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이란 "미국과 핵 재협상 없다…정권 교체 기다리는 것도 아냐"

입력 2019-07-18 14:44   수정 2019-10-16 00:01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 핵 개발 관련 재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똑같은 말을 두 번 사진 않는 법”이라며 미국과의 핵협정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핵협정에서 일방 탈퇴한 것은 제발에 총을 쏜 것”이라며 “이란핵협정은 다자간협정이고, 한 국가의 결정이나 노력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밀려나면 판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자리프 장관은 “제정신인 국가라면 외교 정책을 세울 때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기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확률에 대해선 “50% 이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핵협정 유럽당사국(영국 프랑스 독일)의 경제적 지원 조치도 촉구했다. 그는 “유럽도 이란핵협정이 유럽 안보에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안보는 그냥 바라고 있으면 이뤄지는게 아니라 실질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미국이 협정을 일방파기하고 탈퇴한 뒤 이란에 경제 지원책을 약속했고, 이는 미국의 입장을 알면서도 지원책을 펼치겠다는 의무를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최근 핵협정 준수 범위를 축소한 것은 이란핵협정을 깬 것이 아니라 협정을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핵협정에 참여한 어느 국가도 서로를 믿지 않았고, 그래서 각국의 협정 준수 상태에 맞춰 상대국도 준수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마련했다”며 “이란은 이에 따라 유럽 등이 실효성 있는 경제 지원책을 펼치면 핵협정 준수 범위를 다시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해선 “핵무기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고 싶었으면 이미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만약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근시일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자리프 장관은 “조속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자리프 장관은 전날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 자리에 있었던 이들이라면 누구든 ‘이보다 더 나은 협상안을 도출할 수 없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다. NBC, BBC, 블룸버그통신 등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최근 이란의 핵협정 준수범위 축소가 이란핵협정에 입각한 것이라는 주장 등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BBC와의 인터뷰에선 “세계 각국이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를 따를 필요가 없다”며 “(핵협정 당사국인) 유럽, 중국, 러시아 등이 이란산 원유를 사는 식으로 경제 지원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자리프 장관의 잦은 인터뷰가 사실상 이란이 미국과 유럽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 헨리 롬 유라시아그룹 이란·이스라엘 부문 연구원은 “자리프 외무장관이 각국에 미국 경제 제재에 대항하고 이란산 원유를 사라고 촉구한 것은 이란이 어떤 처지인지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리프 장관은 계속 경제 제재를 풀 경우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확고히 해왔다”며 “이란이 ‘당장 대화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반기겠지만, 이란은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불확실한)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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