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녀는 예뻤다’ 신혜선 “에디터의 실제 조언, 한설에게는 필요 없었다”

입력 2015-12-24 15:23  


[위효선 기자] 신혜선은 화보 촬영이 처음이라고 했다. 카메라 앞에 선 그를 비롯해 촬영장에 있는 모두가 에너지를 뿜었다. 어색한 포즈에 눈을 찡긋하면서도 다시 자세를 고쳐 앉는 신혜선은 ‘모스트’ 팀 소속 뷰티 에디터 한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신혜선은 한설과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극 중 역할을 위해 내재되어 있는 활발함을 극대화 해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보 촬영이 끝난 후 편안히 앉아 촬영의 소감을 털어놓는 그는 사랑스러운 한설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신인 배우에게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없겠지만 신혜선에게 한설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한설을 연기한 이후로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겼기 때문. 
 

신혜선이 한설을 만난 건 우연한 기회였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에서 순종적이고 여성스러운 은희를 연기하고 있던 그에게 한설의 등장은 새로웠다.

“한설의 성격이 쉽게 밉보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해질 것 같았거든요. 은희가 워낙 착하고 순종적인 여자였기 때문에 은희와 상반된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신혜선은 은희와 정반대의 여성성을 띈 한설을 선택하는 것에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고 전하며 두 캐릭터가 줄다리기를 했던 혼란의 시간을 회상했다.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어요. ‘오나귀’ 후반부에 ‘그녀는 예뻤다’ 촬영을 시작하게 됐는데 두 가지 캐릭터가 성격이 너무 다르다 보니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죠. 간극의 차이를 잘 극복해야 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한설은 조연이었지만 주인공 3인방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귀엽고 통통 튀는 캐릭터로 ‘남자들의 워너비’라는 수식어를 갖고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인기를 신혜선은 드라마가 시작하고 나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저는 미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자의 돈을 보고 결혼 하려고 하는 속물이잖아요. 살면서 여우가 될 필요가 있지만요. 결국은 준우(박유환)과 해피 엔딩을 맞았지만 결과가 중요한가 싶더라고요”
 

‘그녀는 예뻤다’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쏟아졌던 하반기에 눈에 띄는 사랑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즐거운 장르와 빠른 전개, 그리고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 등 핫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기 때문이다.

“사실 촬영을 하고 있는 도중에는 드라마의 인기가 피부로 와닿지는 않더라고요. 그런데 끝나고 나서 보니까 이렇게 화제가 되는 작품에서 주목 받을 수 있었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영광이었죠.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한국 드라마 속에서 매거진 편집팀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생소하다. 화려하게 출간되는 매거진이 누가 어떻게 어떤 분위기 속에서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파고든 작품이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C’사 매거진 사무실에 직접 다녀왔어요. 드라마 속 ‘모스트 팀’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무실 풍경이었죠. 책상이나 복도에 서류와 제품들이 높이 쌓여 있었고요. 고급스러운 의상들이 화려하게 가득 걸려있고요”

극 중 뷰티 에디터 역할을 맡은 그는 실제 ‘C’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현직 에디터를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그 세계에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담겨있었다고 했다.

“극 중 한설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감정을 가지고 회사를 다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을 많이 들었어요. 상사와 부하 직원의 미묘한 관계와 감정 같은, 직접 경험한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것들이요. 그런데 한설한테는 그 조언이 별로 필요가 없었어요. 위 아래가 불분명한 캐릭터라서(웃음)”

박서준이 연기한 지성준은 ‘지랄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극의 후반부로 가면서 김혜진과의 러브라인이 그려지며 로맨틱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등장 초반에는 ‘모스트’ 팀의 미움을 한 몸에 받는 부편집장이었다.

“박서준 씨 같은 외모라면 당연히 좋아했겠죠? 그러나 지성준의 성격은 상사로서 정말 별로인 것 같아요. 박서준 씨와 나오는 장면마다 눈을 흘기고 있었어요(웃음)”
 

신혜선은 주인공 커플인 박서준과 황정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커플 연기를 했다. 귀엽고 깜찍한 두 남녀가 그리는 장면은 현실에 있을 법했기 때문에 더욱 응원을 받기도 했다. 여우 같은 한설이지만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서툰 유혹의 기술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본이 나올 때마다 한설과 준우 신을 보면서 너무 귀여웠어요. 언제 그렇게 귀여운 커플을 해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 유환이가 두 살 동생인데 서로 너무 친해져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편하게 리허설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잘되는 드라마는 현장분위기부터가 다르다는 말이 있는데 ‘그녀는 예뻤다’ 촬영장이 딱 그랬다. 특히, 여주인공 김혜진 역을 맡은 황정음의 활약은 남달랐다. 선배들과의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 긴장감을 안고 있었다는 신혜선도 황정음의 에너지를 전해 받았다고.

