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신형 로그 출시 가능할까?

입력 2014-05-21 10:47   수정 2014-05-21 10:46


 한국닛산이 신형 로그 딜레마에 빠졌다. 르노삼성차가 오는 8월부터 신형 로그를 생산, 북미 수출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닛산이 해당 차종의 국내 판매를 결정하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차종을 역으로 들여올 수밖에 없다.  
 
 21일 한국닛산에 따르면 로그는 회사의 주력 SUV로 지난 2008년 말 닛산 브랜드의 한국 출범과 동시에 판매가 이뤄졌으며, 본격적인 출고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북미 인기와 달리 국내 판매는 그리 많지 않았다. 첫 해 133대를 기록한 이후 이듬해 83대, 2011년 71대로 꾸준히 하락했다. 올해 판매량은 '0'에 그쳐 사실상 판매 종료가 됐다고 봐도 무방한다. 

 그러나 로그가 판매 제품군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완전 변경된 5세대 신형 로그가 등장, 상품성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알티마로 국내 실적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신형 로그의 등장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 비 같은 존재라는 것. 더욱이 지난해 내놓은 쥬크의 인기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닛산 SUV 제품군은 사실상 와해 상태다. 따라서 신형 로그에 대한 기대는 커졌고, 한국닛산 제품 계획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오는 8월 르노삼성차의 신형 로그 생산은 한국닛산에 과제를 던졌다. 이른바 출시 딜레마에 빠진 것. 신형 로그 국내 판매가 이뤄지면 국내 생산 제품이 아닌 미국 공장 생산분을 수입, 판매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 경우 '국내 생산-국내 판매'의 최대 이점인 '가격 경쟁력'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로그의 한국 생산 이득을 전혀 취할 수 없는 셈이다. 오히려 '한국 생산-미국 수출-한국 수입'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돼 비용만 상승하게 된다.
  
 그럼에도 르노삼성이 생산할 신형 로그가 한국닛산을 통해 판매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르노삼성의 로그 생산은 '판매 증진'이 아닌 '공장 가동률 상승'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연간 8만대를 확보한 상황에서 한국닛산의 국내 판매 물량은 르노삼성에게 매력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부산 공장의 로그 생산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어서 한국닛산이 한국 판매용 제품을 요청해도 받아들여질 여지가 적다. 게다가 르노삼성차 역시 최근 재조명받는 QM5의 잠재 경쟁차를 국내에서 공급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차세대 QM5가 신형 로그를 기반임을 감안하면 국내 공급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닛산도 르노삼성 생산 제품을 판매할 경우 정체성 위협이 불가피하다. 이는 한국지엠과 캐딜락 관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지엠과 GM코리아(캐딜락)는 그간 각각의 법인으로, 별도 시장 전략을 추구했지만 GM코리아는 현재 법인만 유지할 홍보, 판매 등의 기능은 모두 한국지엠이 주도한다. 이에 따라 사실상 수입차 프리미엄이 희석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와 관련, 수입차 관계자는 "신형 로그라는 검증된 상품이 있음에도 한국닛산이 가진 고민이 적지 않다"며 "한국에서 생산되지만 미국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어서인데, 이는 그만큼의 가격 경쟁력에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르노삼성차가 생산하고, 한국닛산이 판매하면 양사 모두 브랜드 정체성이나 역할이 모호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형 로그의 대안으로한국닛산이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새 디젤 크로스오버가 떠오르고 있다. 신형 로그, X-트레일 등과 공통모듈제품군(Common Module Family, CMF) 플랫폼을 공유한다. 향후 르노삼성차가 내놓을 신형 QM5도 이 플랫폼을 사용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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