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양의 후예’ 김민석, 소박하지만 큰 사람

입력 2016-03-25 11:18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태양의 후예’ 방영 시작과 동시에 쏟아진 갑작스러운 관심과 사랑은 김민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단조로운 말투로 전하는 진지함 속,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단어 선택으로 소소한 웃음을 안긴 그는 작품 속 김일병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최근 방영중인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에서 ‘아기병사’라는 애칭까지 생기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우 김민석과 bnt뉴스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지난해 촬영이 끝난 드라마인 만큼, 김민석은 ‘저때 저랬었지’ 회상하며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을 확인하고 있다고.

“‘태양의 후예’는 추억이에요. 촬영할 때는 7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지금 거의 1년 만에 방송을 보고 있어요. 사실 이제 촬영이 끝난 후에 ‘우리 할 몫 다했다, 이제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지냈는데, 시간이 지나 방송이 시작되고, 이렇게나 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어요.”


크지 않은 분량에도 자신의 개성을 녹여내며 ‘아기병사’ ‘요정귀’ 등 팬들의 애칭까지 생길 정도로 사랑 받고 있는 그는 “어떠한 상황이든 항상 할 말은 하고, 혼난다고 기죽지 않는 소신 있는 캐릭터라 귀여워해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대중이 보는 김기범 일병이 아닌, 본인이 생각하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김기범은 여기에 멈춰 있는 친구가 아니라 항장 성장을 하는 친구라 매력 있었어요. 또 특유의 장난기와 재치로 시청자들한테 쉬어갈 박자를 줄 수 있는 아이였죠. 저 또한 그 캐릭터가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연기했고요. 감독님께서도 저에게 ‘그냥 네 마음대로, 네가 생각한대로 하라’고 하셔서 저는 ‘인간 김민석이 군대를 가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웃음).”


김민석은 아직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가 그려낸 김기범은 ‘자신이 군대에 간다면’ 이라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됐다. 실제 본인의 모습과 그가 이해한 김기범을 통해 더해진 사소한 애드리브들은 극에 감칠맛을 더해주기도. “저는 지진 때문에 부상을 당한 상황이고, 이후에 헬기를 타고 유 대위(송중기), 서 상사(진구)님이 내려오는 부분이다. 거기서 ‘다친 인원 없나’라는 말에 ‘없습니다’라고 답하는 장면인데, 촬영 때 ‘난 (부상)있는데 왜 없지?’라는 생각으로 ‘없습니다’하면서 부상당한 제 어깨를 슥 봤는데 시청자 분들이 알아봐 주시더라”며 고민한 지점을 알아보고 즐거워해주는 시청자들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고민한 김기범이 화면을 통해 잘 스며든 지점은 또 있었다. 김민석은 “제가 극중 서상사 바라기다. ‘위치로’하면서 가라고 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제가 임중사(안보현)형한테 끌려가면서 서상사님을 바라봤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걸 또 캐치해서 살려주셨더라. 명감독님이시다”며 웃어보였다. 진심 섞인 그의 농담처럼, 명감독과 명작가, 명배우들과 한데모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과 함께하며 본인을 더욱 알리게 된 ‘태양의 후예’는 김민석에게 어떤 작품일까 물었다.

“인간 김민석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기범이처럼 제 정신도 같이 성장을 한 것 같아요.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하고, 저를 좀 더 들여다보면서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전 많은 작품들과 ‘태양의 후예’ 이전, 김민석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노래하는 건 즐거웠지만 노래가 본업이 되는 순간은 싫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에 다른 소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했으면 모르겠는데, 저는 사회생활을 경험한 상태에서 시작하려니 저와는 잘 안 맞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닥치고 꽃미남 밴드’라는 작품을 만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연기를 하는데 ‘살면서 이렇게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싶었죠. 촬영 끝나고 회사로 돌아왔는데 춤이든 노래든 다 의욕이 떨어졌어요. 지금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분들은 인내와 고민이 대단한 분들인 것 같아요.”

‘살면서 이렇게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라고 느낄 정도로 연기에 매력을 느낀 그는 자신의 선택에 “항상 만족”을, 무대에는 “100% 미련이 없다”고. 막상 연기에 발을 들인 후, 연기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던 그는 “하지만 한 두 작품씩 꾸준히 하다보니까 이렇게 기회가 와서 하루하루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은 같은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건 처음이다. 섭외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민석은 ‘닥치고 꽃미남 밴드’부터 꾸준히 ‘후아유-학교2015’ ‘상상고양이’ 등에 출연하며 작품을 이어오고 있었다. ‘상상고양이’를 제외한 ‘후아유-학교2015’ ‘태양의 후예’ 등에서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며 이목을 모은 김민석은 부산사나이라고. 그렇기에 사투리 연기를 조금 더 수월하게 느끼는 지점이 있었을 터.

“표준어는 도전이고, 사투리는 제 무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막상 연기 연습을 제일 많이 했던 건 표준어를 쓴 ‘상상고양이’ 였어요. 내가 표준어를 쓰면 어떤 표정이 나오고, 어떤 부분에서 악센트가 나오는지 고민 많이 했는데 저는 저인지라 별 차이가 없더라고요. 사투리가 리듬이 세잖아요. 그래서 표준어를 써도 운율이 없어질 뿐이지 큰 차이는 없었어요. 지금도 많이 안 쓰지 않나요?(웃음). 연기할때도 딱히 사투리를 고집하지는 않아요. 어떤 작품이든 어떤 감독님이든, 제가 사투리를 쓰겠다고 고집 부려서 쓴 적은 없어요. 저를 찾아준 연출님이 시키는 대로, 요구하는 것에 따라 잘 맞춥니다(웃음).”


사투리를 본인의 ‘무기’라고 표현한 그에게 또 하나의 양날의 검이 있었으니. 바로 앳된 외모다. 배우로서 동안인 것에 대한 장점으로 김민석은 “지금 제 나이가 어른이라고 하면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인데,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나이 대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반면, “반대로 가면 연기에 대한 스펙트럼이 외적인 것 때문에 제한될 때가 있다. 변호사든 경찰이든, 특수한 직업을 가진 외모랑은 거리가 많이 멀지 않나. 장점이라고 느끼고 있지만 속으로는 또 조금만 더 어른스러웠다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사실 외모에 대한 고민은 예전에 많이 했던 고민이고, 요새 드는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면서 급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요. 제가 작품에서 특별히 엄청난 연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받게 될 줄 몰랐어요. 고민이라기보다는 기대에서 오는 부담이 걱정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저 앞으로 일하는 것에 있어서 구설수라든지, 연기력 논란 같은 부분들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잘 성장해나가는 배우가 되는 게 고민이자 목표에요.”

“딱 ‘난 이러이러한 배우가 되겠다’ 하는 건 없어요. 그저 10년이 지나도 지금처럼 연기를 하고 있으면 그걸로 됐어요. 힘들게 시작해 버티면서 연기를 한 만큼, 지금처럼 계속 연기를 하고 있는 저라면 만족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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