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하만이 음향기업? "이제는 자율주행"

입력 2019-01-14 08:05   수정 2019-02-16 14:47


 -하만 오토모티브, CES 2019서 자율주행 기술 전방위 공개
 -음향 기업 강점 살린 사운드 솔루션으로 차별화 꾀해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3,900억 원에 인수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커넥티드카용 전장부문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2년이 흘렀고, 하만은 자율주행기업으로 빠르게 변신중이다. 

 자동차 마니아에게 '하만'은 카오디오로 익숙한 회사다.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고급 음향 브랜드가 대부분 하만 소속이다. 그러나 하만의 자율주행 솔루션은 결코 만만치 않다. 'CES 2019'에서 공개한 하만의 자율주행 솔루션은 디지털 콕핏의 업데이트 버전을 중심으로 음향기업을 넘어 각종 센서와 카메라, 5G와 클라우드 등 전장기술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하드락호텔에 마련한 하만 부스에서 가장 먼저 접한 기술은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다. 올해 CES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공개한 디지털 콕핏 솔루션이다. 양산단계 직전의 완성도로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확장성을 고려했다. 디지털 콕핏은 전방카메라부터 라이다(LiDAR)까지 하만의 센서 기술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의 보편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이다.
 

 보급형 디지털 콕핏은 자동차 디스플레이 레이아웃을 단순화해 직관적으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ADAS 기능 정보, 단계별 탐색, 멀티 미디어 재생 정보, 기능 메뉴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사용자 스마트폰과의 통합성도 강화했다. 구글, 알렉사, 삼성의 빅스비 등 여러 가상 비서 플랫폼과 원활히 연결하며, 어떤 클라우드든 상관없이 하만의 운전자관련 정보를 추가할 수 있다.  

 프리미엄 디지털 콕핏 및 안드로이드 컴퓨트 플랫폼은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안전 기능을 완벽하게 통합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언제나 최적의 색상을 표현하기 위해 선명하고 생생한 QLED 및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했다. 하만의 뉴로센스 기술은 운전자 안면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이용자 인증은 물론 표정 변화에 따른 생체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여기에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E-미러 서라운드 뷰와 상황인식 내비게이션을 위한 증강현실(AR), 개인별 맞춤식 사용자 경험을 위한 클라우드 저장 프로파일 설정 기능을 채택했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스마트홈의 연장선에서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완전히 구현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회사 전략이다.


 현장에서 만난 하만 관계자는 "최근 차 내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서로 단절돼 작동하거나 너무 많은 정보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단점이 있다"며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보의 과부하를 느끼는 점은 미래 자동차분야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하만은 커넥티드카 솔루션 '이그나이트'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CES에 공개한 '이그니이트 3.0'의 핵심은 다양한 AI 음성비서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이다. 이는 '지능형 추론 에이전트(IRA)'라는 기술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IRA는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삼성전자 빅스비 등 다양한 AI 음성비서와 연결된다. 이용자는 하만 이그나이트를 통해 종류에 상관없이 개인 비서 서비스를 수행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전시장 한 켠엔 자율주행센서 시스템도 자리했다.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카메라, 뉴로센스 운전자 모니터링 솔루션, 라이다(LiDar) 등을 증강현실 플랫폼을 통해 소개했다. 하만이 주목한 건 자율주행차에서 운전을 누가 제어하는 지 주행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돼야 한다는 점이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사람이 직접 운전할 수도, 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도 있다.


 첨단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 '뉴로센스'는 '운전제어권 이양'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지원한다. 운전자 시선, 머리 위치 및 동공 지름과 같은 가장 중요한 1차 생체인식 기능을 모니터링센서로 감지, 운전제어권을 차와 사람 중 누가 가질 지 판단하고 제안하는 기술이다. 이는 낮은 수준의 자율주행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생체정보에 따라 차가 여러가지를 제안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어서다.

 음향기업의 노하우 역시 미래 자동차생활 곳곳에 녹아들었다. 역위상 음파로 주변 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하만이 가장 풍부한 노하우를 갖춘 영역이다. 오픈 네트워크 개발 플랫폼으로 하만의 특허 기술인 '오디오웍스'를 적용한 미래차는 내부 소음을 제거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형 SUV에선 운전석에 마이크를 장착, 뒷좌석과의 대화를 원활히 하도록 돕는다. 단순히 목소리를 멀리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지정좌석에 목소리를 전달할 수도 있다. 2열 탑승객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며 3열 왼쪽 자리에 앉은 아이에게 주의를 줄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각 좌석별로 전화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헤드셋을 끼지 않아도 혼선없는 개인맞춤 음향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음성명령 기능 역시 운전자 또는 한 개인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각자 취향에 맞춰 이용할 수도 있다.


 공유경제에 대응하는 음향기술 역시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드 기술과 스마트폰을 연계한 '퍼소니아' 기술은 내 차는 물론 다른 사람의 차나 자율주행셔틀 등 어떤 이동수단을 타도 사전에 본인 취향대로 조정한 음향 설정에 따라 차 내 스피커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라이드 헤일링시대에 여러 이동수단을 이용하더라도 개인의 음악 취향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제안의 경우 현재까지 하만이 유일한 셈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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