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기 춘사영화제 조직위원장이 보여줄 균형의 妙

입력 2018-08-28 11:00   수정 2018-08-29 18:48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국제 영화제로 성장할 것”

‘제23회 춘사영화제’서 영화 ‘박열’로 신인여우상을 안은 배우 최희서는 수상 소감으로 다음을 남겼다. “춘사 나운규 선생님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부끄러운 마음으로 어젯밤 일대기를 읽었습니다.” ‘아리랑’으로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알린 고(故) 나운규 선생을 기리기 위해 시작된 ‘춘사영화예술상’이, 5월21일 23번째 행사를 맞았다.

‘춘사영화예술상’은 2018년 ‘춘사영화제’로 이름을 바꿔 새 도약을 준비했다. 김진기 조직위원장은 존재는 ‘춘사영화제’의 도약 중 하나다. 사람에 비유하면 스물셋을 맞이한 ‘춘사영화제’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타스씨앤엠의 대표이사 겸 회장이다. 여러 요직을 역임했지만 그간 영화와는 먼발치서 경력을 쌓아온 것이 사실이다. “‘춘사영화제’ 측에서 참여 제안을 주셨어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에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보통 영화제 조직위원장은 당연직 조직위원장이나 민선 조직위원장이 맡는 것이 보통. 또한, 민선 조직위원장은 영화인이 대개 맡는다. 식품의 빙온 숙성을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진기 조직위원장은 건강한 식문화와 풍족한 영화 문화가 결합이 돼야 진정 아름다운 삶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음식은 그냥 음식이 아니에요. ‘음식 문화’라고 표현을 하죠. 영화도 문화잖아요. 다를 게 없다고 봐요. 같은 개념이라고 봐야 됩니다. 음식이 육체적 건강을 도와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킨다면, 영화는 정신적 건강을 도와 반대편 건강을 올려주죠.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면 안 될 일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부디 많아졌으면 합니다.”


‘제23회 춘사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봄 영화제’를 강조했다. 집행위원장 양윤호 감독은 “아시아에 봄 영화제가 별로 없다. 서울에서 아시아의 봄 마켓을 열고 싶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가을을 맡고 있지 않나. 춘사영화제는 서울에서 봄을 맡겠다”고 말했다.

김진기 조직위원장은 “이번 ‘춘사영화제’는 시상뿐 아니라 영화제 그리고 학술 대회까지 같이 겸했다”며, “아시아권 중심으로 외국 손님도 많이 초대했다. 이런 방향이라면 내년부터는 국제적 규모를 갖춘 좋은 영화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춘사영화제’의 기원은 고 나운규 선생이다. 혹자는 ‘춘사영화제’를 ‘민족영화제’로 부르기도. ‘봄 축제’로의 변신은 본래 의미의 퇴색을 염려케 한다.

“모든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물론 출발 취지를 계속 가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고 영화 문화가 바뀐다면 초점을 넓혀야죠. 오히려 더 폭 넓게 나운규 선생님을 기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태동 때 철학으로 계속 가는 것도 좋죠. 나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한계에 부딪힐 거예요.”


2019년은 1919년 김도산이 이끌던 신극좌가 무대와 스크린을 연결한 ‘의리적구투(義理的仇鬪)’를 단성사에서 공개한 지 딱 100년째 되는 해다. 즉 한국 영화가 100주년을 맞는 해다. 시기상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첫 영화제가 될 ‘춘사영화제’다.

김진기 조직위원장은 타 영화제에 비해 대중의 관심이 덜한 것을 인정한 뒤, “관객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춘사’를 기리는 영화제였어요. ‘아리랑’을 만든 ‘춘사’께서 가지고 계셨던 꿈이 있었을 겁니다. 굉장히 다양한 꿈을 갖고 계셨겠죠. 그분이 펼치고 싶었던 꿈을 ‘춘사영화제’를 통해서 하나씩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제23회 춘사영화제’ 수상작 중 어떤 작을 추천해주고 싶냐고 물으니 영화 ‘남한산성’이 언급됐다. 주화파 최명길과 척화파 김상헌의 대립은 현대인에게 ‘절대적 진리는 없다’는 깨달음을 안겼다. “좋은 영화요? 노래랑 비슷한 거 같아요. 가요계에 히트곡과 좋은 음악이 있듯 영화계엔 흥행작과 명작이 있죠. 요즘 추세가 ‘몇 명이 봤냐’로 좋은 영화 여부를 가르잖아요. 작품성과 흥행성 사이서 균형을 이루는 작품이 좋은 영화 아닐까요.”

영화제 역시 두 부류로 나누는 것이 가능할 테다. 대중이 기대하는 영화제 그리고 공정성이 빛나는 영화제. ‘춘사영화제’가 보여줄 균형의 묘(妙)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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