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의밤' 측 "설리 연락 안 돼 빼고 녹화" … 사망 후 프로그램 폐지 요청 쇄도

입력 2019-10-15 07:43   수정 2019-10-15 22:33



JTBC2 예능 '악플의밤' 측이 14일 설리 없이 녹화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녹화 직전까지 설리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결국 그 없이 녹화했다"고 밝혔다. '악플의밤' 녹화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설리는 사망하기 전까지 '악플의밤' MC로 활약하며 자신을 둘러싼 악성댓글을 읽고 그에 대해 담담하게 대응해왔다.

하지만 설리가 갑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악플의밤' 진행하면서 많이 위로됐을 줄 알았는데 많이 힘들었나보다", "JTBC 악플의밤 폐지하라.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프로그램 폐지하라. 어린 나이에 자기에 대한 악플을 읽고 얼마나 맘이 힘들었을까. 멘탈이 강해도 그 나이에 감당 못할 일 같다", "본인을 향한 비난을 마주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일일까. 겉으로는 밝아보이지만 그 모습은 우리가 보는 그사람의 전부가 아님을 이제서야 알았다. 더이상은 아무도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악플의밤 방송 그만해라. 안 들어도 될꺼 듣다가 더 우울해진 걸 수도 있다", "악플의밤 너무 자극적인 방송이다. 일반인들은 뒤에서 하는 소리 하나만 들어도 우울하고 힘들어지는데 악플을 읽고 웃고.. 연예인은 사람 아닌가? 너무 힘들거 같다. 전혀 치유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설리는 '악플의 밤' 첫 방송에서 "악플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면 인사도 하기 전에 '나 그거 아니야', '그거 거짓말이야'하고 해명을 하게 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설리가 사망 전 마지막으로 올린 라이브 영상에서도 그가 느낀 내적 감정은 고스란히 노출된다. 편안한 차림으로 미소 가득한 영상을 올리던 설리는 계속 이어지는 성희롱 악플에 눈물을 글썽이다 방송을 중단한다.

라이브 방송 중에도 설리의 눈은 댓글에 고정돼 있다.



설리를 둘러싼 대표적인 논란은 '노브라'(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는 행위)였다. 설리는 '악플의 밤'에 출연해 "브래지어는 액세서리일 뿐"이라고 소신을 밝히고 프로그램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했지만 마지막까지 악성댓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설리는 지난해 방송에서도 "사람들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이상해 보이냐"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21분께 설리 자택인 경기도 성남의 한 전원주택에서 설리가 숨져 있는 것을 그의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설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설리는 한두 달 전부터 불안 증세가 심해져 '악플의 밤'에서도 하차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악플의 밤’ 제작진은 설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악플의 밤’을 방송중인 JTBC 관계자는 “사망 소식을 접하고 사실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설리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설리의 마지막 가는 길에 애도를 표한다. 가족들이 조용하게 장례식을 치르길 바라고 있다"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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