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인터뷰] 밤신사, 잊고 지낸 사이

입력 2016-01-13 19:33   수정 2016-01-13 19:35


[bnt뉴스 김예나 기자] ‘익숙한’ 존재에 의문을 가져본다. 언제부터 익숙했는가, 따져보니 그리 오래 되진 않았다. 이번에는 과거 ‘익숙했던’ 무언가에 또 한 번 의문을 가져본다. 더 이상 그 때의 익숙함이란 찾기 어렵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오히려 생소하기까지 하다.

심장이 뛴다. 새로운 무언가를 접했을 때보다 잠시 잊고 있던 무언가를 우연히 접했을 때 더욱 그렇다. 최근 bnt뉴스가 만난 밴드 밤신사가 내민 한 장의 카세트테이프가 그랬다. (밤신사는 송시호, 정중엽, 정주영, 이재규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지난해 12월 데뷔 앨범 ‘실화를 바탕으로’를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했다. A면과 B면 모두 합쳐 9곡이 수록됐다. 상반기 중 LP로도 발매 예정이다. 타이틀곡 ‘밤신사’만 음원으로 들어볼 수 있다.)


아날로그를 택한 이유

하지만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조차 없는 것이 현실. 당장 황학동 벼룩시장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기자에게 밤신사 멤버들은 “저희도 집에서는 듣지 못한다. 유일하게 차에 데크가 있는 멤버(이재규)만 들을 수 있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할 생각을 했을까. 아날로그적 복고 바람 때문인 걸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뜻밖이었다.

“국내 거대 음원사이트 수익 배분 자체가 잘못 됐다는 사실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됐어요. 인디 밴드들이 음악을 해서 얼마나 돈을 벌겠어요. 솔직히 음원 하나 다운로드 받는 데에 들어오는 수익은 말도 안 되게 적어요. 그 부분이 너무 혐오스러웠어요. 그래서 아날로그적으로 가자고 결심했어요.”(송시호)

누군가는 미쳤다고 했다. 디지털 음원 시장이 지극히 당연한 요즘 세상에서 이 무슨 모험이고 도전이냐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오기는 아니었다. 멤버들끼리는 충분한 명분과 의식을 갖고 시도한 바였다.

“만약 저희가 아니라 유명한 분들이 카세트테이프로 발매했다면 다른 뮤지션들이 따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누구라도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밤신사)

물론 반갑다는 반응도 컸다. 요즘처럼 편하게 스트리밍으로 음악 듣는 것도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 못할 일 아니었나. 이제는 CD마저 아날로그의 한 역사가 된 이 시대에 카세트테이프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저희가 어렸을 때는 CD도 나오기 전 카세트테이프 세대였어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이 컸죠. 하지만 밴드 활동 하면서 제가 카세트테이프를 낼 거라는 생각은 사실 못 해봤어요. (웃음) 나름 감동이 있네요.”(정중엽)

“카세트테이프의 묘미는 흘러가는 대로 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어느 순간 되면 요령이 생겨서 딱 맞춰 듣게 됐던 것 같아요.(웃음)”(정주영)


요즘 음악이 아쉬운 이유

단순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함은 아니었다. 밤신사는 소위 말해 요즘 음악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들은 “언제부턴가 음악을 컴퓨터로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컴퓨터로 만든 음악은 로봇 같아요. 하지만 이미 요즘 뮤지션 분들은 컴퓨터 음악에 익숙해졌죠. 본인이 직접 연주를 하는 데에는 어색해 하고, 실력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견디질 못하니까요.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 돼요.”(송시호)

“익숙한 음악을 들을 수밖에 없어요. 그 익숙함이란 결국 지금의 것들을 얘기하는데, 요즘은 음원 차트 위주의 곡들만 접할 테니 메이저 음악만 들을 테고요. 그렇게 반복되니 요즘 음악에 익숙해질 수밖에요.”(정중엽)

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이들의 앨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그들의 음악을 감성 팔이 식의 마케팅 일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우리가 잊고 지낸 옛 방식을 다시금 사용하자는 바람이었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음원 유통 시장에 대한 저희 나름의 조그마한 반항이죠. 저희를 계기로 많은 뮤지션 분들이 카세트테이프나 LP로 발매하는 데에 동참하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주위 인디 밴드들이 저희와 같은 움직임에 많이 동참하셨으면 좋겠어요.”(송시호)

“황학동 벼룩시장에 가면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중고로 만 원이면 구입해요. 온라인으로도 구매 가능하고요.(웃음) 꼭 뮤지션 분들이 아니더라도 카세트테이프에 관한 옛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LP도 마찬가지고요.”(정중엽)

“저희 카세트테이프에 관심 갖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사실 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방식일 텐데 그래도 더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 주시잖아요. 음원 시장만 계속 크게 장악할 것이 아니라 다른 유통 방식도 함께 커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많은 뮤지션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정주영)

“현재 뮤직비즈니스 상류층에 군림하는 분들은 솔직히 거대 기업들의 횡포와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음악 하는 뮤지션 분들을 말려 죽이는 일입니다. 그런 부분들을 꼭 감안해서 음원 시장 외적인 부분에는 횡포가 없었으면 좋겠어요.”(이재규) 


밤신사는 이달 29일 서울 마포 무대륙에서 앨범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이날 밤신사는 이번 데뷔 앨범에 담긴 모든 수록곡들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 곡 한 곡 담긴 그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들이 객석으로 전달, 그들과 함께 열띤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무대 위 라이브 연주를 할 때면 관객들과 소통되는 에너지가 있어요. 매 라이브 무대마다 다르게 느껴지지만 항상 피부로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콘서트에서는 우선 앨범 수록곡 위주로 연주할 거고요. 기본적인 약속 외적인 부분은 그 순간의 기분에 따라서 퍼포먼스가 달라질 겁니다. 와서 신나게 즐겨 주세요.”(밤신사) (사진제공: 일렉트릭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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