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배후로 이란 콕집은 미국…양국 核협상 가능성 희박해져

입력 2019-09-15 17:13   수정 2019-09-16 01:07

예멘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으로 중동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사태는 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사우디의 자위권에 지지를 표했다”며 “미국은 중대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안전보장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윗을 통해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에 공개적으로, 명백하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은 에너지 시장에 대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장하고 이란이 공격에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파트너·동맹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무함마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외교에 관여하는 척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100여 차례 공격의 배후에 있었다”고 비난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서도 “예멘에서 비롯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예멘은 정부군과 반군(후티반군)이 4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는데 정부군은 사우디가, 반군은 이란이 지원해왔다. 이란이 후티반군을 지원하는 것은 같은 시아파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친정부 세력 내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지원을 받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과의 내분이 생겼다. 예멘 내전이 중동 열강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예멘 반군은 그간 사우디 석유시설, 군 기지, 공항 등을 겨냥해 ‘경고성’ 공격을 거듭해왔다. 미국이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배경이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그런 헛되고 맹목적인 비난과 발언은 이해할 수 없고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아미랄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공군 사령관은 “이란 주변 최대 2000㎞ 안에 있는 모든 미군 기지는 우리 미사일 사정거리에 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이번 사태에 관여했든 아니든 이번 사태로 미국과 이란의 대화는 힘들어졌다. 프랑스의 중재로 미·이란 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리고, 이란에 적대적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되면서 대화 무드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도 이번 공격으로 물거품이 됐다.

진행 중인 유럽과 이란의 ‘핵합의 구제 협상’도 악재를 맞게 됐다. 이란이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핵합의를 모두 지키는 조건으로 유럽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이 협상이 실현되려면 미국의 용인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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