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유로운 영혼, 모델 겸 타투이스트 크라이머

입력 2015-10-07 15:12  


[심규권 기자] “누가 봐도 ‘저 사람 참 자유롭게 사는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하지만 어느 하나를 시작하면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이기에 자유롭게 살지만 제 주관은 또렷이 하는 것. 그것이 제 삶의 목표에요”

타투이스트 겸 모델 크라이머에게 직업인으로서 자연인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대번 나온 답이었다. 타투이스트답게 짙은 레터링과 원색적 타투가 몸을 뒤덮은 그. 이번 화보촬영에서 그는 남성적인 비주얼 속 숨겨둔 감흥을 드러냈다.

강렬한 타투만큼이나 독특한 인생 궤도를 그려온 크라이머.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지나왔던 길 또 앞으로 가고 싶은 길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Q. 크라이머를 처음 보는 이들을 위해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이태원에서 개인 타투샵을 운영하며 타투 중에서 ‘올드스쿨’이라는 장르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이후로 모델 일도 겸하고 있다.

Q. 크라이머…언뜻 이해가 안 되는 이름이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인가?

사실 이게 일화가 있다. 범죄자라는 뜻의 영어단어를 이름으로 쓰고 싶었다. 4년 전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할 즈음 친구랑 술을 마시다가 범죄라는 뜻의 영어단어 크라임(crime)을 봤다. 그 자리에서 얼른 만들어낸 이름이다. 영어를 잘 몰랐던 때라서 뒤에 조사 er을 붙이면 범죄자라는 의미가 되는 줄 알았다(웃음). 주변에서 의외로 평이 좋아서 그대로 사용했고 또 나중에 미국 가서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Q. 진주에서 상경했다. 셀 수 없는 일화가 함께 했을 듯 싶다. 서울에서 자리 잡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

흔히 지방 사람들이 상경하면서 ‘서울에서는 무언가 이뤄질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올라온다. 본인도 처음에 그런 설렘을 가지고 16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상경했다. 처음에 있던 곳은…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스타일리스트로 1년 정도 있었다. 거기서 타투를 하는 외국 친구를 만나서 타투이스트의 길로 접어들었고 지금 여기까지 왔다.

Q. 모델인가, 타투이스트인가. 어떤 직업을 자신의 타이틀로 하고 싶은가.

아직은 타투이스트 크라이머라고 표현하고 싶다. 모델 일은…현재 일하고 있는 소속사와 계약을 한지가 얼마 안됐고 그 전에는 아는 사람을 통해 알음알음 일을 했다. 모델로서의 삶은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는 타투이스트 크라이머라고 소개하고 싶다.

Q. 모델 크라이머로서의 꿈은?

최고가 되는 것이다. 무엇을 할 때마다 항상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그래서 모델 크라이머라고 하면 정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인정하는.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봐도 ‘아 저 사람 모델인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Q. 화보촬영을 적잖이 해봤는데 할 때마다 보통 어떤 마음으로 임하나?

촬영할 때는 매번 설렌다. 사전에 ‘어떻게 하겠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현장에서 주문하는 대로 촬영에 임한다. 그러면 잘 나오는 것 같다.


Q. 모델의 경우 몸에 타투가 있으면 아무래도 제약이 있지 않나.

제약이라는 것은 어디를 가나 항상 있다. 굳이 모델이 아니더라도. 하지만 타투가 있다고 해서 화보 촬영에 크게 문제를 느낀 적은 없었다. 언뜻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타투를 한 내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스스로 행동을 조심하면 문제가 없는 부분이다.

Q. jtbc ‘비정상회담’ 출신인 다니엘 스눅스와 찍은 사진이 많다. 친분이 있는 것 같다.

다니엘을 안지는 4년이 넘었다. 모델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만났다. 서로 타투도 있어서 타투와 관련된 얘기를 자주했고 이태원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깐 자연스레 친구가 됐다. 그리고 다니엘 스눅스 말고 모델 다니엘이라고 따로 있는데 이 셋이 같이 뭉쳐서 잘 다녔다. 만나서는 주로 한국어로 소통한다(웃음). 나도 영어를 조금 하기는 하는데 다니엘이 워낙 한국말을 잘한다.

