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물꼬 튼 노신영 전 국무총리 별세

입력 2019-10-22 17:16   수정 2019-10-23 03:18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은 22일 “노 전 총리가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그는 193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다. 19세 때 홀로 월남해 주경야독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그해 6·25전쟁이 발발해 군에 입대, 통역장교로 일했다. 당시 현역 군인 신분으로 고등고시 행정과 3부(외교)에 합격해 1955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대 5공 정권 때 외무부 장관(1980~1982년), 국가안전기획부장(1982~1985년), 국무총리(1985~1987년)를 지냈다.

고시 출신 외교관으로 첫 외무장관이 됐다. 정통성 시비에 휩싸였던 전두환 정권과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기부장 재직 시절엔 중국과 첫 공식 대화 물꼬를 튼 ‘중국 여객기 불시착 사건’(1983년), 옛 소련의 ‘대한항공 007편 격추사건’(1983년), 미얀마에서 북한이 일으킨 ‘아웅산 테러사건’(1983년) 등이 일어났다. 안기부장 시절인 198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석방을 건의하고 미국행을 극비리에 주선하기도 했다.

국무총리 재직 때인 1987년 박종철 씨 고문치사 사건이 불거지자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던 민주정의당 고문을 지냈고, 1994~2012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고인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초대 인도대사로 부임할 때 반 전 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갔고, 방글라데시와 수교할 때도 그와 동행했다. 1985년 총리에 취임했을 땐 의전비서관으로 초고속 승진시켜 임명했다.

2009년 세상을 떠난 부인 김정숙 씨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첫째 며느리는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딸 정숙영 가교아트 대표다. 둘째 며느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부인 홍라희 씨의 동생인 홍라영 전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신영 전 국무총리 별세. 능력과 경륜의 공직자셨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5일 오전 11시. 02-2072-2091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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