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콘’ 이수지 “아줌마 캐릭터는 우리 엄마가 모티브”

입력 2016-04-05 15:22  


[김민수 기자] 아줌마보다 더 아줌마 같은 신들린 연기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움켜잡게 만든 개그맨이 있다. 대한민국 장수 개그 프로그램 KBS2 ‘개그콘서트’에서 싸이 닮은꼴, 조선족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내며 앞으로 예능을 이끌고 갈 차세대 예능인 그가 바로 이수지다.

그는 데뷔 1년 만에 폭발적인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점점 드러내기 시작, 이후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죠?’라는 유행어를 터뜨리며 현재 대중들에게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모두에게 힐링을 주는 개그를 선보이고 싶다던 이수지. 여태 봐왔던 개그맨과 달리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며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그에게서 포장과 과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Q. 화보 촬영 소감.
평소 해보지 못한 촬영이었기 때문에 너무 즐거웠다. 특히 마지막에 했던 섹시한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주변에서 모든 남자를 유혹하는 느낌으로 해보라고 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고 이 사진이 나가면 내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늘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해본다.

Q. 28살, 늦은 나이에 데뷔.
원래 SBS 공채 10기 개그맨으로 데뷔했었다. 당시 2008년도 SBS ‘웃찾사’를 하고 있다가 폐지되어 못하고 2012년에 KBS 공채 27기 개그맨으로 합격했다.

Q. KBS 공채 개그맨 시험, 운이 좋았던 시기.
사실 합격하기 전 엄마가 언제까지 개그맨 지망생으로 지내고 있을 거냐면서 집 근처에 짓고 있는 백화점이 완공되면 평생 다닐 직장이라고 생각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백화점이 한 층씩 올라가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해 하고 있을 때 마침 KBS 공채 개그맨 시험이 12월에 있었다. 원래는 매년 3월에 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Q. 최종 합격.
너무 기쁜 마음이었고 합격 당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합격해서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3명이서 팀으로 시험을 봤던 오빠만 합격자 명단에 없고 나와 박은영 언니만 있더라. 지금은 개그를 관두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때는 너무 미안했다.

Q. 학창시절, 떡잎부터 다른 개그 본능.
고1 학교 축제 때 담임선생님이 나에게 콩트를 짜서 한번 나가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전교생을 웃겨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진짜 열심히 했다. 마음 맞는 친구들하고 말도 되지 않는 개그로 강당에서 했는데 친구들이 엄청 웃더라.

Q. 데뷔 전부터 준비한 개그.
영화관에서 3년 동안 일을 했었다. 내가 사는 주변 영화관에 사이즈가 맞는 치마가 없다고 해서 일을 못할 뻔 했는데 다행히 일산 쪽 영화관에 맞는 바지가 있다고 해서 일을 하는데 티켓팅을 하고 영화관에 안내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더라. 그때 손님을 안내해 주고 영화 하는 시간에 코너를 구상했는데 그렇게 처음 만든 개그코너가 ‘친절 시네마’다. 이 코너로 시험을 준비했었다.


Q.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개그콘서트-황해’, 위험 부담이 컸다고.
이 코너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시작할 때 아예 중국 이름, 중국에 관련된 것들은 모두 빼고 말투와 억양만 넣자고 했다. 사실 빼지 않고 극장에서 공연 하면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는데 방송에서 하면 불쾌해 하는 조선족들이 다소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림이나 홍대 쪽 다니지 말라는 진짜 협박 같은 메시지를 받은 적도 많다. 실제로 선배들이 갔었던 홍대 쪽 양꼬치 가게 사장님이 오지 말라고 하더라.

Q. ‘개그콘서트-황해’, 보이스피싱 아이디어가 굉장히 신선했다.
처음 틀을 갖춘 것은 홍인규 선배를 통해서 얻은 것이고 나머지 내용들은 주변에서 많이 알아냈다. 지하철을 타면 조선족들이 통화하는 내용들을 듣고 말투를 따라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만들어냈다. 평소 보고 느끼고 하는 것들 캐릭터로 가지고 오거나 운전을 하면서 또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계속 아이디어를 생각한다.

Q. 개그콘서트 ‘가족같은’, ‘HER’ 코너에서 보여준 아줌마 연기,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우리 엄마라고 생각하면 된다(웃음). 엄마에게서 캐릭터를 가지고 왔다. 그래서 주변에서도 다들 공감이 가는지 전부 우리 엄마라고 그러더라.

Q. 27기 동기의 가슴 아픈 코너.
‘개그콘서트-HER’에서 보여준 내 캐릭터가 원래 슬픈 사연이 있다. 동기 중에 비운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27기 김현기라는 개그맨이 있는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친구지만 기절할 정도로 웃기다. 그런데 그 친구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본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 맨날 우리 집에 찾아와서 아이디어와 코너를 계획하는데 최종 검사만 하면 항상 빠지더라.

