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버즈가 돌아왔다, 민경훈이 돌아왔다

입력 2016-05-13 10:38  


[박승현 기자] 2000년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밴드 버즈. 남자들의 우상이 되어 그 시절의 우리를 다시금 추억하게 만든 버즈의 민경훈이 이제는 예능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다양한 모습을 통해 대중과 더욱 가까워 지고 있다.

수줍은 미소가 인상적인 그와의 만남은 버즈로 늘 우리 곁에 있어주었던 민경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예능을 통해 보여준 색다른 매력처럼 아직 펼쳐지지 않은 수많은 모습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깨닫게 만든 시간이었다.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동안 그가 가진 이야기와 그간의 기억들이 버즈가 만들어낸 수 많은 노래처럼 천천히 가슴에 스며들었다. 익숙하지만 여전히 낯선 민경훈과 그의 음악 이야기를 bnt가 함께 풀어나갔다.

Q. 화보 촬영 소감과 기대되는 콘셉트

제가 패션 같은 분야에 관심도도 적기 때문에 걱정을 했어요. 화보를 제가 찍을 거라곤 생각도 안 했고요. 그래서 좀 걱정을 했는데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웃음).

기대되는 콘셉트는 반바지 입고 찍은 세 번째 콘셉트에요. 그런 바지 입고 사진 찍은 적이 없을 거에요. 민망해서 방송 의상도 그런 짧은 바지는 잘 안 입는데 하하. 요 근래 거의 첫 화보일거에요. 예전에 찍기는 했지만 너무 오래 되어서 기억도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Q. JTBC ‘아는 형님’ 통해 예능감을 선보이고 있는데 어렵진 않은지

어렵죠. 센스 있고 재치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가 혹여 흐름을 끊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이미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었어요. 왜냐면 저희는 발라드를 많이 부르는데 예능에 나와서 이렇게 해도 될까 생각도 했었고 부담이 됐었던 것 같아요. 또 아무래도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이라 더욱 부담이 컸죠.

그래도 다들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순간적인 애드립도 배우고 특히 수근이 형이 정말 잘하셔서 많이 배우죠.

Q. 함께 출연하는 패널들과 사이 어떤지

처음에 비하자면 다들 많이 친해졌어요. 단체 채팅방 통해서 의견도 나누고요. 희철이 형 같은 경우는 저랑 롤(L.O.L)이라는 게임도 같이 해요. 그래서 더 친해졌죠.

처음에는 다들 서로 잘 알고 계시는 사이셨고 저는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절 보시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있었어요. 서로를 알아가니까 그 부담이 점점 사라지는 거죠.

Q. 버즈로 데뷔한 지 13년, 민경훈이란 사람이 가수 꿈 꾼 이유도 참 궁금하네요.

처음부터 가수를 할 거라 생각은 전혀 못했어요. 우연찮게 오디션 기회가 와서 해봤는데 그때 밴드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된 거에요. 나머지 형들은 2년 정도 저보다 먼저 있었고요. 형들과 같이 합주하면서 이렇게 음악을 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정말 가수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냥 저에게 오디션 기회가 온 것이 자랑거리잖아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한번 다녀와보려고’하면서 자랑하듯 했는데 된 거죠. 운이 좋았던 거라 생각해요.

오히려 형들과 함께 하면서 가수에 대한 방향성이 잡혔던 것 같아요. 가수 안 했다면 그냥 직장인이었을 것 같네요(웃음).

Q. 버즈로 활동하다가 솔로로 데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2006년 잠정 해체를 하고 2007년에는 가수를 안 하려고 쉬었고 2008년에 다시 했던 거죠. 회사에서 설득을 많이 했죠.

그때가 슬럼프가 많이 왔었던 것 같아요. 버즈로 활동하면서 앨범 내고 계속 잘 되다가 솔로를 냈는데 반응이 영 좋지 않은 거에요. 첫 주에 KBS 뮤직뱅크에 나갔는데 4등인가 했어요. 계속 1등을 해왔으니까 또 1등을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그 다음주부터 쭉 떨어지기 시작했고 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도 힘들었고 또 솔로로 활동하다 보니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도 없었던 것도 힘들었었죠.

별의별 생각을 다 했었죠. 내가 버즈가 아니라서 이런 결과를 받은 걸까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당시에 살이 정말 많이 쪘어요. 90kg까지 찐 거에요. 매일 술 먹어서. 그러다 2010년에 회사를 옮기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기운을 얻고 그러면서 조금 극복이 된 것 같아요. 시간이 치유해 준거죠. 힘들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또 새로운 회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가 힘든 모습을 계속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요.

