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무역분쟁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보다 일본의 한국 수출상품 규제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26일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무역분쟁이 일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한국에 비해선 작은 정도일 것”이라며 “두 국가간 갈등이 지속될수록 한국 제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인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리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도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에선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양국 무역관계에 긴장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무역뿐만 아니라 안보를 둘러싼 갈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마드하비 보킬 무디스 부사장은 “수출여건 약화에 취약한 것을 고려하면 일본과의 무역분쟁은 한국의 단기 경제성장 전망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역시 한국의 불매운동과 관광 반대 움직임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이 중간재 무역에 차질을 빚는 것보다는 큰 위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무역분쟁에 따른 타격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 23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0%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2.1%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3월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지 5개월 만이다.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1.0%)를 비롯해 ING그룹(1.4%), 모건스탠리(1.8%), 골드만삭스(1.9%)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연이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하향조정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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