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임대아파트’ 4인방, “연극계에 따뜻한 봄날이 오길”

입력 2018-04-26 12:00   수정 2018-04-27 12:52


[김영재 임현주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송다연] ‘임대아파트’가 돌아왔다.

‘청춘들아! 우리 여기서 같이 살자!’ 지난 2006년 4월 소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관객에게 감동을 안긴 연극 ‘임대아파트’가 2018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초지일관’이라는 말. 저는 좋아요. 요즘 사람들이 잘 안 쓰는 말이잖아요. 꿈을 응원하는 뜻의 말인데 이런 말조차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거 같아요.”

서로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인생을 ‘임대아파트’는 ‘살아내고’ 있다고 표현한다. 주역 홍재생과 윤정현을 연기 중인 배우 김강현, 안혜경, 김호진, 하지영. 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묻자 ‘처음에 세운 뜻을 이루려고 끝까지 밀고 나감’이라는 뜻의 사자성어 초지일관이 언급됐다.

인터뷰장에서 만난 배우들은 무대 아래에서도 여전히 웃음과 슬픔을 밀고 당기며 살아있는 호흡을 선보였다. 첫 발걸음의 빛이 저 멀리서도 빛났으면 하는 배우들과 bnt뉴스가 만났다. 다음은 연극 ‘임대아파트’ 주연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사진 촬영은 어땠나요?

하지영: 다른 경우라면 만난 지 얼마 안 되고 그래서 서로 불편하기도 하고 신경 쓰는 부분도 많잖아요. 근데 저희가 한 달 넘게 숙식을 같이 해결하고 있고, 남자들로 치면 군대 같이 다녀온 느낌이에요. 눈 뜨자마자 이 사람들 보고 눈 감기 전에 이 사람들 보고 있어요. 덕분에 사진 찍는 게 하나도 안 어색하고 재밌었어요.

김강현: 그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하)지영이 말이 맞는 게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우리 팀이에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

Q. 연극이 이미 시작된 듯하네요.

안혜경: 우리 분위기 딱 느껴지죠? 이게 바로 우리 연극이에요.

Q. ‘첫공’ 소감이 궁금해요.

김호진: 이런 연습 너무 오랜만이에요. 아까 얘기처럼 밤샘 연습도 많이 하고 계속 같이 붙어서 가족처럼 합숙했어요. 연습 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갔어요. 첫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묻는다면 사실 잘 모르겠다고 답할 정도예요. 계속 이렇게 공연 한 달은 정신없이 보낼 거 같아요.

김강현: 2년 반 만의 연극이에요. 긴장을 안 해야 하는데 오랜만의 무대라서 그런지 초반에 저만 긴장한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하고 나니까 ‘아, 우리 팀은 믿어도 되는 팀이구나’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요즘은 긴장하지 않아요. 저희 팀을 믿거든요. 믿음이 생겼다는 점에서 제 ‘첫공’ 소감은 행복이에요.

안혜경: 하고 싶은 말을 앞에서 다 했어요. (웃음) 저는 그냥 공연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께서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요새 안 좋은 일이 많았잖아요. 때문에 연극계에 등 돌리신 분들도 많으시고요. 그분들께서 다시 연극의 품으로 돌아오시는 데 우리 ‘임대아파트’가 힘을 보탰으면 좋겠어요.

Q.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소극장 공연만의 매력이잖아요. 애드리브는 없었나요?

하지영: 연극에는 암전이라는 장치가 있잖아요. 제가 생방송만 오래하다 보니까 암전이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한번은 다음 신에 나올 밥상을 엎었어요. 하필 미역국이라서 관객들이 다 알아차렸죠. 정말 절망적이었어요. 그때 허동원이라는 배우가 걸레를 들고 나오면서 애드리브를 쳐줘서 자연스럽게 넘어갔어요. 우리 팀 진짜 대단하다고 느꼈죠. 그 이후 동원 오빠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웃음)

안혜경: 저도 공연하다가 젓가락이 관객석으로 날아간 거예요. 너무 놀랐는데 관객들이 알아서 건네주시더라고요. (웃음)


Q. 김강현 씨는 2006년 초연부터 현재 공연까지 모든 공연에 이름을 올린 ‘임대아파트’의 개근생이에요. 또한, 이번에는 생애 첫 홍재생 역에 도전했고요.

김강현: 모시는 스승님(김한길 연출가) 때문에 신기하게 창작극을 많이 했어요. 배우를 떠올리고 책을 쓰시는 스승님 덕에 (윤)정수 역할을 맡게 됐고요. 나이가 들면 (홍)재생이나 정수 역할을 꼭 하고 싶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 꿈을 이루게 됐어요. 성공한 팬이 스타가 돼서 그 연예인을 만나는 것을 지칭하는 표현이 있던데, 그것처럼 꿈을 이뤘죠. 10년, 11년 만에 이룬 셈이에요.

