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②] 스물넷 김나현, 기개의 과실을 눈앞에 둔 ‘브아걸’ 키드

입력 2018-05-31 14:30   수정 2018-05-31 14:44


what if...“다른 길을 선택했었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이 질문. 화려한 스타들이라고 살아오면서 단 한 가지 꿈만 쫓았으랴. 그들의 마음속에 고이 접혀있는 또 다른 모습들을 꺼내보고 싶었다. 단지 말과 글로만 설명되어지는 것이 아닌, 실제 그 모습으로 꾸며진 채로! bnt 기획 인터뷰 ‘What If’는 스타가 꿈꿨던 다른 모습을 실체화 시켜본다. -편집자 주-

[김영재 기자] ‘What If’ 열세 번째 주인공으로 소나무 나현을 만났다.

걸그룹과의 만남에는 에너지가 수반된다. 물론 강요된 활발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눈부시게 빛나는 양(暘)의 에너지는 왜 ‘삼촌 팬’이 아이돌을 응원하는지 그 이유를 즉각 깨닫게 한다. 소나무는 시크릿(Secret)의 뒤를 잇는 TS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걸그룹이다. 자신을 소개하는 단어로 나현은 커피 등에서 찾을 수 있는 강심제 ‘카페인’을 꼽았다. “마시면 기운을 주는 카페인처럼 대중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카페인은 에너지를 주는 도구이자, 주체가 도구에게 종속되도록 하는 중독제다. 혹시 그는 대중이 나현에게 중독될 것을 염두한 것일까? 모를 일이다.

카페인을 좇는 나현은 ‘게임’을 ‘What If’ 주제로 희망했다. 더불어 주제에 과몰입한 나머지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으로 유명한 한 게임 때문에 2시간 밖에 못 잤다며, 신체 리듬을 띄워보고자 못 먹는 커피를 두 잔 마셨다고 했다. 다이어트를 고민한 이는 봤다. 하지만 전장(戰場)을 뛰놀다 온 인터뷰이는 그가 처음이다. 나현은 내숭이 없다. 솔직하다.

소속사 관계자는 나현의 솔직함에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 솔직한 어투는 가끔 화자를 모자라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나현은 내숭이 없을 뿐, 그가 한 일에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20대 ‘똑똑이’다. 솔직함이 가져올 대중의 호불호는 그가 감내 가능한 감정이다.

최근 ‘소나무’는 의진의 걸그룹 유니티(UNI.T) 데뷔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에 내숭 없는 나현은 트위터에서 동생의 1위를 두 팔 벌려 축하했다. 의진에 힘입어 재도약을 앞두고 있는 나현을 만나 소나무 나현 그리고 대학생 김나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페인 때문에 “심장이 벌렁”거린다고 하소연한 나현은 그가 공감하는 바가 있으면 공간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박수 치며 크게 웃었다. ‘카페인’에 취해 촬영 중간 춤추고 싶은 감정을 느꼈다는 그를, 마이크가 꺼진 코인 노래방에서 마주했다. 요란한 소음이 채 1평도 안 되는 노래방의 적막을 깨는 가운데, 나현은 “연습은 끝났다”라고 했다.

▶[What If①]에서 이어집니다.
[What If①] 오락실에서 만난 ‘인간 카페인’ 소나무 나현 (기사링크)
[What If②] 스물넷 김나현, 기개의 과실을 눈앞에 둔 ‘브아걸’ 키드 (기사링크)


-연습생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총 연습생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중2, 중3, 고1, 고2, 고3, 스무살. 총 5년 했어요.”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가 걸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무대라고 들었어요. 콕 집어서 어느 일요일 SBS ‘인기가요’ 무대의 ‘브아걸’을 가리켰어요.

“중학교 2학년이 사실 뭘 알겠어요. 어리잖아요. 그런데 음악 방송에서 ‘브아걸’ 선배님들께서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를 부르시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아, 내가 저 회사에 들어가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그 회사 오디션을 봐서 붙었고요.”

-당연히 ‘브아걸’을 만났겠어요.

“‘브아걸’ 언니들 일본 공연에서 백 댄서도 했어요. 그때 너무 떨어서, 미료 선배님 마이크에 막 머리 부딪히고 그랬어요. 리허설 때 그랬는데, 본 공연에서 또 부딪힌 거예요. 선배님께서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땐 너무 죄송했어요.”