Q. 민경훈하면 빼놓을 수 없는 ‘히든싱어 4’, 특히 민경훈이기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감회가 새로웠던 것 같은데 본인은 어땠나요.

저는 아직도 방송을 안 봤어요.

Q. 정말요? 놀랍네요.

그 동안 계속 그런 것을 해왔던 것도 아니어서 익숙하지도 않았고. 방송하는 날 연습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데 부모님이 방송을 보고 계시더라고요. 방송에서 울기도 했고 민망해서 못 들어가겠는거죠. 주차장에서 좀 기다리다가 방송 마칠 쯤에 집에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부담도 되고 예전 노래 가지고 계속 부각시키는 것이 너무 그때에 빠져있는 느낌이 싫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권유를 한 거죠. 그래도 안 한다고 고사했는데 피디님이 직접 콘서트장 찾아오셔서 해보자고 말씀하셔서 결국 출연을 하게 됐어요.

아침까지는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리허설 때에도 다들 너무 잘 따라 하는 것 같아서(웃음). 근데 녹화를 하면서 출연하는 분들이 저를 생각하는 마음이라던지 현장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그런 것들을 느끼니 방송하는 것이 참 즐겁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여전히 방송은 볼 생각이 없으신가요.

앞으로도 볼 생각은 없어요 하하. 어떻게 했는지는 아니까 안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Q. 여전히 모창자들과의 우정 유지하는지

전국투어 하면서 같이 무대도 꾸미고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늘 안부 나누고 그래요.


Q. 학창시절 남학생들의 우상이기도 했고 쌈자신이라는 애칭도 있었어요.

솔직히 저는 처음에는 좋지만은 않았어요. 제가 가사 틀린 것을 놀리는 것 같으니까 싫더라고요. 근데 계속 듣다 보니 무뎌졌어요. 요즘에는 예능 하면서 쌈자라고 불러 주시는데 어느 순간 저의 애칭 아닌 애칭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부르기 편하시다면 그렇게 부르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아요. 제가 싫다고 해도 안 불러 주실 것도 아니고(웃음). 쿨하게 부르시라고 할래요.

Q. 여전히 가사를 잘 잊어버리시나 봐요(웃음).

얼마 전에 ‘듀엣 가요제’ 나가서도 가사를 틀렸는데(웃음) 순간 딴생각을 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때 딱 타이밍을 놓치는 거죠. 이건 실제로 그랬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면 듀엣 파트너랑 노래 부르다가 얼굴에 뭐가 묻었으면 노래 부르다가 ‘얼굴에 뭐가 묻었네’ 생각하는 그 순간 놓치는 거에요. 제가 원래 좀 산만한 스타일이긴 해서(웃음).

콘서트 때는 노래가 워낙 많고 나눠 부르는 게 아니라 저 혼자 부르니 실수할 때가 간혹 있어요.

Q. 팬들이 바랐던 버즈의 재결합이에요. 오랜 공백기에도 멤버들끼리 잘 맞는 것 같나요.

처음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할 때에는 음악적인 의견이 너무 달랐어요. 예전에 사랑 받았던 스타일대로 하자 혹은 우리가 예전에 그런 환경이 싫어서 나왔는데 왜 또 하느냐 하는 등으로 의견이 많이 갈렸죠.

약간의 똥고집을 부려서(웃음) 우리가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다 만들어서 앨범을 냈는데 잘 안 된 거에요. 그러니까 잘 안된 것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서 멤버들이 한동안 많이 다운이 되어 있었어요. 하고 싶은 데로 해보자 해서 했더니 너무 색깔이 달라져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이 걱정을 하셨던 것 같아요.

아직도 아쉬운 것이 음악으로 올라오면 정말 좋은데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과정의 차이긴 하지만 결과를 좋게 내기 위해 이것 저것 해보는 것이니까. 아마 그런 음악을 안 냈으면 다른 음악을 해볼 수도 없었을 것 같아요. 그게 하나의 좋은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버즈의 앨범이 실패한 앨범으로 남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 때부터 버즈의 음악이 변하기 시작했구나 라는 지표가 될 수도 있고요. 변화의 획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거죠.

Q. 원조 꽃미남 밴드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에 어땠는지

그때는 그 수식어가 저희끼리는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설명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음악을 하려고 뭉친 사람들인데 너무 그런 쪽으로 수식이 되어 소개되는 것이 싫었어요.

지금은 아마 다들 좋아할 거에요 하하. 요샌 또 그렇게 잘 불러주시지도 않으니까. 좋아할 거에요.

또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 얘기를 들어도 좋게 받아들이는 성격들이 되었어요. 유해진거죠 다들. 저도 그렇고(웃음). 이제는 그렇게 안 불러 주시니까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요 근래에는.

