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서울모터쇼, 현재는 있지만 미래는 없었다

입력 2017-04-11 10:30   수정 2017-04-22 21:52


 2017 서울모터쇼가 폐막했다. 열흘동안 누적관람객 61만 명을 기록하며 나름 흥행에 성공했다는 게 주최측 평가다. 가족단위 관람객이나 학생들의 발길이 늘어나 미래 잠재고객에게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얘기도 한다. 특히 가족친화형, 체험형, 교육형 전시를 확대해 서울모터쇼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는 데 의의를 뒀다. 

 실제 올해 서울모터쇼는 이전과 비교해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를 시승할 수 있는 짧은 코스를 만들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어린이들을 위한 트위지 시승을 진행했다.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과 기아자동차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은 교육형 전시로 가족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쉐보레는 즉석 포토 서비스, 쌍용자동차는 에코백 만들기와 암벽등반 등 자동차 외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일각에선 이런 체험형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는 데 박수를 보낸다. 대형 국제모터쇼와 차별화한 서울모터쇼만의 볼거리, 놀거리를 확보했다는 이유에서다. '모델쇼'란 오명을 벗은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서울모터쇼에 대한 기대가 그 만큼 낮았던 걸까. 정작 모터쇼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잊은 듯했다.

 모터쇼는 일반 관람객을 위한 축제이기도 하지만 한 나라의 자동차산업을 홍보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다. 그래서 국제모터쇼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와 제네바, 파리 등에는 해외 셰게 자동차관련 업체가 참여하고, 각국의 언론이 모여든다. 서울모터쇼는 어땠을까.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트렌드같은 걸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해외 언론은 거의 없었다. 해외 매체에서 서울모터쇼를 보도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 6위 자동차생산국에서 열린 모터쇼인데도 말이다.

 굳이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가 2종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자는 게 아니다. 서울모터쇼가 국내 유일의 '국제모터쇼'라는 타이틀을 강조해 왔음에도, 22년이란 짧지 않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관련 행사로서의 권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를 묻고 싶은 것이다. 

 레이싱 모델이나 체험형 프로그램을 앞세우는 건 턱없이 부족한 모터쇼의 컨텐츠를 채우기 위한 재미요소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세계 최초 공개차가 100여 종에 달하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전시차를 제대로 보는 데에만 꼬박 이틀이 걸린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상하이모터쇼에는 신차만 100여 종이 나왔다.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모터쇼에 주목도가 떨어지는 차들만 즐비했음에도 이런 컨텐츠들을 장점이라 내세우며 자화자찬했다. 

 이러다보니 서울모터쇼에 불참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판매중단을 겪은 아우디, 폭스바겐, 벤틀리 외에 FCA, 볼보, 페라리 등이 불참했다. 이들 업체는 모터쇼 참가보다 불참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적, 마케팅적 장점이 더 많다고 말하는 형편이다. 

 해외에서 열리는 모터쇼를 다녀보면 그 해의 트렌드나 향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자율주행, 친환경, 공유경제, 커넥티드 같은 것들을 배우고 체감한다. 이번 서울모터쇼를 정의할만한 단어는 무엇이었을까. 그래서 서울모터쇼의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스스로 진지하게 반문해볼 때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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