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전기차, 히트펌프 난방이 대체 뭐길래

입력 2017-09-29 07:51   수정 2017-09-29 11:35


 -히트펌프와 히터방식, 주행거리 영향 미쳐
 -연료 종류 구분 없이 고효율에는 혜택 줘야

 논란은 사라졌지만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가 관심인 모양이다. 상온에서 100㎞를 주행하면 겨울철 영하 7도 이하에서 70㎞ 이상 주행이 가능해야 보조금을 준다는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상온에서 200㎞를 가면 같은 조건에서 200㎞의 60%인 120㎞를 넘기면 되지만 추우면 배터리도 영향받는 만큼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는 이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해당 기준이 만들어지면서 의외로 관심이 모아진 것은 전기차의 난방 시스템이다. 기온을 높이려면 어디서든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에너지의 원천을 두고 기술력 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방식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속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 열을 높이는 히터 방식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추위로 배터리가 힘들어하는 마당에 난방이 전기를 빼앗아가니 주행거리는 그만큼 짧아지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전기차 천국이자 한국보다 겨울 기온이 월등히 낮은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도 전기차 보급 초창기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했던 점이 겨울철 주행거리였다. 상온에서 160㎞를 가던 닛산 리프 EV가 겨울만 되면 충전 횟수가 늘어났고, 100㎞도 못 간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그러자 문제 해결을 위해 2015년 '폐열을 이용한 전기차 히트펌프 시스템'이 등장했다. 별도의 히터가 없어도 인버터, 구동 모터 등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인데, 한온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현재 자동차에 적용되는 난방 시스템은 외부 기온이 영하 5도 이하에서는 작동되지 않아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히터 사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히트펌프 시스템은 전기차 전장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회수해 영하 20도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이 가능하다. 배터리 전기를 쓰지 않아 전기 히터 방식보다 주행거리를 13% 이상 늘리고, 소비 전력은 40.7%까지 줄인 장치다. 폐열 히트펌프를 개발한 한온시스템이 현대기아차에 기술을 제안했고, 기아차 쏘울 EV에 처음 적용됐다. 

 히트펌프 공조 장치의 원리는 이렇다. 외부 기온이 높으면 냉매의 저온부를 냉방용으로 사용하고, 외기온이 낮으면 냉매의 고온부를 난방으로 사용한다. 얼핏 생각하면 냉매의 흐름 방향만 바꾼 간단한 원리지만 냉매와 외부 온도의 급격한 차이로 열교환기에는 수시로 물이 맺히고, 겨울에는 얼어 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동결의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게 성과다. 현재 세계적으로 자동차용 히트펌프 시스템 기술을 차에 적용한 곳은 한온시스템을 포함해 2곳에 불과하다. 

 사실 자동차에서 손실되는 에너지를 어떻게든 회수해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전기차 난방 뿐 아니라 곳곳에서 활발하다.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회전하는 바퀴에서 전력을 얻어 배터리에 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도 있고, 일정 속도로 주행할 때 관성력을 이용하기 위해 변속 레버를 잠깐이라도 '중립(N)'에 넣는 기능도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동력의 종류를 떠나 효율을 높이려는 이런 노력은 자동차 등장 이후 일관되게 지속돼 왔다. 그래야만 기업의 생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동력 구분을 떠나 이제는 친환경차 보조금의 지급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전기차라고 일괄 보조하는 게 아니라 에너지 종류에 상관 없이 오로지 고효율을 우선하자고 말이다. 그래야 ℓ당 30㎞를 훌쩍 넘는 순수(?) 내연기관차도 등장하고, ㎾h당 20㎞를 거뜬히 주행하는 순수(?) 전기차도 빨리 등장할 것이니 말이다. '효율(Efficiency)' 향상에는 성역이 없고, 그게 바로 환경친화적 접근이기 때문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하이빔]30대 구매층, '새 차 vs 중고차' 갈등?
▶ [하이빔]르노삼성, 며느리도 모르는 신차 출시
▶ [하이빔] 벤츠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이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