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여말선초의 의복’까지 재현시키다

입력 2014-05-28 11:41   수정 2014-05-29 18:08


[최원희 기자] 사극 드라마의 한복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시대별 한복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음은 물론이고 사극 드라마를 위한 퓨전 한복을 만드는 업체도 따로 분류되어 있을 만큼 한복의 범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선의 이상이기 때문.

최근 몇 년 동안 퓨전 드라마가 풍년을 이루면서 대하 드라마가 빛을 보지 못했다. 덩달아 사극 속 의상들도 ‘더 예쁘게, 더 화사하게, 더 아름답게’만 외치며 당시의 한복 역시 퓨전 의상으로 재현되었다.

이에 KBS는 대하드라마 ‘정도전’으로 사극의 역성혁명을 꾀하며 역사 반영을 목적으로 한 드라마를 기획했다. 기획의도와 걸맞게 기본 데뷔 20년차 이상의 탄탄한 연기 경험을 가진 배우들이 배역을 꾀차며 명품 연기를 선보임은 물론 의상 역시도 역사를 반영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택하며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역사적인 해석에 충실해 더욱 완성도 있게 여겨지고 있는 드라마 ‘정도전’. 그 속에서 드러난 직간접적인 의복을 토대로 여말선초 시대의 의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왕실_고려를 담다


고려 31대 왕으로 원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구적 중흥정치와 자주성을 발휘한 공민왕은 십이류면 십이장복을 착용했다. 그리고 고려 중기의 왕은 외왕내제였기에 대내적으로는 노란색 옷을, 대외적으로는 붉은 옷을 입었다.

여말선초의 시대를 이끌었던 공민왕은 고려 후기 몽골풍 의상을 배척하며 명나라의 의복 문화를 차용했었으나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고려 전기 때부터의 복식과 명나라의 의상을 차용한 문화까지 고증하며 의복 재현에 힘을 실었다.

왕비의 의복 역시도 고려의 초중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 후기의 왕비의 의상에는 답호에 프릴과 같은 장식을 달아 화려함을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디테일을 차용하며 당시의 의상을 재현하기 위한 흔적들을 담아낸 것.

■ 상류층_화려한 직금의 의미


14세기 후반 고려는 권력은 수탈의 도구로 전락했고 뜻있는 자들은 떠난 희망을 잃은 나라였다. 권력은 수탈의 도구로 전락했고 뜻있는 자들이 떠난 묘당엔 간신들의 권주가만 드높았다.

고려 말은 면포가 도입되고 있던 시기.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의복은 전체적으로 소매의 폭이 넓지 않고 허리 아래부터는 트임이 있었다. 또한 비단과 은, 동사를 넣어 화려한 직금을 새기며 신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상류층은 주로 비단 옷을 입었으나 서민층은 삼베와 모시를 입었고 고려 후기로 갈수록 유, 포의 가장자리 선이 없어졌다. 관리들은 네 분류로 나뉘어 자색, 적색, 비취색, 녹색의 공복을 입었고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백색의 포를 입은 것이 특징이다.

■ 서민_면포의 대중화


조선 초기에는 면포가 대중화되면서 방한용 의상이 등장했고 추위에 견디기 위해 보온성을 가진 누비옷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겉감은 삼페로 이루어지고, 안감은 짐승의 털이나 풀잎으로 이루어진 목면이 없었던 13세기의 누비옷에 비해 솜이 의복 안에 이용되기 시작하며 미적인 면과 동시에 실용적인 면까지 만족시킨 것.

‘정도전’에서는 조선 전기로 가기 전의 누비 옷의 단계를 잘 보여주며 서민 의상을 연출해냈다. 짧아지기 전의 저고리, 부분적인 누빔, 삼베와 면포를 이용한 옷, 반소매의 답호 등 고려 말기 당시의 서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색의 천으로 옷 한 벌을 완성시키는 것과 같은 세밀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대하 드라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드라마 ‘정도전’은 의상 부분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 하나하나도 심층적으로 분석해내며 이성계의 과도기적인 측면을 내세우는 것과 같은 깊은 고증을 바탕으로 기획되고 있었다.

드라마가 극을 전개하는 데에 있어 의상은 하나의 작은 역할일 뿐일 수도 있고 극을 끌어나가는 중심의 자리에 위치할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정도전’은 의복도 역사적 사실 중 하나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사진출처: KBS 드라마 ‘정도전’ 공식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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