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만이 글로벌 위기서 살 길"…기업들 상생 경영 보폭 넓힌다

입력 2019-09-16 16:44   수정 2019-09-16 16:45


기업들이 상생 경영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경기를 흔드는 변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생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생 전략도 협력사 경영 자금 지원부터 경영 노하우 전수, 기술 이전, 복지 지원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자금 지원 나선 기업들

현대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하면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선언문’을 채택했다. 자동차 부품 및 소재산업 육성을 통해 국산화에 매진하고 협력사와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한·일 경제갈등과 세계적 보호무역 확산 등에 따른 위기에 노사가 공감한 결과다. 회사는 이 선언문에 따라 925억원 규모의 대출 자금을 협력사 운영과 연구개발에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반도체 협력사 271곳에 323억원 규모의 2019년 상반기 ‘생산성 격려금’과 ‘안전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인센티브는 협력사 임직원 1만9000여 명에게 지급됐다.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가 2010년 제도를 시행한 이래 협력사에 지급한 인센티브는 3059억원이다. 생산·품질 관련 협력사를 시작으로 환경안전·인프라, 설비 유지보수, 정보기술(IT) 협력사 등 지급 대상 업체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는 인센티브 지급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차 우수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연구개발 지원 활발

기업들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하우 전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은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플라스틱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제품 설계 및 개발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 해결 방법 등 다양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또 경영, 제조, 수출 등의 분야에서 협력사마다 필요한 생산성 향상 과제를 찾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보유하고 있는 2만7000여 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했다. 또 자체 기술 설명회 등에 나서 반도체, 모바일, 가전 분야 특허 1만2000여 건에 대한 이전 상담을 추가로 하고 있다. 협력사의 스마트공장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사업 건설 현장에 국내 중소 플랜트 전문 협력사들과 함께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배터리, 소재 설비 건설은 성장 기간이 짧고 설계 경험이 있는 업체가 적어 주로 대형 건설회사가 설계·시공 등을 맡았다. 사실상 중소업체들은 참여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배터리, 소재산업을 키우려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 협력사를 육성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같은 상생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은 2011년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연구원 등 국내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지원단이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연구개발(R&D) 활동에 참여한다. 소규모 부품사에는 독자적으로 하기 어려운 각종 시험 및 평가도 도와준다.

복지 지원 및 직접 고용도

협력사의 복지를 지원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자체 ‘공유 인프라’ 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금 전액을 지난 6월 협력사 임직원의 자녀들을 위한 학자금으로 전달했다. 학자금은 반도체 아카데미 교육프로그램, 분석측정 장비 등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인프라를 협력사가 저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을 통해 마련됐다. 학자금 지원 대상은 협력사 임직원 자녀 가운데 이공계 대학원생 및 대학생과 고등학생이다.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LG전자는 올 5월 전국 130여 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약 3900명을 직접 고용했다. 정년을 넘기거나 입사 지원을 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인원을 채용했다. 전체 서비스 엔지니어 가운데 98%가 LG전자에 입사했다.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던 협력사 대표 70여 명도 팀장급 직책으로 근무 중이다. 고용된 직원들은 LG전자의 글로벌 고객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CS경영센터에 배치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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