Q. 활동기 동안 콘서트 경험이 참 많았잖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을까요.

예전에 버즈 공연을 할 때 무대에서 기구를 타고 2층 객석 쪽으로 가서 노래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근데 제가 2층에 딱 도착하자마자 어떤 할머니께서 저를 막 쓰다듬는 거에요. 얼굴도 그렇고 엉덩이도 만지시고 ‘내 새끼 내 새끼!’ 하시면서(웃음). 저는 너무 어둡고 정신이 없으니까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제 외할머니 신 거에요. 손자가 가까이 와서 노래를 하니까 너무 좋아서 얼굴도 쓰다듬고 엉덩이도 때리고 그러신 거죠.

근데 정말 죄송했던 것이 스피커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 할머니 좌석을 거기로 드린 거에요. 노래를 하면서도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 가족들 좌석을 왜 그런 곳으로 드렸나 싶고. 할머니신데 시끄러우셨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콘서트 영상에 그 모습이 담겨 있어요. 지금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저희 어머니가 가끔씩 할머니 보고 싶을 때는 그 영상을 보세요. 그때 거의 노래를 못 할 정도로 하셔서 당황도 했죠.


Q. 민경훈이 꼽는 버즈의 No.1 명곡 혹은 숨은 명곡이 있다면

노래가 너무 좋아서 No.1이라고 꼽은 건 아니지만 ‘레즈 고 투게더 (Reds go together)’라는 월드컵 응원가가 생각나요. 2006년 월드컵 할 때에 상암 경기장에서 불렀던 기억이 나는데 그 장소에서 음향 시스템을 만들기 어려우니까 노래는 틀어놓고 저희에게 마이크 다섯 개를 주시면서 운동장을 돌으라고 하시는 거에요. 근데 6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빨간 옷을 입고 전부 똑같이 따라 부르시는데 아직도 무대 하면서 가장 소름 돋았던 때가 그때 인 것 같아요.

또 ‘나루토’라는 만화 주제가를 부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정말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고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이 노래는 활동한 적이 없는데도 굉장히 오랫동안 순위 권에 있었어요.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죠.

Q. 여성 가수와 듀엣 경험이 전무하다 들었는데 듀엣을 바라는 가수 있나요.

샵의 이지혜 씨, 자두 씨, 박혜경 씨 그런 분들과 하고 싶어요. 목소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얼마 전에 듀엣가요제에서도 박혜경 씨 ‘고백’이란 노래를 불렀어요. 제가 목소리 좋아한다는 것을 이지혜씨는 알고 있고요.

Q. 추후 앨범 계획 중인지

지금 곡 작업을 하고는 있는데 언제 낼지는 모르겠어요. 지금은 콘서트 준비를 하고 있고요.
저번에 정규를 냈으니 바로 정규 앨범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고. 6월에 공연하니까 그때 싱글 앨범 내고 정규 앨범은 그 후에 내거나 그럴 것 같아요. 콘서트 겸 팬 미팅 겸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Q. 방송 통해 이국주, 이수민 등 여자 연예인들이 이상형으로 꼽았는데 민경훈의 이상형은

이상형이 크게 있지는 않아요. 딱 봤는데 그 분이 마음에 들면 그 분이 이상형이 되는 것 같아요.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Q. 결혼 생각은 아직 없나요.

요즘은 다들 늦게 하잖아요. 그래서 아직은 크게 없어요. 일을 해야 할 때이기도 하고요(웃음).

Q. 연인이 생긴다면 공개 연애를 할 생각도 있는지

저는 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반대를 하지 않을까(웃음). 저도 나이가 있고 예전처럼 숨기며 살고 싶지는 않죠. 알려지는 상황이 생기면 굳이 거짓말하고 부인하고 싶지는 않아요.

Q. 2016년 포부

버즈가 노래를 냈는데 그게 히트를 쳐서 버즈표 발라드라고 불릴 수 있는 그런 것들, 그리고 버즈가 돌아왔다는 그런 것 들이 생기기를 바라요. 우선은 음원이 잘 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기는 해요. 버즈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요.

Q. 팬들에게

공백기도 길었고 다른 팀들에 비해 활동도 많이 없고 다들 내성적이라 표현을 많이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이들 좋아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이해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저희가 어떤 음악을 하던지 끝까지 기다려줬으면 좋겠고 관심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기획 진행: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문진우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이미리
의상: 슈퍼스타아이, 잭앤질, 문수권
슈즈: 슈퍼스타아이, 사토리산, 아키클래식
안경: 룩옵티컬
시계: 자스페로
백: 로사케이
헤어: 이엘 창수 수석실장, 선영 어시스턴트
메이크업: 이엘 현영 실장, 소인 어시스턴트
장소협찬: 쓰리에따주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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