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동차가 스스로 사고를 피하는 시대

입력 2016-11-10 08:20  


 운전자가 고속으로 주행하다 갑자기 서행하는 차를 발견했을 때는 당연히 속도를 줄여야 한다. 미처 줄이지 못하면 추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동 정속 주행 장치를 활성화하면 자동차 스스로 감속, 사고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라면 어떨까? 일부 자동차는 스스로 멈추는 기능이 마련돼 있지만 그래도 추돌 위험을 100% 피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이 때 순간적으로 스티어링 휠이 자동으로 움직여 추돌을 방지하는 기능이 등장했다. 이른바 '충돌회피조향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평행 및 직각주차를 할 때 후방카메라가 장애물을 인식, 경고를 보냈음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자동차 스스로 멈춰서는 것도 상용화된다. 나아가 운전자가 착각하기 쉬운 일방통행로에 진입했을 때 곧바로 역주행임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된다.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 기능이지만 어찌 보면 자동차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는 기능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운전자 지원기능(ADAS)'으로 통칭되는 기술의 발전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과거 자동차 안전장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해율을 낮춰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최근에는 사고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에 모든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백의 팽창속도를 조절하는 것보다 사고 자체를 막아 에어백을 쓸모없게(?) 만든다는 얘기다. 이 경우 각종 안전장치의 성능 우위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도 사라지게 된다. 어떤 종류의 에어백이 안전한가를 따지는 것보다 어떤 차가 에어백 작동 가능성을 낮추느냐가 중요 항목이 된다는 뜻이다.

ADAS는 자동차의 모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각 나라, 또는 제조사별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포드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램프도 움직이는 '조향가변형램프(AFLS)'에 적외선 카메라 기능을 넣어 보행자나 자전거, 동물 등의 위험요소를 감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위험이 감지되면 램프 불빛으로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집중조명 기술이다. 또한 카메라를 통해 로터리나 교차로에서 교통 신호를 해석한 뒤 헤드라이트 범위를 넓혀 운전자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동차 스스로 사고를 피하는 기능이 확대되면 산업계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사고 감소에 따른 의료비용이 줄어들고, 자동차를 수리하는 일도 적어진다. 또한 사고 위험이 내려가면서 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 한 마디로 사고 이후 벌어지는 다양한 비용이 축소되고, 그에 따른 일자리 변화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자율주행 단계를 2030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1~2년 이내에 등장할 다양한 ADAS 기능의 확대는 자율주행의 첫 걸음마에 불과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에서 안전이란 '사람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 스스로 자신을 먼저 지키려는 행위가 곧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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