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대우조선 사장, 현대重과 기업결합 당위성 첫 표명

입력 2019-10-17 17:02   수정 2019-10-18 01:30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지주회사)과의 기업결합은 대우조선해양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이 17일 사내 소식지 ‘해오름터’와의 긴급 인터뷰를 통해 “기업결합이 완료되면 1조5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당위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은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대주주(산업은행)가 바뀌면서 자율경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며 “(중복 투자 방지와 출혈 경쟁이 사라지는 등)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들과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공정거래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184%인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양사의 중복 연구개발(R&D) 투자가 사라지고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재료비 절감 효과 등도 기대된다. 한국 조선업의 발목을 잡아온 ‘제 살 깎기’ 경쟁도 사라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과당경쟁하면서 신조선가(배값)가 떨어진 측면이 적지 않은 만큼 저가 수주 관행이 사라져 조선업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이 사장은 기업결합 이후 구조조정이나 기자재업체 등 협력사 일감 부족 우려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한국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기본 정신은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 보장과 고용 안정”이라며 “협력업체 거래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3월 8일 ‘대우조선 지분 인수 계약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고용과 협력사 일감을 보장하겠다”는 공동발표문을 내놨다.

이 사장은 올해 수주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실적은 51억40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목표치(83억7000만달러)의 61%에 그친다. 그는 “미·중 무역 분쟁과 저유가 여파로 당장 신규 발주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노조의 기업결합 반대 파업 탓에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실패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사장은 “선주 측이 ‘노조가 기업결합 이슈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정상적인 인도가 가능하겠느냐’며 우려를 나타내 수주를 못했다”고 했다. 그는 “기업결합의 현실적인 이해와 미래 생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임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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