Q. 하지영 씨는 1100대 1 공개 오디션을 뚫었어요.

하지영: 얼마 전 드라마(KBS1 ‘조선미인별전’)를 했어요. 큰 반성을 했죠. 제가 생각한 것만큼 안 나오더라고요.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는데, 지원자가 1100명인지는 몰랐어요. 추측해보건대 제 방송 이미지와 오디션의 이미지가 달랐던 게 뽑힌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 제 모습을 보여드렸거든요. 연출님께서 그걸 좋아하셨던 거 같아요. 요즘 베이직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께서 도전하셨다고 봐요.

Q. 안혜경 씨는 지난 2010년 공연에서 일본인 유까 역을 공연했어요. 2018년 공연에서는 유까 대신 주연 윤정현 역을 연기하죠.

안혜경: 또 유까 역인 줄 알았어요. (윤)정현 역은 정말 연기 잘하는 분만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당시 유까 역을 했을 때는 (윤)정수에게 오로지 의지했을 뿐이지 정현의 감정은 제대로 몰랐던 거 같아요. 큰 사람이었죠. 유까에게 정현은. 10년이 지나서 공연해보니 이제야 정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서로 간의 오해 관계, 이해 관계, 감정, 역할의 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책임감이 생겼어요. 예전에 한 번 했던 작품이라 그런지 애착도 많이 가고요.

Q. 김호진 씨도 하지영 씨와 마찬가지로 ‘임대아파트’와 처음 연을 맺게 됐어요.

김호진: 그 동안 공연을 많이 해왔어요. 이번 ‘임대아파트’를 만나 동료 배우들이랑 으쌰으쌰 하면서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갔어요. 처음에는 더블 캐스팅인 줄 몰랐는데 (김)강현 선배님이랑 같은 역할이라는 거예요. 선배님 특유의 재미를 전 낼 수 없는데 걱정이 먼저 들었어요. 매일 같이 연습하면서 걱정이 점점 줄었지만요.  

하지영: 두 명의 매력이 다 달라요. 이 재생(김강현)을 만나면 편안하고 징글징글한 일상이, 저 재생(김호진)을 만나면 로맨틱한 일상이 있죠. ‘베드의 신(Scene)’이 있어요. 강현 오빠랑 베드 신을 붙을 때는 둘이서 싸우고 쳐대지만, 호진 오빠랑 할 때는 아까 말한 대로 로맨틱함이 있거든요. 확연히 달라요.


Q. 같은 정현의 역할이라도 배우들만의 매력이 들어가 달랐을 것 같아요.

김강현: 그렇죠. (하)지영이는 생방송을 많이 해봐서 그런지 즉흥적이에요. 스승님(김한길 연출가)께 내가 보이는 장면에서는 더 애를 써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지영이가 그러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저랑 지영이가 비슷해요. (안)혜경이는 2010년 ‘임대아파트’로 만났는데, 그땐 진짜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어요. 객석에 이효리도 있고 신기할 따름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만난 혜경이는 배우였어요. 눈을 보는데 많이 성장했더라고요. 8년 전 혜경이가 아니었어요.

Q. 안혜경 씨와 하지영 씨가 본 두 재생은 어때요?

안혜경: 저는 너무 달라서 좋아요. 더블이나 트리플이라도 기본적으로 비슷함은 있거든요. 우리는 성향 자체가 두 분이 완전 달라요. (김)강현 오빠는 오래 전부터 봤던 사람이에요. 오빠 성격을 아니까 이 오빠는 편하고 친근한 느낌? 그런데 (김)호진 씨는 새로 오신 분이잖아요. 약간의 설렘과 떨림이 있었죠.

하지영: 두 재생이 평상시 생활이 정말 많이 달라요. 그래서 진짜 완전 극과 극이에요. N극과 S극이라고 할까요? 연기 연습할 때도 패턴이 달라요. (김)호진 오빠는 레귤러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가 한 톤이에요. 운동처럼 성실해요. 회사로 치면 SM(엔터테인먼트) 같은 느낌? (김)강현이 오빠는 YG(엔터테인먼트) 같은 느낌이에요. 연기를 늘 소울로 가지고 있어요. 바깥에서 만나도 연기 톤이에요. 놀면서 하고 있어요. 집에 갈 때도 하고 있고. 그리고 무대에 스르륵 올라가요.

김호진: (김)강현이 형이 제일 부러워요.

김강현: 성실하고 계획적인 것도 멋있는 거죠.

하지영: 두 선배의 성향을 보면서 후배로서 많이 배우는 중이에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인터뷰①] ‘임대아파트’ 4인방, “연극계에 따뜻한 봄날이 오길” (기사링크) 
[인터뷰②] 돌아온 ‘임대아파트’ 정전에서 오는 삶의 무게 (기사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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