-TS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절에도 백 댄서를 했다고 들었어요.

“이건 좀 자랑이에요. 저희가 시크릿 선배님들 연말 무대 댄서를 하러 갔어요. 그런데 연말 무대니까, 대기실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선배님들 대기실에 들어가기엔 공간이 너무 좁았고요. 그래서 공연장 입구 쪽에 돗자리를 펴고 소나무 일곱 명이 다 같이 앉아 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가수 선배님께서 오셔서 예쁘다고 칭찬해 주시고 가시는 거예요.”

-누가 칭찬했나요?

“말하면 안 되죠. (웃음)”


-‘넘나 좋은 것’ ‘나 너 좋아해?’ ‘금요일밤’ ‘I (knew it)’ 등 히트곡이 많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곡은 무엇일까요?

“음, 제가 생각했을 때 대중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넘나 좋은 것’이 제일 재밌었어요. 의상도 매일 컬러풀 했고, 액세서리도 예쁜 게 많았고요.”

-‘말랑말랑 도우랑’에 출연한 수민, ‘아이돌 드라마 공작소’에 출연한 디애나, ‘크리미널 마인드’ ‘더 미라클’에 출연한 뉴썬, ‘걸스피릿’에 출연한 민재 등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활발해요. 나현 본인 역시 ‘더 미라클’에 뉴썬과 함께 출연했고, 특히 여자 주인공으로 활약했어요. 개인 활동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물론 개인 활동의 기회가 오면 열심히 할 거예요. 이 한 몸 다 바쳐서 할 거예요. (웃음) 다만 아직 기회가 안 온 듯해요.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을 거예요.”

-새해 소망으로 연말 가요 결산 프로그램 출연을 꼽았어요.

“네, 맞아요. 저희 소나무가 2018년 연말 무대가 꿈이라고 말했고, 저도 그렇게 말했어요. 무엇보다 노래가 좋아야 될 거 같아요. 안무도, 저희 실력도, 외모 같은 외적인 면도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 돼야 이뤄질 수 있는 꿈이라고 봐요. 좋은 곡을 알아보는 중이에요.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여유 부리면 안 될 거 같아요. 자만할 위치가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했던 거 그대로 쭉 열심히 하면 될 듯해요. 그러면 언젠간 대중 분들께서 소나무의 빛나는 보석을 알아봐 주실 거라고 굳게 믿어요.”

-소나무의 어떤 점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나요?

“진짜 저희 멤버 일곱 명은요, 보면 똑같은 느낌의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각자 개성이 너무 뚜렷해요. 카페인 때문에 가슴이 뛰는 바람에 말을 잘 못하겠네요. (웃음) 일곱 명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멤버 각자가 가진 매력이 더 많으니까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정말 열심히 노력 중이에요. 컴백까지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돌로 살아가는 데 가장 힘든 건 뭐예요?

“음, 없어요. 천생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뮤직뱅크’ 출근길도 재밌고 신나요. 요새 (걸그룹 러블리즈) 미주 언니가 떴더라고요. 너무 강력한 상대예요.”

-개인 나현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중국에서 성공하고 싶어요. 판빙빙 씨 영화를 봤어요. 아마 제목이 ‘양귀비: 왕조의 여인’일 거예요. 한국 사극은 깨끗함을 추구하는데, 중국 사극은 아이 라인도 진하고 속눈썹도 길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화려한 메이크업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중국 사극 한번 찍어보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스물네 살 나현이는 요즘 중국어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개인 레슨으로 매일 단어 30개씩 외우고 있어요.”


-최근 재밌게 본 영화가 궁금해요.

“요즘 영화를 못 보고 있어요. 저 요즘 과제에 미쳐있거든요. 과가 통합되면서 전공 수업에 애니메이션 쪽이 많아졌어요. (*건국대학교 영화학과는 2016년 영상학과와 함께 영화애니메이션학과로 통합됐던 바 있다. 현재는 학과의 정체성을 살려 영상영화학과로 명칭이 바뀌었다.) 연기를 전공하는 제게도 애니메이션 수업이 전공 수업이 된 거죠. 모션 그래픽, 영상 편집, 드로잉 애니메이션 등을 하는데, 혹시 파이널 컷 아세요? 파이널 컷이랑, 저 요새 애프터 이펙트도 하고요. 대박이죠? 그리고 태블릿에 그림 그리는 것도 해요. 지금 한참 기말 고사 기간이라 영화를 잘 못 봤어요.”

