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효과…금천·영등포 아파트값 '훨훨'

입력 2019-10-28 16:58   수정 2019-10-29 02:59

수도권 서남부 교통망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신안산선(안산~여의도)이 지난달 착공한 뒤 지역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길, 금천 등 서울 권역은 착공 뒤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데 비해 시흥, 안산 등은 집값이 여전히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새 교통망이 들어선다고 해서 노선 주변 집값이 전부 오르는 건 아니다”며 “입주 물량이 적은 지역과 신축 단지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금천, 신길 ‘최고가 행진’

지난달 9일 신안산선 착공 후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진 곳은 금천, 구로, 신길 등 서울 서남권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기준) 금천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9% 올랐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상승폭이다. 금천구가 0.2%대 오른 건 10월 첫째주 이후 1년여 만이다. 신길동이 포함된 영등포구도 같은 기간 0.26% 상승했다. 강남(0.19%), 서초(0.18%)보다 더 올랐다.

신안산선은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여의도까지 44.7㎞를 연결하는 광역철도다. 최고 시속 110㎞로 달려 9호선 급행열차(46.8㎞/h)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개통 후 시흥시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이동 시간은 53분에서 22분으로 단축된다. 소사~원시선, 월곶~판교선 등으로 환승도 된다. 교통망이 열악한 수도권 서남부에 들어서는 노선인 만큼 금천, 구로, 신길 등이 수혜 지역으로 지목됐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신안산선 착공 뒤 실거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두 배가량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독산동 L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 절반 이상은 실거주 목적”이라며 “시청, 광화문, 여의도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신안산선 착공을 직접 얘기하며 매수 의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신축 단지들은 줄줄이 최고가를 찍고 있다.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1차 전용 84㎡는 이달 11일 9억원(16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월 8억2000만원에서 8000만원 올랐다. 영등포구에선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가 8월 21일 12억원(13층)을 처음 돌파했다. 지금은 13억~1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신길동 K공인 관계자는 “신안산선 착공 기대에 올초부터 매수세가 있었지만 지금은 역세권이면 신축 구축 가릴 것 없이 매수 문의가 두 배는 늘었다”고 귀띔했다. 독산동 J공인중개사 대표는 “계룡, 현대 등 독산역 주변 소규모 아파트 매물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에 안산 등은 ‘보합’

같은 신안산선 수혜 지역인 시흥, 안산 등 경기권은 분위기가 잠잠하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주 안산선 주변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떨어졌다. 4주간 0.0%로 보합세를 보인 뒤 하락 전환했다. 시흥도 5주 동안 보합(0.0%)에 머물고 있다.

역세권 주변 신축 단지를 제외하곤 매수 문의가 적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 설명이다. 시흥시 목감동의 한 중개업자는 “신안산선 목감역 예정지 주변에 신축 단지 한두 곳은 착공 이후 매수세가 늘면서 2000만~3000만원가량 호가가 올랐지만 구축 아파트 거래는 드물다”고 말했다. 안산시 중앙동 M공인 대표도 “신안산선 착공 뒤 거래량이 60~70% 늘었지만 대부분 역 주변 신축 아파트뿐”이라고 했다.

공급 과잉도 집값이 오르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2018~2020년 안산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2만1000여 가구에 달한다. 5월에는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장상지구(면적 221만㎡) 조성 계획도 새로 잡혔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여의도, 신길, 금천 등은 교통 호재에 따른 수혜가 반영되는 분위기지만 안산은 입주 물량이 워낙 많은 탓에 집값이 오를 때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착공 뒤 공기 지연이 잦은 점도 변수다. 별내신도시에 예정된 8호선 연장 별내선(암사역~별내역)은 서울 암사유적지 문화재 조사와 개발행위 허가 등의 문제로 1년 늦어졌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2년에서 2023년 9월께로 연기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예산 부족이나 돌발 변수 탓에 지금까지 계획대로 개통한 철도망은 하나도 없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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