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로컬 맛집' 골목마다 '감성 벽화'…먹거리·볼거리 천국 페낭

입력 2019-08-25 14:40   수정 2019-08-25 14:41

길거리음식과 벽화 무역항으로 시대를 풍미한 페낭은 말레이시아 여러 도시 중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미식 수도’라는 별명답게 맛있는 음식도 넘친다. 좁은 골목에는 감성을 건드리는 벽화가 줄지어 있고, 길거리 노점에서는 알싸한 맛의 아삼락사(asam laksa)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이 넘치는 페낭으로 떠나보자.

길거리 음식 일번지, 페낭

페낭은 미식 도시로도 유명하다. 1일 5식은 기본이다. 더우면 입맛 떨어진다는 말은 페낭에서 통하지 않는다. 아침은 가볍게 시작한다. 통통한 식빵에 카야 잼을 바른 후 빵 위에 수란을 톡 떨어뜨린다. 카야 잼은 코코넛 밀크와 설탕, 판단 잎으로 만든 잼으로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빵과 함께 곁들이는 음료는 테타릭(teh tarik)이다. 뜨거운 홍차와 연유를 섞은 말레이시아 국민 음료로, 테타릭을 빼놓은 페낭 여행은 상상하기 힘들다.


페낭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길거리 노점을 찾으면 된다. 미국의 타임지가 아시아 베스트 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도시로 페낭을 꼽기도 했다. 길거리 노점을 호커(hawker)라고 부르는데, 페낭에는 곳곳에 호커 센터가 포진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은 거니드라이브(gurney drive)로 밤늦은 시간까지 바쿠테(bak kuk teh), 구운 오징어, 나시르막(nasi lemak) 등 특별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인기 메뉴는 볶음 국수 차퀘티아우(char kway teow)와 중국풍 비빔국수인 완탄미(wantan mee)다. 차퀘티아우는 쫄깃한 면에 계란과 숙주, 조개를 넣고 볶은 음식으로, 대표적인 호커 음식이다. 완탄미는 맑은 광둥식 국물에 완탄과 차슈를 넣는데, 감칠맛 나는 소스에 맛의 비밀이 숨어 있다. 국물 있는 음식의 대표 주자는 아삼락사다. 아삼은 타마린 페이스트로 톡 쏘는 맛이 난다. 김치찌개 맛을 떠오르게 하는 아삼락사는 시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주전부리가 필요하다면 파셈부르에 도전해 보자. 각종 튀김에 채 썬 오이와 매콤하고 달콤한 소스를 뿌려 먹는 음식으로, 페낭 현지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줄 팥빙수 첸돌(chen dol) 한 그릇도 필수다.

낡은 벽에 숨을 불어넣은 벽화 산책

길거리 음식과 함께 페낭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가 벽화다. 낡은 벽과 어우러진 소박한 벽화가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가장 인기 있는 벽화는 ‘자전거 탄 아이들(kids on bicycle)’로, 남매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그림이다. 흐뭇한 누나 얼굴과 신나 죽겠다는 동생 표정이 보는 이에게 미소를 안겨준다. 페낭에 사는 리투아니아 출신 화가 자카레비치의 작품으로, 벽화 옆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긴 줄을 선다. ‘자전거 탄 아이들’을 중심으로 근처에 아기자기한 수십여 개 벽화가 골목을 반짝반짝 빛낸다. 숨은그림찾기 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찾다보면, 어느덧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도 든다.

감성 넘치는 빈티지 벽화 외에도 단단한 철제로 만든 벽화가 눈에 띈다. 골목이 품은 역사와 문화를 표현한 작품으로 위트가 넘친다. 골목을 돌 때마다 어떤 그림이 나타날지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만약 페낭을 여행하는 날이 일요일이라면 옛 버스 정류장 건물(Hin Bus Depot)에서 열리는 팝업 마켓을 놓치면 안 된다. 현지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들고 나와 파는 벼룩시장이 펼쳐진다. 아담한 잔디밭 위에서 펼쳐지는 요가 클래스에 참여할 수도 있고, 잔잔한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쓰러져 가는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는 벽화도 인상적이다.

페낭힐에서 즐기는 파노라믹 뷰

페낭 여행의 화룡점정은 페낭힐이다. 페낭힐은 페낭 중심에 있는 언덕으로,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해질 무렵에 가면 분홍빛으로 물드는 낭만 가득한 페낭을 볼 수 있다. 높이는 해발 약 830m.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산악열차인 푸니쿨라를 타고 해발 712m까지 오른다. 흔들흔들 천천히 움직이는 케이블카와 달리 놀라운 속도로 이동해 마치 놀이기구를 탄 기분도 든다.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바다 건너 있는 말레이시아 본토 버터워스와 64층 높이의 건물 콤타르, 현대건설이 만들어 1985년에 개통한 페낭브리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슴 탁 트이는 풍경에 눈길을 던지고 에너지 넘친 페낭 일정을 돌아본다. 콧등 위를 스치는 바람과 함께 빛나는 여행의 순간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페낭=글·사진 채지형 여행작가 travelguru@naver.com

여행정보

인천공항에서 말레이시아 페낭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대한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 에어아시아가 인천~쿠알라룸푸르 직항 편을 운항한다. 약 6시간50분 걸린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국내선으로 약 50분 걸린다. 시차는 한국보다 한 시간 느리다. 화폐단위는 링깃(RM)을 사용한다. 1RM=290.08원(2019년 8월 기준).

조지타운의 주요 명소를 순환하는 무료 셔틀 버스가 있다. CAT 버스로, 외관은 시내버스와 같지만 정류장이 다르다. 시내를 돌아본다면 꽃마차처럼 생긴 삼륜자전거 트라이쇼를 타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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