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그러운 여자, 한영

입력 2016-06-20 14:57  


[배계현 기자] 이제는 가수보다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썩 잘 어울리는 한영을 만났다.

벌써 10년도 전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한영이지만 이제는 자신을 ‘새내기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럴 법도 한 게 최근 SBS 아침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를 통해 정식으로 연기에 입문한 것. 

그래서인지 화사하게 웃는 그의 표정에서 하고 싶었던 연기를 제대로 시작했다는 설렘과 이제는 연기자로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줄 거란 기대감이 가득했다.

똑 부러지고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긍정적인 기운이 넘쳐나는 유쾌한 여자 한영. 그가 전한 밝은 에너지가 하루 종일 맴돌았던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Q. bnt와 벌써 세 번째 촬영이에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이번에는 좀 달리 해보고 싶었어요. 스타일리시한 느낌도 좋지만 조금 센 느낌이 많아서 다소 정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을 원했어요. 커트를 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오랜만에 긴 머리를 해서 그런지 기분 좋게 촬영했어요.

Q. 다행이네요. 최근 근황이 어떻게 되세요?

SBS 아침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 촬영이 어제 마지막으로 끝났어요. 다음 작품에 대해 얘기 중이고요. 가깝게는 예능이나 드라마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내 사위의 여자’는 120부작 일일 드라마에요. 마지막이라 시원섭섭했겠어요.

촬영은 기분 좋게 마무리 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스태프들과 수고했다고 포옹을 하는데 울컥하더라고요. 정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길었지만 정말 재미있게 촬영한 6개월이었어요.

Q. ‘백진주’ 역할은 새침데기에 백치미도 조금 있는 캐릭터였어요. 실제 성격과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될까요?

많이 비슷해요. 작가님께서 그 캐릭터에 내 성격을 잘 반영시켜주신 것 같아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지만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상당히 높아요. 처음 캐릭터를 잡을 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갈수록 나와 백진주라는 캐릭터가 흡사해지면서 좀 편해졌어요. 내 안에 있는 모습들을 백진주라는 캐릭터와 동일화시킨 거죠.

Q. 극 중 연인으로 나오는 상대 남자 배우에게 변덕도 많이 부리더라고요. 원래 연애할 때도 조금 그런 면이 있으세요?

그렇지는 않아요. 굉장히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끝까지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요. 백진주처럼 갑작스런 감정으로 함부로 뱉지 않아요.  

Q. 정식 일일 드라마는 처음인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정극으로는 두 번째긴 해요. 연기자로는 신인이다 보니 첫 작품에서는 이름이 없는 배역을 맡았는데 이렇게 이름과 캐릭터가 주어진 건 처음이죠. 그래서 저에게 남는 의미가 굉장히 커요. 한영이라는 이름 외에 다른 이름으로 살아 본 첫 작품이니까. 앞으로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Q. 2005년에 가수로 데뷔하고 10년이 훌쩍 넘었어요. 지금은 연기자로도 영역을 넓혔고요.

데뷔 때는 나이가 어렸으니 뭘 해도 귀엽게 봐줄 수 있었던 나이였다면 지금은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잖아요. 가수만 할 때랑은 좀 달라요. 배우의 경우 아직 새내기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분야고 지금도 더 하고 싶어요. 철없을 때 시작했던 가수라는 직업과 연예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후의 직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배우로도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다른 작품 섭외가 좀 늘어나겠어요.

이전에는 연기 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던 게 사실이에요. 이번 드라마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보신 분들은 나쁘지 않네 못하지는 않네 라고 느끼며 긍정적으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드라마를 통해 크게 얻어가는 것도 있어요.

Q. 혹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요?

속 시원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감정 연기도 좋지만 호탕하고 적극적인 캐릭터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백진주는 조금 소극적이기도 하고 여우같은 그런 모습인데 보다 감정 표현이 시원시원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최근 연달아 두 번 앨범을 냈어요. 가수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는 않았다는 반증일까요?

처음 시작을 가수로 했기 때문에 버리고 싶지 않아요. 가수는 좋아하고 즐기는 일이고 연기는 욕심나는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계속 병행하면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요즘 건강은 좀 어떠세요?

한창 바쁠 때는 너무 피곤해서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는데 요즘은 괜찮아요. 극복한 것 같아요.

Q. 사실 갑상선암 수술 경험이 아픔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터닝 포인트가 됐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삶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마음가짐이 바뀐 것 같아요. 모호했던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 아주 정확하고 명확해진 게 있어요. 내가 더 소중해진 느낌도 있고요.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기준이 정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연애관도 좀 바뀌었어요.