“언니가 거의 매 신을 출연했기 때문에 쉴 틈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피곤한 기색 없이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언니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김혜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예뻤다’에 등장한 모든 캐릭터는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었다. 특출한 능력과 개성 넘치는 ‘모스트’ 편집팀 에디터들은 매 회마다 웃음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모스트’ 팀에서 묵직한 무게감을 가졌던 배우 신동미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제가 맡은 한설과는 정반대의 느낌이죠. 출연한 배우들끼리 동미 언니를 걸크러쉬라고 불렀어요. 프로페셔널하고 리더십이 있는 분이시라서 다른 배우들을 모두 잘 이끌어주셨죠. 동미 언니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걸요? 여자들이 ‘반할 것 같다’고 하는 정도였으니까요”

엣지 있는 여자 에디터들 외에 지성준 부편집장을 필두로 ‘모스트’ 팀에는 많은 남자 에디터들이 있었다. 모든 남자 캐릭터들이 존재감을 확실하게 발휘 했는데, 그 중 신혜선의 이상형이 있다면 누구일까?

“풍호 오빠라고 하면 너무 웃기려고 하는 것 같을까요?(웃음) 저는 김신혁(최시원) 캐릭터가 좋아요. 재지 않고 솔직하고 재미있고. 연애할 때 밀당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편하게 터놓을 수 있는 연애가 좋은 것 같아요”

‘그녀는 예뻤다’의 마지막 회가 방송되고 난 후 결말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지성준과 김혜진이 결혼을 하는 장면이 그려지며 드라마는 끝이 났지만 결코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는 추측이 이어진 것. 직접 드라마에 출연한 신혜선은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저는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대로 믿는 것. 드라마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열린 결말이라는 추측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요?”
 

2013년, 화제작 KBS ‘학교2013’으로 데뷔한 신혜선은 2년 남짓한 기간동안 착실하게 연기했다.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쌓은 그녀에게서 시크한 고등학생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지만 그는 데뷔작 ‘학교2013’에서 파격적인 숏컷으로 인상을 남겼다.

“김우빈, 이종석씨가 남남 케미였다면 계나리와 함께 ‘학교 2013’의 여여 케미를 담당했죠. ‘학교 2013’은 사실 가장 어려웠던 작품으로 기억돼요. 역할 이름도 신혜선이었고 말투나 행동도 깊게 생각할 것이 없었는데 데뷔작이라서 그랬는지 ‘어’, ‘응’ 같은 짧은 대사도 어려웠어요”

‘학교2013’, tvN ‘고교처세왕’ 그리고 ‘오 나의 귀신님’과 ‘그녀는 예뻤다’까지 그가 작품마다 보여주는 변신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외모는 물론 말투와 눈빛까지 완벽하게 바꾸는 그이기에 시청자는 ‘여기 나온 신혜선’이 ‘저기 나온 신혜선’이 맞는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래도 ‘그녀는 예뻤다’ 이후로 많이 알아봐주세요. 제가 한설을 연기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특별히 어떤 이미지를 굳히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신인이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어요. 들어오면 다 해야죠.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에요”

“연기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로맨스나 멜로 물은 가까운 현실에서 경험해볼 수도 있는 거지만, 사극이나 시대극은 타임머신이 있지 않은 이상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이잖아요. 연기를 시작한 이상, 사극과 시대극은 꼭 해보고 싶은 장르에요. ‘암살’의 전지현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셨죠”

트렌디한 드라마를 주로 한 신혜선이 꿈꾸는 파트너는 바로 배우 김혜자와 같은 ‘선생님 배우’다. 그는 선생님들과의 연기 호흡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자산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익히 들었다고 전했다.

“작품을 함께 하면서 혼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면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혜자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 등 많은 선생님 배우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는다고 들었어요. 박근형 선생님은 평소에는 정말 인자하신데 연기에 대해서는 엄격하신 분이라고 들어서 더 뵙고 싶어요”

이제 대중에게 이름을 막 알리기 시작한 배우 신혜선. 배우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빈번한 요즘,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물었더니 1초의 고민 없이 대답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나가고 싶어요. 셰프님들께 매운 요리 부탁하고 싶어요. ‘런닝맨’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평소에는 게으를 때도 있는데 승부욕이 발동하면 아드레날린이 막 분비되는 느낌이에요. 게임 열심히 할 수 있거든요”

 
신혜선은 2016년 2월에 방송 예정인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가제)’에 출연을 결정지었다. 철없는 한설을 벗어나 자립심 강한 막내딸을 연기할 그의 변신에 대중이 또 한번 기대를 보내고 있다. 선생님들과의 작업을 꿈꿔온 그 역시 차기작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내비쳤다.

12월 30일은 MBC 연기대상이 열리는 날이다.

신혜선은 그 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170cm의 훌륭한 바디라인을 뽐내며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무대 위에서 영광스러운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앉은 채 감격의 소감을 전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기획 진행: 안예나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르샵, 츄, 에이인, 레미떼
슈즈: 아키클래식, 츄, 캐롤리나 헤레라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백: 폴렌
선글라스: 오뚜르
시계: 자스페로
헤어: 이엘 지애 실장
메이크업: 이엘 현영 실장
장소협찬: 모단걸응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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