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자동차 서비스맨의 설움

입력 2016-10-31 14:34   수정 2016-10-31 14:35


 "서비스가 잘못돼 욕을 먹으면 감수하죠. 하지만 제품 관련은 절차를 따를 수밖에 없는데, 왜 폭행을 당해야 하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뒤로 눈물을 삼키는 수밖에…. 우리는 '을'이니까요."

 최근 벌어진 자동차 서비스센터 직원 폭행 사건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근무자를 향한 욕설은 물론 폭행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비스센터 직원 또한 인격을 보호받을 존재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지나친 갑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7월, BMW 수원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A씨(29)가 서비스 담당자의 얼굴과 머리를 가격, 특수 폭행죄로 처벌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시트 소음 문제를 제기하다 신차 교환을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게 이유다. 이와 함께 부산에 사는 B씨는 자신의 실수로 사고가 나자 급발진을 주장하며 제조사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블랙박스 및 CCTV 분석 결과 운전자 과실로 판명됐다. 차주는 자차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리비를 내지 않기 위해 허위 주장을 한 것으로 판명됐다. 게다가 인사를 하는 서비스센터 직원의 얼굴을 때려 역시 폭행 혐의로 고소됐다.  

 물론 이런 몰상식한 소비자는 극히 일부다. 그럼에도 여전히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자동차도 서비스 대상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가 서비스로 대응해야 하고, 이 때 직원은 '을'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은 '을'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에 법적 저항을 하기도 쉽지 않다. 힘 없는 이들에게 항변은 그저 메아리일 뿐이다.

 '을'로 살아가는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자신들도 감정 노동자라고 말한다. 단순한 수리 외에 고장으로 화가 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도 소비자가 포털이나 SNS, 동호회 등을 이용해 문제를 확대시킨 뒤 이를 근거로 협박이나 부당한 금전적 요구를 할 때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갑질에 시달려 사비로 서비스를 해줄 때도 있는데, 이 경우 커뮤니티 등에 소비자가 해당 사실을 공유해 또 다시 곤경에 처하는 일도 많다고 하소연한다. 

 물론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소비자는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는 법적으로도 보장돼 있다. 하지만 화가 난다고 직원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내뱉는 것까지 권리사항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다. 제도적 절차에 따라 보상 또는 해결 방안을 찾는 게 최선이고, 문제 해결에 있어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미다.

 흔히 '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대접하라'는 말이 있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보다 좋은 서비스를 받으려면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저 소비자라는 이유로 힘 없는 '을'에게 욕설과 폭행을 행사하는 건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결국 사람을 진정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욕설과 폭력이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욕하는 소비자보다 배려해주는 소비자일수록 더 많은 서비스를 해주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꿋꿋하게 미소를 잃지 않고 사례를 들려준 어느 서비스 담당 직원의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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