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최종원의 흘러가지 ‘않는’ 인생, 변화의 기로

입력 2014-08-01 16:20   수정 2014-08-01 16:19


[이슬기 기자/사진 정영란 기자] 흘러가는 세월을 그 누가 막으랴.

손에 쥔 모래처럼 홀연히 흩어지는 시간의 자락은 마냥 아쉽기만 하다. 온전히 내 것인 줄만 알았던 젊음이 머무르는 시간은 사실 그리 길지 않고, 그 아름다운 생기와 에너지를 제대로 즐기고 가는 이는 많지 않은 터다.

“흘러가는 세월은 어쩔 수 없지요. 작게 보면 주름이 늘어나는 것이나 머리숱이 점점 없어지는 것에서만 해도 느껴지잖아요. 이전에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렇게 흘러가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인생에도 그대로 반영이 됐죠. 그런데 요즘 생각에 내 삶이, 인생이 완전히 변화가 됐어요”

탤런트 최종원의 삶을 바꿔놓은 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다. 세월은 막을 수 없지만 가능하면 젊게 살 수는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작은 문장은 아주 짧고 사소했으나 이로 인한 변화는 실로 크고 깊었다.

“예전에는 50대만 돼도 사람들이 아이고 영감님,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그 나이가 되고 나니까 ‘나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나이를 먹는 거고 그거야 할 수 없는 거지만 조금은 덜 늙어가고 젊음을 더 연장하고 그런 건 내 노력이거든요. 사는 그날까지는 사람들에게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죠”

나이에 맞지 않는, 젊은 삶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보자고 생각한 최종원은 많은 것을 개선해나갔다. 일단 차를 바꿨다. 중후하고 진중한 차를 선택하게 된다는 그 나이 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스포츠카다. 옷을 입는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나이에 맞지 않는’ 의상도 골랐고, 머리도 심었다.

“늙었으니까 당신은 이럴 거야, 그런 말은 싫어요. 늙었으니까, 라는 것도 분명히 편견이거든요.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요. 젊은 사람들하고는 색깔이야 뭐 다를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사회 돌아가는 분위기를 내가 늙어서 잘 모른다, 그건 잘못 사는 거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휴대전화다. 요즈음은 장년층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고 하지만 최종원은 주변기기까지 빠삭하다. “주변 사람들이 새로운 걸 가지고 있으면 야 그거 뭐냐, 하고 물어봐서 마음에 들면 사고 해요. 문명은 21세기 현대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니까 기기의 발전에 열심히 따라가고 있죠. 케이팝같은 것도 열심히 들어요”

“당신은 늙었으니까 그렇게 살아야 할 나이야. 이런 건 깨고 살아나가고 싶은 거예요. 21세기에 맞는 문화가 있다면 나도 그렇게 살아볼 수 있는 거거든요. 나이를 먹었으니까 도전조차 할 수 없다는 의욕과 용기라면 삶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다만 천천히 살자. 그런 쪽으로 삶과 태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연예인 최종원, 남자 최종원


최종원은 의외로 외모에 큰 관심이 없다. 치장을 해 본 적도 거의 없고, 겨울에 입술이 틀 때 바르는 립글로즈 정도를 제외하면 얼굴에 화장품을 바른 일도 없다. 면도를 하기 전에 바르는 쉐이빙 크림조차도 안 썼다. 세수를 하고 나서 얼굴이 땡기든 말든 로션은 바르지 않았다. 그런 그가 머리에 신경을 쓰자 주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세상 참 많이 변했다”였다.

“그 전에는 머리를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모발 수술한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 사진 찍은 거나 수술 후에 달라진 모습을 보니까 아주 인물이 달라진 거야. 그래서 친구야 앞장서라. 나도 한번 해보자. 하고 상담을 해봤어요. 상담이야 누구나 좋은 말만 하니까 글쎄 했지만 친구의 모습도 봤고. 한번 용기를 내보자 하고 수술하게 됐습니다”

최종원의 지인들 중에는 20년 전 일본까지 가 수술을 받았던 이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실패를 했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봐왔던 그는 이번 친구의 변화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 “모제림성형외과는 17년 동안 사고 없이 수술을 해왔다고 하니까요. 나도 인생의 변화를 머리로 가져와보자, 하고 큰마음을 먹은 거죠”

결정은 했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리나 손 같은 부위가 아니라 머리이기도 하고 뽑아서 심는다는 것도 걱정됐지요. 한두 올 뽑는 것도 아니고 모질이 뽑을 텐데. 그런데 수술 하고 저녁에까지는 전혀 통증을 못 느꼈어요. 아침 되니까 마취가 다 풀어져서 조금 쑤셨는데 그때 진통제 하나 탁 먹고 그 이후로 딴 거 없고 전혀 통증도 없었고요”

“단 하나. 모발을 뽑았던 자리에 딱지가 앉으면서 생긴 가려움증은 좀 괴로웠어요. 그래도 성공을 위한 일련의 이 정도의 고통이야 뭐.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는 이상하게 통증이 없었던 편이라고 해요. 평생 40년을 수영해왔고 헬스도 부지런히 해 왔으니 그래서 저항력이 좀 있지 않았겠나 싶은데. 아무튼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술이었다고 봅니다”

배우로 살아, 배우로 남을 최종원


몇 달 전 모발이식 수술을 진행한 최종원은 아직 머리가 막 자라는 단계다.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직 6개월가량은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최종원의 말이다. “수술했으니까 딱 제대로 된 모습으로. 20년은 젊어 보인다, 이런 이야기는 충분히 들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 최종원의 젊은 삶, 노력하는 삶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배우로서의 최종원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을까. 대답은 ‘예’다. “자신의 삶이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주어진 대로만 사는 건 바보 같은 일이에요. 변화하는 삶을 살아야 해요. 남의 기쁨과 행복을 방해하지 않은 선에서 나의 삶을 개선해가는 것이 인생이죠. 배우라는 일도 마찬가지고요”

“요즘은 연예인을 한다고 하면 막 대단하게 대우해주고 그러는 일이 많은데 그렇다고 ‘나는 다른 사람들과 인생이 달라’ 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엄청난 착각이에요. 배우는 모든 노력을 쏟아 결과를 만들고 시청자들에게 판단을 받아야하는 사람입니다. 예술을 한다고 고귀한척 할 게 아니라 남들보다 배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이라는 걸 늘 염두에 둬야 해요”

때문인지 최종원은 앞으로 도전해 나갈 분야를 ‘선배답게 사는 것’으로 꼽았다.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세우는 것이 인생의 과정이죠. 후배들이 내 변화된 모습을 거둬갈 수 있게 된다면 그건 굉장히 성공한 인생이고요.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모두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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