Q. 연애관이요?

사실 예전에는 제가 많이 희생했던 스타일이었어요. 상대방의 감정보다 일단 내가 좋으니까 더 쏟았던 거죠. 그런데 그렇게 만은 살 수 없겠구나를 느꼈어요. 사랑이라는 건 일방적인 희생을 하면 결국 내가 다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

Q. 결혼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겠어요.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내 나이보다 어리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질문을 많이 안 받았는데 올 해 들어서 좀 받고 있어요. 방송에 얼굴이 보이니까 그런가 봐요.

Q. 평소 인터뷰에서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작년까지는 정말 없었던 게 맞아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내가 왜 결혼을 안했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혼과 일을 분리해서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 않다는 걸 느낀 거죠. 결혼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부분은 없으니 ‘아 이제 하고 싶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굳이 결혼할 사람을 찾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가 다가왔을 때 선을 긋지는 않아요. 

Q. 방송계 여러분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여유가 많이 생겼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요리도 매일 하던 사람은 잘 하지만 가끔하려면 잘하던 사람도 실수하기 마련이잖아요. 이 분야를 하다 저 분야를 하다보면 그 공백기가 주는데서 비롯된 어색함이 있어요. 그게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거죠. 워낙 트렌드가 빨라졌기 때문에 적응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더라고요. 하지만 예능인, 배우라면 어렵더라도 빠르게 트렌드를 캐치하고 따라잡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맞아요.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니까요. 그런데 스케줄이 없을 때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세요?

왜 뇌에 멍 때리는 게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거 좋아해요. 집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순이라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드라이브 하는 거, 혼자 여행가는 거 좋아해요. 

Q. 혼자 여행 다니면 심심하지 않아요?

해외여행도 혼자 몇 번 갔어요. 아쉬운 게 있다면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누군가와 함께하면 더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거죠. 혼자 할 수 있는 건 한정돼 있잖아요. 그래도 위험하지만 않으면 혼자 다 다니고 싶어요.

Q. 외로움을 잘 안타시나 봐요.

아니에요 외로움도 되게 많이 타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그 외로움이 싫지만은 않은 느낌? 고독을 즐긴다고 해야 하나. 그럴 때는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고 외로움을 해소해요. 

Q. 참, 골프 취미도 있으시더라고요.

프로급으로 잘 치는 건 아니지만 어디 가서 민망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에요. 골프를 치면 정신적인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수술하고 목소리가 안 나왔을 때 골프를 통해 그 스트레스를 해소했어요. 속이 시원했죠. 필드에서 18홀을 걸으면 굉장한 힐링이 돼요.

Q. 사실 골프는 몸매관리에 적합한 운동은 아니죠. 다른 운동도 좋아하세요?

런닝 머신을 하고 땀을 흘리면 희열감이 느껴져요. 특정 운동을 좋아하진 않지만 운동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아요. 한 때는 몸매를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그때 잡아 놓으니까 흐트러지지는 않더라고요.

Q. 몸매관리도 관리지만 유난히 피부가 좋으세요. 피부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피부에 대한 질문을 요즘 많이 받아요. 관리라고 치면 한, 두 달에 한 번 꼴로 피부과를 가는 정도에요. 주름이 잘 안 생겼는데 사실 나이를 먹으면 피부 결에서 오는 느낌이 달라요. 저처럼 얇은 피부는 수분이 부족하면 바로 주름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팩을 달고 살아요. 피부에 수분감이 차오르면 주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 같아요.


Q. 하고 싶었던 가수, 연기 등을 계속 해 왔어요. 지금까지의 활동을 되돌아보자면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요?

사실 웃긴 게 모델‘만’ 했을 때가 만족도는 더 큰 것 같아요. 수입도 적었고 무대에 서는 일 밖에 없었지만 행복도는 더 컸던 것 같아요. 지금 불행하다는 게 아니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 같아요.

Q. 이제는 대중의 인지도도 높잖아요.

연기 이외에 다른 분야로 처음에 데뷔했을 때 어르신들이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며느리삼고 싶다고도 하셨고요. 지금은 충분히 많이 얼굴을 비추고 있지는 않지만 그때만큼만 제 모습이 많이 부각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가야 될 것 같아요.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모습도 있었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실제 한영의 모습과 그간 못 보여드린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싶어요.

Q. 많이 기대할게요. 마지막으로 한영을 응원하는 대중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연예인은 관심이 필요한 직업이잖아요. 무관심이 독이죠. 한영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열심히 사는지 기대감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 포토그래퍼 박중원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이재엽, 조영래
의상: 레미떼, CH 캐롤리나 헤레라
슈즈: 모노톡시
시계: 클라쎄14
헤어: 파크뷰칼라빈 배승진 실장
메이크업: 파크뷰칼라빈 박은진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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