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내연기관 유지를 위한 아우디의 실험

입력 2018-03-26 07:00  


 -아우디, 인공석유(Blue Crude) 생산에 착수
 -수소 시대의 에너지 하이브리드로 주목

 1925년 독일 화학자 프란쯔 피셔(Franz Fischer)와 한스 트로피쉬(Hans Tropsch)가 개발한 E-디젤(Diesel)은 석유의 대항마로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로선 생산 비용이 워낙 높아 주목 받지 못했다. 이후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탄소 배출이라는 환경 위기 속에 '블루 크루드(Blue Crude)'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했다. 어차피 수소를 여러 수송 에너지 가운데 하나로 사용할 것이라면 사용이 까다로운 기체보다 수소 기반의 액체형 블루 크루드를 내연기관에 그대로 쓰자는 생각이다.  

 사실 아우디가 인공 석유를 주목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지난 2015년 A8에 블루 크루드를 시범 적용해 운행한 결과 친환경 연료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번에는 아예 전용 생산 공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독일 내 화학회사인 인터텍(Intertec)과 에너지기업인 엥게리디엔스트(Engeriedienst)와 손잡고 연간 40만ℓ를 생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루 크루드의 생산 과정은 기본적으로 전기 분해다.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할 때 나오는 수소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결합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디젤과 가솔린 등 다양한 종류의 연료를 만든다. 궁극적으로 수소를 얻는 과정은 수소전기차와 같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로 지목받는 이산화탄소를 흡착시킨다는 점에서 친환경의 여러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인공 석유를 사용하면 배터리 기반의 EV로 이동물 제조 및 서비스에 진출하려는 새로운 도전자를 막아낼 수 있고, 동시에 새로운 수송 에너지 시장도 선점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우디가 연간 40만ℓ 생산이 가능한 블루 크루드 공장을 2018년 스위스 라우펜부르크에 짓는 배경이다.  

 나아가 인공 석유를 활용하면 기존 원유와 유통체계를 공용할 수 있어 에너지 저장 문제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친환경이라는 장점이 더해진다. 점차 운명적 한계로 거론되는 내연기관의 경쟁력도 지속시킬 수 있어 아우디의 실험에 여러 완성차회사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블루 크루드를 A8에 시험 적용한 결과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사실도 이미 입증됐다. 석유산업 위기를 감지한 정유사 또한 이미 보유한 다양한 기반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주유소 시설 그대로 활용, 연료만 바꿔
 -수소 충전소 갖추는 것보다 비용 적다 주장

 물론 비싼 가격은 여전히 단점이지만 아우디는 대량 생산과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장벽은 극복 가능한 부분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생산 효율성도 높아 차세대 핵심연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블루 크루드를 디젤연료(e-diesel)로 생산해 사용하면 기존 디젤보다 세탄가가 높아 엔진효율 향상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이다. 

 사실 지난 150년 동안 자동차회사는 끊임없이 이동 수단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석유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오염물질 배출의 한계를 깨달은 후부터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도 함께 고민했다. 전기(Electric)와 수소(Hydrogen)가 친환경 연료로 등장한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블루 크루드의 양산은 에너지의 '하이브리드'로 비유되곤 한다. 내연기관에 전기를 섞은 하이브리드가 점차 발전해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를 수소에 그대로 대입하면 수소를 직접 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연료 생산의 기반으로 쓰는 하이브리드 연료로 사용하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 수소만 쓰는 시대로 넘어가자는 뜻이다. 단순히 독일이 개발했다고 세계 전역으로 퍼져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내연기관의 시대를 수소 기반의 친환경으로 일정 기간 유지하며 변화를 꾀하자는 제안이라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인공 석유가 대세로 떠오르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우디는 수소를 기체로 저장, 활용하는 현재 수소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구축보다 인공 석유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구축된 주유소에 공급하는 게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이동 수단 제조사도 이제는 본래의 기능인 이동물 제조 외에 이동물을 활용한 이동 서비스, 그리고 이동할 때 사용할 에너지까지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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