-보통 힘든 게 아니겠어요.

“사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수업을 들어도 잘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이제는 생각을 바꿨어요. 생각을 바꾸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에너지가 넘쳐 보여요. 주어진 일만 하는 것도 벅찬 세상이잖아요. 걸그룹 활동, 학교 생활 그리고 애니메이션 수업까지. 에너지 근원이 뭐예요?

“전 혼자 멍하니 있는 게 싫어요. 뭐라도 하면 신나요, 저는. 가만히 있으면 우울하고요. 여기서 말하고 있는 것조차 신나요. 뭐라도 하는 거니까요.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해요. 그래서 학교 교수님들도 절 되게 많이 예뻐해 주세요.”

-멤버들도 덕분에 힘을 얻을 거 같아요.

“제가 거의 마지막에 들어왔거든요? 다들 이상한 앤 줄 알았대요. 독특했대요. 혼자 막 방방 뛰고, 다 같이 프로필 촬영 하면 전 그때 겁도 없어서 혼자 막 머리에 손 올리고 사진 찍었거든요. 요즘은 그런 면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요. 겁이 많아지더라고요.”

-요새 무엇에 행복을 느끼고 있나요?

“학교에서 연기만 했지 영상 편집은 1도 몰랐던 저예요. 그런데 이제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으로 뭔가를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제 자신이 너무 뿌듯한 요즘이에요. 저 잘해요. 진짜 잘해요. 처음 배웠을 때 회사 가서 영상 팀 언니들께 물어보면서 과제하고 그랬어요. 열정이 끓어넘쳤죠. 이젠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안젤라 리 덕워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뉴욕시 공립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시절, 그는 성적이 좋은 학생과 성적이 나쁜 학생의 차이는 지능 지수를 뜻하는 아이큐(IQ)에 기인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후 안젤라는 실험에 돌입한다. 그리고 성공을 예측 가능한 사람들로부터 한 가지 공통점, ‘기개(氣槪)’를 발견한다. “기개는 목표를 향해 오래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지요. 기개는 지구력이에요. 기개는 해가 뜨나 해가 지나 꿈과 미래를 물고 늘어지는 거예요. 단지 한 달만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진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겁니다. 기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처럼 인생을 사는 거예요.”

매년 수십의 아이돌이 피고 지는 가요계에서 그가 소나무 나현이 되기까지 지내온 연습생 기간 5년은, 혹자에겐 흔한 5년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모든 누에가 나비가 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며 따져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쇼 비지니스에 몸을 담고 있는 그들 또한 사람이다. 무대 아래에선 대중과 다를 바 없는 그들이 긴 시간 꿈과 미래를 물고 늘어진 것을 보면 그들의 재능은 미모, 절창 등이 아닌 그들의 열정과 끈기 그리고 ‘기개’다. 그리고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나현은 약 8년을 버틴 ‘기개’의 아이돌이다.

나현은 “이젠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애니메이션 영상을 ‘이제는 만들 수 있다’란 뜻의 대답이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마치며 그가 내뱉은 이 마지막 대답은 ‘기개’의 과실이 눈앞에 보이는 지금 “이제야 제대로 할 수 있다”란 말로 기자에게 다가온다. 아이돌을 천생 직업이라고 하는 나현. 연습은 끝났고, 이제야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기개’의 열매를 맘껏 따먹을 수 있는 소나무와 나현을 기대해본다.

기획: 김강유
진행: 김강유, 김치윤, 윤호준
인터뷰: 김영재 기자
촬영: 윤호준 bnt포토그래퍼
스타일링: 유어툴즈 최미선 디렉터, 권가용 디렉터
의상: 트루폭시(블루 탑), 프론트(Front/선글라스), 그 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헤어: 제니하우스 지수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서하 실장
장소: bnt스튜디오, 펀시티 건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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