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의 지금유럽은] 스페인이 4년 동안 네 번 총선 치르는 까닭은…

입력 2019-11-08 11:31   수정 2019-11-08 11:36


오는 10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둔 스페인의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4년새 네 번째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시위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스페인의 정치적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인은 일요일인 10일 상·하원 합동 선거를 치른다. 하원의원 350명과 상원 266명 중 임명직(58명)을 제외한 208명을 뽑는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스페인은 완전 비례대표제로 의회를 구성한다. 주민들이 정당에 투표한 후 3%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정당들이 의석수를 나눠 갖는 방식이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지난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당인 사회노동당은 현 의석수보다 2석이 줄어든 121석을 얻어 제1당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과반(175석)을 훨씬 밑돈다.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은 현 66석에서 91석으로 의석이 늘어나는 반면 중도 시민당(시우다다노스)은 57석에서 14석으로 의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극우 성향의 복스는 현 24석에서 46석으로 의석이 두 배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라틴어로 ‘목소리’(vox)라는 뜻의 복스는 민족주의와 가톨릭 보수주의를 앞세워 이민정책 반대, 반(反)무슬림, 낙태법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스페인은 2015년 12월부터 이번 조기총선을 포함해 4년간 총선을 네 번 치를 정도로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 12월 총선에서 중도우파인 국민당이 제 1당을 차지했지만 과반에 미치지 못해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스페인 의회법은 내각이 의회 신임을 받기 위한 첫 번째 투표 시도 이후 두 달 이내 내각을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듬해 6월 치러진 총선에서도 국민당은 1당이 됐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10개월간 무정부 상태가 지속됐다. 같은 해 10월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그러나 라호이 전 총리는 2018년 6월 기업인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의회 불신임을 받아 실각했다.

후임 총리직은 제 1야당인 사회노동당의 페드로 산체스 대표가 승계했다. 그러나 소수 의석을 보유한 집권여당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의회 해산을 선언하고 지난 4월 조기총선을 실시했다. 당시 집권여당인 사회노동당은 123석을 얻었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집권여당이 안정적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산체스 총리는 지난 7월23일 첫 번째 내각 신임투표를 추진했으나 의회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이어 의회법에 명시된 두 달 후인 9월23일까지 의회의 내각신임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오는 10일 또 다시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달부터 재점화된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문제가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탈루냐 독립에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극우정당인 복스가 이번 선거에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카탈루냐 지역을 제외한 스페인 다른 지역에서는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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