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밴드 글루미써티스 “2015년, 더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입력 2015-03-13 08:08  


[bnt뉴스 김예나 기자]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닥치면 “타협”하고, 음악적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밀당”하는 것. 글루미써티스가 밴드로서 오랜 기간 자신들의 존재를 지켜온 방법이리라.  

간혹 인터뷰를 하다보면 의도치 않게 대화가 진지해질 때가 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 묘하게 감도는 숙연함이라고나 할까. 최근 서울 홍대 근처에서 bnt뉴스와 만난 밴드 글루미써티스(Gloomy 30’s) 멤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유독 그러했다. 인터뷰라기보다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무리 음악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스스로 타협점을 찾아야 해요. 그 과정에서 타협을 하지 못하고 변질되면 음악적 초심이 흔들리게 되겠죠. 결과적으로는 좋은 음악, 모두가 즐거운 음악을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요.”(남정익)

“음악 하면서 고민 안 해본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세월이 흐르면서 책임감이라는 것도 자연스레 찾아오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을 멤버들과 대화를 하면서 제대로 잡아가려고 노력해요. 게으르지 않고, 더 부지런히 말이죠. 결과는 그러한 노력들에 결국 비례 하니까요.”(신용남)

리더 신용남(보컬)을 중심으로 김선규(기타), 고종의(베이스) 그리고 남정익(드럼) 등 네 명의 남자들로 구성된 글루미써티스. 20대 시절부터 음악 활동을 이어온 멤버들은 30대 중반에 이르자  “당시에는 느낄 수 없었던 음악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에 대한 자세부터 달라졌어요. 20대 때는 음악을 쫓기듯이 하니까 늘 조바심이 났거든요. 빨리 성공하고 싶은 욕심도 컸고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30대가 되니까 음악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음악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 말이에요.”(고종의)

“30대가 됐다고 해서 글루미써티스가 변한 건 아니에요. 기존 갖고 있던 글루미써티스만의 색깔이 있다면 시간이 지나도 이어지겠죠. 그렇지만 저희가 음악적인 노력을 계속 하기 때문에 글루미써티스 음악적인 사운드 색깔은 당연히 변할 거라 생각해요.”(신용남)

‘글루미써티스의 색깔’이란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결성 이후 오랜 기간 동안 건반을 포함한 5인조 밴드로 활동해 오던 글루미써티스가 이번 새 앨범부터 본격적인 4인조 밴드 체제의 사운드를 구현해내고자 하기 때문. 이와 관련해 글루미써티스 음악의 기본 틀을 잡는다는 신용남이 “4인조 밴드 사운드 안에서 다양한 악기를 가미해 글루미써티스의 색깔을 다시 만들어 보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신용남은 글루미써티스가 갖는 “감성적 색깔”에 대해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글루미써티스가 전하고자 하는 감성 코드는 결국 ‘공감’이다. 예를 들어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나도 아프다’고 전할 수 있는 감성 같은 것이다”며 “힘들고 우울한 이들에게 글루미써티스의 음악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야 말로 글루미써티스가 갖는 감성적인 색깔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글루미써티스의 발표 곡들에는 한곡한곡 특유의 “감성적 색깔”이 담겨 있다. 첫 싱글 앨범 ‘사랑이 아녜요’는 현실에 부딪혀 사랑을 포기하고야 만 남자에게 전하는 ‘위로’를,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 ‘무제의 하루’는 꿈 하나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또 지난해 발표한 싱글 ‘백수의 밤’ ‘의리지왕(義理之王)’ ‘옳다구나’ 등에서는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미소 짓게 하는 ‘위트’를 선사하기도 했다.

“글루미써티스 곡들은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나 멋지고 세련된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요. 오히려 소외된 사람들, 우울한 사람들의 감성을 대변해주죠.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들에서 대중은 깊이 공감하는 것 같아요.”(고종의)

“모든 곡에 똑같은 감성이 담길 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글루미써티스 음악에는 기본적으로 ‘행복’과 ‘희망’이라는 큰 테두리가 형성 돼 있어요. 지금까지 이 안에서 한 곡 한 곡 만들어졌고, 각각 다른 메시지를 담았던 거예요. 새 앨범도 이전 앨범들과 같은 감성적 색깔을 담아낼 예정이에요.”(신용남)

새 앨범 이야기가 나오자 글루미써티스 멤버들은 조금 더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과거 앨범들의 연장선이 아닌, 네 사람의 첫 앨범이길 바란다”는 김선규의 말처럼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들만의 오롯한 새 앨범을 위해 “새 마음, 새 뜻”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진짜 첫 앨범 같은 마음이에요. 멤버들 각자 파트에서 지금껏 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생각하고, 또 연구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멤버들끼리의 ‘합(合)’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모여서 회의를 한다든가 서로 의논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을 겪는 거죠. 이런 과정을 겪다보니 진짜 처음으로 앨범을 만드는 느낌이에요.(웃음)”(남정익)

“각자의 자리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2015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에요. 멤버들끼리 의기투합해서 곡 작업도 함께 하고 공연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색깔과 감성으로 표현될지 저희 역시도 무척 궁금해요. 다른 것보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다면 자연스럽게 즐거운 시간들이 점점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신용남)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따뜻한 봄과 함께 기지개를 펴듯, 4인조 밴드로서 풀가동을 예고한 글루미써티스가 펼칠 행보가 궁금해졌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멤버들은 이제껏 보이던 무게감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한층 누그러진 표정으로 생각들을 풀어냈다.

“글루미써티스 안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거나, 인기 얻기를 바라는 게 아니에요. 각자 열심히 살고, 힘든 부분들은 헤쳐 나가면서 글루미써티스 안에 존재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남정익)

“좋은 음악, 좋은 편곡으로 꾸준하게 활동하길 바라요. 전 지금 글루미써티스 활동이 정말 좋거든요. 끝까지 좋은 관계로 오랫동안 우리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위로해주길 원해요. 더불어서 음악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잊지 않고 변하지 않는 건 우리가 꼭 반드시 지켜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고종의)

“지금은 주로 서울과 인천 지역에서 활동을 하는 편인데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해 보고 싶어요. 돌아다니면서 글루미써티스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아, 개인적으로 ‘무도 가요제’에 나가보고 싶어요.(웃음) 글루미써티스 음악이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김선규)

“2015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 합니다. 4인조 글루미써티스로서 어떤 색깔과 감성을 담은 앨범이 나올지도 무척 궁금하고요. 이왕이면 멤버들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계속 곡 작업 중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라이브 공연할 때는 네 사람 모두가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공연장을 향하는 발걸음부터 신나서 글루미써티스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들도 함께 신나길 바라요. 가족 같은 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제대로 빛내보겠습니다.”(신용남)(사진제공: 글루미써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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