‘HER’이란 캐릭터도 그 친구와 같이 하면서 만든 캐릭터를 살린 것이다. 그 이후 현기가 점 잘 보는데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면서 지금은 대리운전 알아본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마저 안 되면 우도 가서 아이스크림 판다고 하더라.

Q. 닮은꼴 많은 이수지.
가수 싸이 씨는 나도 몰랐다. 회의실에서 내가 앞머리를 넘긴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이재포 선배님 닮았다고 하더라. 그 다음 김원효 선배가 반대쪽으로 앞머리를 넘겨보라고 해서 넘겨봤는데 싸이 닮았다고 해서 나오게 된 것이다.

부모님도 처음에 싸이 인줄 알았다며 너무 닮았다고 하더라. 솔직히 나도 닮았다고 생각해서 시집은 갈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김고은 씨는 너무 죄송하다. 여배우인데 웃기는 캐릭터와 겹치면 이미지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너무 기분이 나쁠 것 같더라.

Q. 배우 김고은 씨와 만날 뻔 했다고.
얼마 전 비행기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가서 말이라도 걸어야 되나 하면서 다가갔는데 그 분은 비즈니스 석으로 가더라. 그때 나는 이코노미 석이었다(웃음). 그래서 내릴 때 말해 보려고 갔는데 이미 가셔서 결국 말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김고은 씨에게 미안하다.

Q. 개그콘서트만의 특별한 정.
사실 내가 막내 때 집 월세로 힘든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신보라 선배가 나에게 방 월세는 어떻게 하고 있냐면서 월세를 내라고 50만원을 주더라. 너무 감사했다. 개그콘서트에는 가족 같은 끈끈한 정이 있다.


Q. 평소.
내 취미가 사우나에 가는 것이다. 한증막에 들어가서 아줌마들 이야기를 듣는데 요즘에는 나를 알아보고 음료수도 주더라.

Q. 인생의 멘토링 엄마.
얼마 전 해피투게더3에 출연했을 때 엄마가 개그맨이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말도 잘 못하냐며 혼내더라. 그리고 내가 교통방송 주말 DJ를 하는데 그 부분도 모니터링 해준다. 더 무서운 것은 엄마가 우리 집에 왔다 가면 꼭 흔적을 남기고 간다. 엄마와 같이 찍은 사진을 액자로 크게 만들어서 침대 머리 위에 올려놓거나 커튼 위에 엄마 혼자 소파에서 찍은 사진을 놓고 간다. 놀라서 물어보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한다(웃음).

Q. 남자에게 대놓고 차인 적이 있다고.
한 달 전 어느 식당에서 후배들과 밥을 먹는데 너무 멋진 남자 회사원이 있더라. 그래서 내가 너무 괜찮다고 했더니 남자후배 한 명이 번호를 알아내주겠다며 그 회사원에게 갔는데 핸드폰이 없다고 하더라. 내가 분명 숟가락 옆에 놓는 것을 봤는데 말이다. 결국 그렇게 차였다.

Q. 소주와 맥주 중 주로 마시는 술은, 그리고 주량은 어떻게 되는지.
팀 끼리 회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난 진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사람들은 술, 담배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하는데 전혀 관계가 없다. 내가 양주나 소주는 못 마시고 맥주는 마시면 취한다. 그래서 ‘소맥’을 마시는데 사실 잘 마시진 않지만 한 번 마시면 끝이 없고 잘 취하지 않는다.

Q. 여자 나이 32살, 결혼은 언제쯤.
마흔 살 전에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혼은 진짜 생각이 없다.

Q. 하루에 몇 끼 먹는지.
랜덤인데 일단 세 끼는 무조건 넘는다. 집에서 먹고 회의를 가는데 자꾸 머리를 쓰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정명훈 선배는 10년 넘게 회의하면서 나처럼 많이 먹는 개그맨 처음 봤다고 하더라(웃음).

Q. 개그맨 이수지의 힐링을 주는 개그.
어느 날 익명으로 SNS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부모님 사업이 안 좋아져서 순대국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엄마가 일 때문에 많이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개업 축하 영상을 촬영해서 보내주면 안되냐는 메시지에 나는 흔쾌히 촬영해서 보내주고 가게 번호까지 물어봐서 연락을 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

정말 뭉클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힐링이 되는 일석이조의 일을 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정말 개그맨이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Q. 목표.
일단 집안에 가세가 기울어 졌을 때 거의 10년 동안 집안을 도와준 천사 같은 친오빠 장가를 보내는 것이 내 바램이고 개그콘서트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그리고 김현숙 선배님처럼 개그와 연기로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 이수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의상: 지지베지롱
슈즈: 지니킴, 로버스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정영석 원장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안주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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