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로 對北 억지력 감소…동맹틀 흔들려…美 적극 중재 나서야"

입력 2019-08-25 18:18   수정 2019-08-26 06:28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한·미·일의 대북 억지력을 감소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이번 결정이 한·미·일 동맹을 흔들고, 북한 중국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2~24일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와 대학에서 활동하는 7명의 아시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긴급 이메일 인터뷰에서다.

미 국방부 전략자문관을 지낸 패트릭 버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미국동맹국장은 “이번 결정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 체계를 구성하는 바큇살(한·일) 사이에 네트워크를 조성하려는 미국의 수년간 노력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 지소미아 유지를 계속 요구해온 미국은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에 대한 모욕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오미연 애틀랜틱카운슬 아시아안보프로그램 국장은 “미국 전문가 사이에선 (한국에서) 왜 민족주의가 한국의 국가안보보다 우선인지, 한국은 북한보다 일본이 더 한국의 안보에 위협이라고 보는 건지 논란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일) 정보 공유의 제도적 틀을 약화시켰다”며 “한·미·일 균열은 장기적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에 유리할 뿐”이라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매우 무분별하며 한국의 전략 목적과도 배치된다”고 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한·일 대립을 안보 영역으로 확대함으로써 양국 간 갈등을 고조시켰다”며 “이번 결정은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고 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 폐기는 위험한 시기에 실망스러운 정치적 결정”이라며 “북한, 중국, 러시아에 미국 주도의 동맹틀이 깨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석좌는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의 (대북) 억지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지금, 한·미·일이 (동맹의) 힘과 예측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한·미·일 3국의 지역안보 협력을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브래진스키 조지워싱턴대 역사·국제관계학 교수는 “한국이 자국 경제를 해치려는 이웃(일본)과 잘 지내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갈등이 중국에 도움이 될 것이란 우려엔 동의하지만 한국을 비난해서 안 된다”며 “일본이 먼저 레드라인을 넘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완벽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일 갈등이 깊어지는 걸 막기 위해 양국의 자제와 미국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버컨 국장은 “과거사를 놓고 (끝장을 보자는 식의) 엔드게임은 모두에게 이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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