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다이어트의 1순위, 식단관리보다 '멘탈관리'?

입력 2019-11-13 08:38  

다이어트와 스포츠는 공통점이 있다. 목표를 세워야 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동반해야 하며, 이는 곧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최근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주목받는 요소가 있다. 바로 스포츠 심리학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경기력이나 운동능력을 수행하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 못잖게 다이어트에도 '멘탈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내원하는 다이어터들을 보면 더욱 이같은 생각이 든다. 평소에 관리를 잘 하다가도, 조금 '삐끗'했다고 해서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체중감량에 성공하려면 결국 장기간 여러 요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아무리 지방흡입을 받아도 마음을 잡지 못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몸무게를 줄이고 복부·허벅지·팔뚝의 사이즈를 줄이기 위한 여정은 그 자체로 무척 고되고 험난하다. 좋아하는 음식을 제한해야 하는 것은 물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까지 해야 한다. 스포츠 선수에게 운동이 '주 업무'라면, 다이어트는 일종의 '과외 업무'인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다. 일상 속에서 주 업무와 병행하려다보면 에너지가 쉽게 소진되는 게 사실이다.

특히 대다수의 다이어터는 식단조절에서의 마인드컨트롤을 가장 어려워한다. 이는 두가지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첫 번째는 음식 앞에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음식을 먹은 뒤 살이 찔까봐 강박적으로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대체로 '가짜 배고픔'으로 인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배가 고프다기보다 '뇌가 고픈'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체내에 에너지가 부족하면 뇌는 '배고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식후 3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달고 짜거나, 지방·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이 먹고 싶다면 가짜 식욕일 가능성이 높다.

가짜 식욕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물을 350~500㎖ 마신 뒤 15분 뒤 배가 고프지 않다면 이는 '가짜'다. 이는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도 식욕이 나타나는 것을 이용한 테스트법이다. 목이 마른 상태를 배가 고픈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평소 수분을 자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다만 고도비만자의 경우, 가짜 배고픔 단계를 넘어 '음식중독'에 빠진 상황일 수 있어 보다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음식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다이어터가 있다면,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음식을 먹은 뒤 강박적으로 칼로리를 계산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마른 몸매에 대한 선망이 큰 나머지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심한 경우 섭식장애로 이어지기도 해 이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보라고 한다. 평생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면서도 좋아하는 음식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목표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어떤 상황에서든 좋아하는 음식을 지나칠 정도로 제한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거나, 먹고 토하는 행위를 하거나, 이뇨제·변비약 등에 손을 대고 식욕억제제를 강박적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

다이어트를 잘 하다가 중간에 음식을 조금 먹었다고 해서 포기하는 사람도 이같은 유형에 속한다. 비만클리닉 의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사례 중 하나다. 다이어트 성패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어제 많이 먹었으니 오늘은 바짝 조여야지' 결심하지만, 마음이 유약한 사람은 '나는 안될거야' 하고 포기한다.

엄밀히 말해 하루 조금 많이 먹었다고 해서 바로 살이 찌는 것은 아니다. 물론 체중계 숫자는 올라가겠지만, 지방 자체가 늘어난 것은 아니며 수분과 글리코겐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탓이다. 글리코겐은 음식섭취를 통해 얻는 일종의 에너지원인데, 약간의 식이조절과 운동이 뒷받침되면 금세 원래 체중으로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이를 과신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만클리닉 의사로서 '오늘까지만 먹어야지' '내일부터 다이어트 시작이야'라는 마음이 가장 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루 폭식하면 다음날 조금 노력함으로써 체중을 회복할 수 있지만, 이같은 과정이 이틀, 사흘, 일주일 이상 이어지다보면 지방이 차올라 다시 몸이 두둑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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