히 달성하리라 봅니다. 여기에 SUV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파를 것입니다. SUV 전문기업인 쌍용차와 손을 잡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베이징=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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