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도 가세…더 뜨거워진 패션 PB 경쟁

입력 2019-09-16 17:27   수정 2019-09-17 02:12

T커머스 기업 SK스토아는 홈쇼핑업계 후발주자다. CJ오쇼핑, GS샵 등과 같은 TV 홈쇼핑의 후광을 기대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SK스토아 경영진은 채널 인지도를 크게 높일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 끝에 백화점 등이 성공시킨 ‘패션 자체상표(PB)’를 만들기로 했다. 핵심고객은 TV 리모컨을 통한 소비 빈도가 높은 ‘40~60대 여성’으로 잡았다. 1년간 전담팀(TF)을 꾸려 준비한 끝에 패션 브랜드 ‘헬렌카렌’을 내놨다. 패션 PB 경쟁에 T커머스 업체까지 가세했다. 유통업체들의 패션 PB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자존심 된 패션 PB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최근 의류 PB ‘엘리든 컬렉션’을 출시했다. 엘리든은 롯데백화점 고가의 편집매장이다. 운영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상품 기획과 디자인 등 모든 것을 롯데가 직접 한다. 첫 제품으로 코트, 패딩, 카디건 등 총 8개 품목을 앞세웠다. 내년부터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품도 내놓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이 엘리든에 힘을 실은 것은 신세계백화점의 ‘델라라나’를 의식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델라라나는 신세계가 백화점업계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패션 PB다. 2016년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로 출발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백화점 PB로 패션 추락 막을까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패션 PB 강화에 나서는 것은 유통업체들의 공통 목표다.

백화점은 이외에도 더 절박한 이유가 있다. 원래 ‘백화점은 의류업’이란 말이 있었다. 매출에서 의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의류 판매 네트워크가 다양해지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자 백화점에서 의류사업 위상은 추락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백화점들은 PB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PB는 백화점에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 브랜드 제품 한 벌을 팔면 보통 판매가의 30%가 백화점의 몫”이라며 “백화점 등 유통사들이 직접 제조하면 기성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갑자기 세일을 하는 등 브랜드 운영도 유연하게 할 수 있다. PB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쌓이는 제조업 노하우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홈쇼핑은 1위 브랜드가 패션 PB 다수

홈쇼핑쪽은 더 치열한 패션 PB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홈쇼핑에서 의류 판매량이 매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CJ ENM 오쇼핑부문이다. 2001년 언더웨어 ‘피델리아’를 시작으로 꾸준히 패션 PB를 내놓고 있다. 2015년 선보인 ‘VW베라왕’을 비롯해 ‘셀렙샵 에디션’ ‘장 미쉘 바스키아’ 등 다양한 패션 PB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엣지(A+G)’의 가을·겨울 시즌 상품 수를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늘리고, 잡화 라인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은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패션 PB ‘LBL’의 가을 신상품을 선보이며 남성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캐시미어 등 최상급의 소재를 적용했다.

현대홈쇼핑은 ‘밀라노스토리’와 작년 판매 1위 브랜드가 된 JBY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패션 매출에서 34% 수준이었던 PB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 시장에서 경쟁하는 SK스토아도 패션 PB시장을 방치할 수 없었다. 16일 출시한 헬렌카렌은 10만~20만원대 가격의 캐주얼 의류가 주력 상품이다. 20만원이 넘는 백화점 제품과 10만원대 이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만들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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