Q.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상경 후 초반 어느 미국인 타투이스트를 통해서다. 그 분은 잠시 한국에 여행 온 분이었는데 나에게 타투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를 했다. 타투를 보통 수강을 통해 배우고 그러는데 나는 독학을 했다. 좋으니깐 그냥 했다. 그러다가 ‘어, 이거 하면 되겠는데’ 싶었다. 처음에는 내 몸에다가 그렸는데 그걸 본 친구들이 자기들도 해달라고 한 것이 점차 커졌고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는 것이 어떨까’해서 본격적으로 지인 샵을 통해 시작하게 됐다.

Q. 타투이스트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직업적 즐거움은.

바늘을 사람한테 꽂을 때 너무 즐겁다(웃음). 그 첫 바늘이 들어갈 때 특유의 희열감이 있다. 그냥 타투가 너무 좋다. 순전히 타투가 너무 좋아서 시작했다. 처음 그림을 그려냈을 때 ‘이게 내 손에서 나온거야? 너무 멋있는데!’하고 뿌듯했고 나중에 내가 그려낸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크라이머 타투 아니냐고 알아볼 때 기분은 최고였다.

Q. 반면에 어느 직업이나 그렇겠지만 타투이스트 역시 녹록치 않은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타투가 너무 좋아서 시작했지만 한 때 타투를 잠시 돈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 안 되지만. 그때 너무 힘들었다. 그러니깐 될 것도 더 안됐다. 그 뒤로 마음을 가다듬고 그냥 작업이 들어오면 하고 말면 말자식으로 생각을 바꿨다. 그러니 돈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됐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타투 작업은?

(웃음)워낙 많은 작업에 다 의미가 담겨 있다 보니 하나를 집을 수가 없다. 최근 기억에 남았던 것은 어느 군인 하사분. 체격이 굉장히 좋으셨는데, 부대 내에서 사고로 죽은 동기의 군번을 몸에 새겨 달라고 했다.

Q. SNS를 보면 외할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보인다(유년시절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어머니다. 어머니 같은 존재다. 너무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타투이스트가 된다고 하자 반대하셨지만 처음 내 몸에 새겨진 타투(어머니의 얼굴)를 보고 마음을 접으셨다. 물론 몸에 도배를 해서 갔을 때는 놀래셨지만…. 그리고 타투이스트로서 계속 성장해나가니 나중에는 인정을 해주셨다.

Q. 요새는 일과 혹은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는가? 샵이 쉬거나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샵이 정해진 시간이 없다. 오픈은 항상 2시인데 예약손님만 받는다. 원래는 주말에도 샵을 열었지만 요새는 여자친구와 시간을 맞추려다보니 가급적이면 주말에는 열지 않는다. 쉬는 날에는…바이크 라이딩을 하거나 아이쇼핑하러 다닌다. 친구들끼리 카페가거나 하는 것을 안 좋아해서. 그리고 주로 샵에서 논다. 샵을 아지트로 만들자하는 생각으로 오픈한 것도 있어서 쉬는 날에는 아는 지인 분들과 함께 샵에 모여 논다. 또 술을 워낙 좋아한다. 샵 앞에서 테이블 깔고 같이 먹고 마시고.

Q.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

향후 계획은 우선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타투이스트이다 보니깐 한국에서는 다소 활동에 제약이 있다(한국은 의사를 제외한 자의 타투 시술이 불법이다). 타투 시장이 큰 미국에서 활동해보고 싶다. 모델로서도 역시 그렇고. 거기서 지금 내 여자 친구와 함께 결혼 생활도 하고. 둘 다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 유럽도 같이 다녀보고 싶다.

최대한 자유롭게 살고 싶고 자유롭게 살려고 노력한다. 너무 자유로워서 막 백수 이런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 사람은 진짜 자유로운 영혼이다’라고 느낄 정도로. 그걸 너무 보여주고 싶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획 진행: 심규권,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유승근
의상: A.F.M, H&M, 카네브로스
슈즈: 팀버랜드
헤어: 에이컨셉 김상우 디자이너
메이크업: 에이컨셉 강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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